지난 60년의 역사는 우리대학이 이룩한 성과나 우리 대학 졸업생들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업적에 비추어 볼 때 스스로 자축하고 축하받을 만하다. 우리대학의 역사는 하늘에서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곳곳에 수많은 선배들의 노고와 땀이 배어있는 역사다. 굴곡과 혼돈이 없지는 않았지만 우리대학은 이 나라의 어떤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 빛나는 역사를 쌓아왔다고 하겠다. 혼란의 해방공간 속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선각자들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우리대학을 세웠다는 역사적 사실 자체가 자랑스러운 일이다. 개교 이래 수많은 졸업생들이 보잘 것 없었던 대한민국을 세계 속의 근대적인 민주국가로 만드는 데 헌신해 왔다는 것 또한 빛나는 역사적 기록이다.
지난 역사에 대한 자부심은 우리대학의 미래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주춧돌이다. 그렇다고 그 자부심만으로 꿈같은 미래가 열리지는 않는다. 대학의 위기를 굳이 거론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우리대학이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일깨워준다. 때문에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는 선배들의 업적을 답습한다고 열려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창조적으로 새롭게 열어가야 한다. 미래의 역사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놓여 있는 환경을 내밀하게 통찰하고 우리대학이 걸어온 길을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세계화나 정보화 흐름에 대응하여 시대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우리 대학이 추구해 온 교육철학과 교육내용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혁신해 나가야 한다.
60년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역사였지만 결코 모자람과 아쉬움이 없었던 역사는 아니었다. 게다가 급속하게 전개되는 사회변화를 감안하면 개교 6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은 과거의 역사를 내세우기보다 새롭게 맞이할 60년을 어떻게 설계하고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때이다. 영남대학교 공동체의 내부적 역량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대학 구성원의 지혜를 모으고 용기를 북돋워 나가자.
개방적이고 대범한 정신세계를 지향한다면 외부의 충고와 조언을 받는 데 주저하지 말자. 역사와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면 무실역행(務實力行)의 모습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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