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넓은터]사스, 언론의 보도행태 신중해야
[진달래 넓은터]사스, 언론의 보도행태 신중해야
  • 편집국
  • 승인 2007.05.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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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리에게 정말 친숙한 이름이 되어버린 질병이 하나 있다.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이 그것이다.
지리적으로 우리나라는 중국과 멀지 않은 거리에 있고, 그와 관련된 유학생 및 관광인파도 많은 터라 작년 말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 질병에 대한 위기감이 적지 않다. 이러한 위기감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그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는 국가 주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스에 관련된 언론보도는 공포감을 덜어주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2003년 4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28일 낮 11시50분 입국한 K모씨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국내 1호 사스 환자라는 명예(?)를 안고 들어온 그에게 어떤 치료가 행해지는지, 어느 병원에 있는지, 하루하루 상태가 어떻게 되는가와 같은 필요한 정보도 존재했지만, K씨의 나이나 신분 등 사적인 내용까지 또한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K씨의 증상이 단순한 세균성 폐렴으로 판명나자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이 K씨에 대한 보도를 줄이고 예방방법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 동안 K씨의 침해된 인권은 과연 누가 보상할 것인가. 국민적 보건 상황에서 알아야 할 일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K씨의 일상에 과연 아무런 변화도 없을까. 단지 K씨와 동승했다는 이유로 콘도에 격리되고, 거기서 마저도 직원들과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아 머물 곳이 없는 여행자들의 하소연을 가볍게 흘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오직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호들갑스럽게 뉴스부터 내고 보자는 식의 보도 태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최근에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예방방법조차도 처음엔 손씻기와 양치질을 강조하더니 갑자기 김치와 마늘로, 그리고 방진마스크로 이어지는, 일관성이 없는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식의 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스가 그들의 말대로 심각한 국민적 위기 상황이라면, 정말로 국민의 건강을 걱정한다면, 확인되지 않은 잡다한 것이 아니라, 검증된 정보와 냉정한 사태 파악을 토대로 한 신중한 보도태도가 필요하다. 더 이상의 ‘언저리 뉴스’식의 보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이고은(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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