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이사람]카톨릭신문사 주간, 한국천주교회 생명윤리연구회 위원 이창영 신부
[집중! 이사람]카톨릭신문사 주간, 한국천주교회 생명윤리연구회 위원 이창영 신부
  • 편집국
  • 승인 2007.05.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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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지 마라"
이번 집중! 이사람에서는 최근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대구가톨릭신문사 이창영 주간 신부의 입장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요즈음 매스컴을 통해 보고 듣게 되는 이야기들 중에 참으로 놀랄 만한 것이 있다.
한 때 윤리적 논란 때문에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중단했던 국내 몇몇 생명과학자들이 더 이상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을 두고 볼 수 없어서 다시 연구를 재개했다는 기사다. 심지어 정부에서는 황우석 교수에게 2005년에 자그마치 2백65억 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종교계가 윤리적 문제를 들고 일어나 난치병, 불치병 치료제 연구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언제 종교계가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무조건 반대했다는 말인가? 마치 종교가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을 외면하고 아집으로 인해 무조건 반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톨릭 교회는 물론 세계 많은 생명 과학자들도 인간배아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실험하거나 조작하거나 폐기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그런데도 일부 생명과학자들과 언론에서는 인간배아가 단지 세포인 양 떠들어 대고 있다. 과연 그럴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인간배아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생명으로서 수정 된 지 수분 내지는 수 시간 안에 원시선(팔, 다리 모양의 구조가 나타나는 시기)이 나타난다.
한마디로 인간배아가 성장하면 오로지 인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양심 있는 많은 생명공학자들은 인간배아를 복제하거나 실험, 조작, 폐기하는 것은 우리와 똑같은 생명을 ‘죽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지금 전 세계 많은 생명공학자들은 인간배아 줄기세포가 아니라 성체 줄기세포(성인의 태반이나 탯줄에서 추출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제대혈’이라고 부른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노력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일부 생명공학자들의 ‘인간배아 줄기세포만이 난치병과 불치병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몇몇 국내 생명과학자들과 언론은 아직도 인간배아 줄기세포만이 유일한 대안이자 희망인 것처럼 부풀려 말하고 있다. 사실 인간배아 줄기세포는 아직 검증된 바도 없으며 임상실험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성체 줄기세포의 임상실험 결과(척추 마비 환자 및 급성림프구성 백혈병등) 는 더 더욱 인간배아 줄기세포만이 난치병과 불치병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인간배아만이 난치병, 불치병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생명과학자들과 언론은 마치도 인간배아가 생명이든 아니든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방법과 수단이야 어떻든 간에 목적(치료제 개발)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이다. 상업적 이윤이 전제된다면, 경제적 부가가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도 된다는 것인가? 국가적 이익이 우선이라면, 인간생명인 인간배아를 죽여서라도 치료제 개발만 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인가? 인간배아를 실험하고 복제하고자 하는 일부 생명과학자들과 과학기술부 책임자들에게 꼭 묻고 싶다. 그리고 이미 저지른 일들, 곧 인간배아를 무수히 실험하고, 조작하고, 폐기했던 끔찍한 일들에 대해 책임지고 양심선언을 해주기 바란다. 제발 앞으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부탁하고 싶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소중한 계명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사람을 죽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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