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를 둘러싼 갈등, 해법은 없는가?
[사설]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를 둘러싼 갈등, 해법은 없는가?
  • 편집국
  • 승인 2007.05.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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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2008학년도 대학입시와 관련하여 교육부와 이른바 SKY대학간의 갈등이 심화되고있다. 서울대를 비롯하여 연세대와 고려대 총장들이 본고사 부활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반면에 교육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본고사 금지를 포함한 3불정책(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금지)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안은 대학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과격한' 방안인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각 대학의 학생 선발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던 수능점수를 9등급으로만 표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1등급이 수능응시자의 4%로, 약 24,000명에 이르고 2등급은 7%로 약 40,000명에 이른다. 이제 수능점수가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에서 더 이상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교육부는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에서 내신이 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내신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이 대학 측의 주장이다. 내신 역시 학생들의 성적을 교과별 9등급으로 기록한다. 더나아가 과학과 등과 같은 경쟁선발이 이루어지는 학교, 평준화 고등학교, 경쟁력 는 비평준화 고등학교 등 학교간의 엄연한 실력 차이가 존재한다. 고교간의 차이를 반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교육부가 대학의 저항을 예상하면서도 2008학년도 대학입시안과 같은 극단적인 방안을 선택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얼핏 보면 합리성을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안은 수능의 영향력 극대화로 인한 고교교육의 파행과 고등학교급 이하의 학교교육에서 전개될 수 있는 비교육적인 살인적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혁신적인 조치이다. 본고사를 부활하고 고교등급제를 실시할 경우 고등학교급 이하의 교육은 황폐화될 것임이 틀림없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안은 대학의 학생선발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을 전국 석차에 따라 대학서열 순으로 '싹쓰리'하는 방식의 학생선발 방식은 변해야 한다. 일정 등급을 유지하는 학생들 중에서 각 대학의 특성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노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한편으로 고등학교급 이하의 교육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생선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선발'보다는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질높은 '교육'을 실시하여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감당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선발보다는 교육을 위한 대학간의 선의의 경쟁이 요구되는 때이다. 이를 위하여 대학의 학생선발 방식에서의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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