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평등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 김영훈 기자
  • 승인 2007.05.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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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보장과 악법 폐지돼야

지난 1일 여름과 같은 날씨에도 노동자·학생·시민·장애인·이주노동자 등 3만 여명의 사람이 참여한 가운데‘제 113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노동자대회’가 서울 마로니에 공원 앞 대학로에서 열렸다.
본 행사 대회사에서 지난 4월 출소해 2년 만에 노동절에 참가한 단병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은“새 정부가 들어서도 노동조건은 변한 것이 없다. 앞으로의 계속되는 투쟁을 통해 하나 둘 씩 바꿔 나갈 것이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민주노총은 대회에서 △노동탄압 중단·노동3권 강화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 쟁취 △비정규직 차별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반전평화·반세계화 등의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본 행사를 마친 후 동대문을 거쳐 시청까지 거리행진을 가졌다.


◇불법체류자 마문씨
거리행진 중 전단지를 나눠주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마문씨(남, 28)를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냐는 질문에“이주노동자도 한국사람과 같은 노동자임을 알리러 왔다”고 했다. 지난 93년 산업연수생제도 도입 이후‘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건너온 이주노동자는 2003년 현재 37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78%인 28만명 정도가 불법체류자이다. 이들은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정부와 업주로부터 노동 3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를 악용한 인권침해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 마문씨는“이주노동자에게도 불법체류가 아닌 합법적인 노동비자가 필요하다”며“더불어 살아요”라고 서툰 한국말로 이주노동자들의 애환을 전했다.

◇비정규직 사무직 신은주씨
우리나라 노동자 중 비정규직의 수는 전체노동자의 60%에 육박하며 그 수도 8백만명에 육박한다. 그 중에서 퇴직금을 받는 비정규직의 수는 13.8%뿐이며, 건강보험은 24.8% 밖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열의 끝에서 붉은 스카프를 메고 행진하는 신은주(여,30)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회원은“메이데이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러 왔다”며“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쉬운 일을 하거나 적게 일하는 것도 아닌데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 밖에 안되고 보험같은 혜택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래의 노동자가 될 대학생 한경국군 
행진 중 대학생 사이에서‘우리에게 미래를 보장해 주세요’라는 글귀가 돋보였다. 이 피켓을 들고 가는 한경국씨(명지대 사회학3)은“113년 전에도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결코 노력 없이는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며“정부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거리행진을 마치고 시청 앞에 모인 사람들은 정리집회를 가졌다. 연대사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정부의 노동자 차별 정책에 대항해 투쟁할 것이다”며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의지를 밝혔다.

◇소아마비 장애인 김대영씨
인천 이동권 쟁취에서 온 장애인 김대영씨(38)는 더운 날씨에도 휠체어를 끌고 대학로에서부터 시청까지 장거리 행진을 했지만 밝은 미소가 입가에 가득했다. 그런 그에게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일자리를 얻지 못해 장애인으로써 불평등한 대우를 받을 때 힘들다”고 했다.
시청앞 집회를 끝으로 노동절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단 하루뿐인 노동절 속에서의 경험 이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노동현실이 많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 장애인, 내국인, 외국인의 모든 관계를 떠나 노동자라는 이유하나 만으로 노동자들끼리의 단결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정부는 비정규직 차별철폐,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노동3권 보장 등을 법제화하는 것이 시급하며, 땀흘려 일한 노동자가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우를 받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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