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평화 영상제
제 1회 평화 영상제
  • 오해창 기자
  • 승인 2007.05.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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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배우는 평화의 의미

평화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

이라크, 싸늘한 모래 바람을 맞으며 언제 다가올 지 모르는 폭탄과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를 머금고 엄마 옷깃을 꼭 붙잡는 아이의 눈가엔 초조함만 비친다. 가끔씩 나오는 배급에 줄을 다투는 그들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를 박탈당했다. 이것은 처참한 전쟁 모습 중 단편적인 것일 뿐이다. 지난 달 19일 일어난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날 이후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시민과 학생들은 반전을 외치며 평화 시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여러 시민단체와 학생들은 반전과 한국군 파병 문제로 인해 연일 정부를 향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렇듯 점점 고조되는 반전 분위기에 이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대구교육대학교에서 ‘제1회 평화영화제’가 개최됐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평화영화제는 전쟁의 무자비함을 영화라는 소재를 통해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이번 영화제에는 행사기간 동안 총 8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밀애’의 변영주 감독이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강연회도 진행했었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의 이수열 간사는 “최근 북핵 문제, 악의 축 발언이후 고조되는 한반도 전쟁에 대한 위기의식과 인간에게 최소한의 전제 조건인 평화를 위해 마련했다”며 평화영화제의 개최 의의를 밝혔다.
8개 영화 중‘닥터 스트레인지러브’라는 영화는 64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로 편집광적인 애국심에 불타는 미국 공군 사령관이 구 소련의 전략적 목표점을 공격한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 목표점에 공격을 가하면 온 지구를 멸망시킬 만한 핵 폭탄이 터지게 되는데,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공군대령과 미국 대통령, 휠체어 신세를 지는 전 나치 과학자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등 세 사람이 활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비합리적인 소재를 내세워 전쟁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코믹을 가미해 전쟁과 군인들을 희화화하고 있고 어두운 분위기의 전쟁보다는 유머를 사용해 전쟁을 가볍게 표현함으로서 이를 풍자하고 있었다. 관람객인 박후주씨는 “마지막 장면에서 폭탄 투하와 이어지는 부드러운 음악이 대조적인데, 마치 전쟁을 즐기는 듯한 잘못된 생각을 꼬집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가 개막작으로 상영됐으며 둘째날에 상영된‘반딧불이의 무덤’은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태평양전쟁이 끝날 무렵, 연합군의 폭격으로 집과 어머니를 잃은 쿄타와 세츠코 남매를 통해서 전쟁의 비참함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특히, 이들 남매가 반딧불이처럼 세상을 뜨게 되는데 이런 결말이 곧 전쟁의 비극적 결말을 암시한다.
폐막작이었던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는 1940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제 1차 세계대전 말, 전투를 벌이고 신무기를 시험하던 찰리 채플린이 1인 2역을 통해 히틀러의 폭압과 유대인 학살을 묵인한 유럽까지 조롱하는 코미디물로 강대국들간의 전쟁을 비판하고 있다.
모든 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기를 희망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화는 인간의 기본적인 조건으로 남아야 한다. 몇몇의 권력자들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까지 평화를 잃게 된다면 기본적인 인간의 삶이 보장되기 힘들 것이다. 전쟁이 우리의 삶에 대한 의미를 사라지게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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