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대의화두-사범대 국어교육과]"세력다툼보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야"
[이시대의화두-사범대 국어교육과]"세력다툼보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야"
  • 이은애 기자
  • 승인 2007.05.17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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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 대해

지난 4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초등학교 교장이 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기간제로 들어온 한 교사가 교장과의 갈등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되었다. 그 교사에 따르면 교장이 차대접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수업중인 교실에 들어와 꾸짖는 등 교권침해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전교조는 그 교장에게 서면사과를 요구하면서 교육청 항의 방문을 했으나 그 교장은 서면 사과만은 할 수 없다고 버텼고 4일 자신의 목숨을 버렸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전교조를 둘러싼 공방도 계속되고 언론도 연일 관심을 가지고 다루고 있다. 앞으로 교사가 될 사범대 국어교육과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곽(곽선미 국어교육1), 정(정수민 국어교육1), 박(박진석 국어교육3), 김(김기원 국어교육3), 전(전규희 국어교육1), 이(이상아 국어교육1),
최(최효정 국어교육1)




▶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개인적으로 차 심부름 시키는건 나쁘다고 본다. 일반 회사에서도 차심부름을 시키면 성희롱이다 뭐다 말이 많은데 학생들 앞에서는 엄연한 교사인데 잘못됐다고 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논점은 흐려지고 전교조와 교총의 세력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다.
: 모두가 과민반응인 것 같다. 여교사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고, 전교조에서도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교육청 항의를 하고 사과를 받아내는 것도 심했다고 본다. 이일로 목숨을 쉽게 포기해버린 교장선생님도 모두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아 안타깝다.


▶전교조에서는 언론이 왜곡 과장 보도를 해 자신들을 궁지로 몬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언론보도를 보면 작년 부총리였던 의원이 이참에 전교조를 해체시켜야 한다고 얘기하고 학부모 단체도 그래야 한다며 그 점만 부각시키는 것 같다.
: 전교조에서 조.중.동이 왜곡 과장보도를 한다고 말한 것에 동감한다.
: 언론에서 전교조가 아이들을 선동하고, 참교육을 방해한다는 그런 식의 주장은 반대한다.


▶교총에서는 전교조가 정치적 성향에 치우친다며 그들의 활동이 교육운동이냐, 노동운동이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 교사라는 직업은 교육가이며 동시에 돈을 버는 노동자이기도 하다. 교육운동과 노동운동을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자신의 권리는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것을 노동운동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므로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교육의 일환이라 본다.
: 교총에서 말하기를 현 노조법에서는 단체행동권 보장이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에서 노동운동을 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는 행위라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전교조가 하는 반전평화 교육까지도 간섭하는 것이다. 그것은 명확한 교권침해라 본다. 교육운동이냐, 노동운동이냐 따지는 문제도 결국 노사갈등과 다름없는 문제다. 본질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익만 앞세우고 있다.


▶그 동안의 전교조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우리학교 전교조 대표였다. 사립고를 다녔는데 이사장과 교장선생님의 비리를 밝혀내고 감시하는 역할을 전교조 선생님들이 하셨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전교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전교조 선생님들은 너무 이상적인 교육을 시행하려고 하다가 모의고사를 치지 않는 등 현실을 간과하는 부분도 있었다.
: 전교조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본다. 우리는 자신 앞에 닥친 문제가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이 관심이 없더라도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스스로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참교육을 실현한다고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에 서울 상경 투쟁을 벌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
: 그렇지만 한편으로 보면 학생들에게 수업지식 하나 더 가르치는 것보다 좀 더 큰 것을 위해, 미래에 더 좋은 교육 기반을 다지는 일을 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 일각에서는 전교조 내부갈등을 보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곤 하는데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고 이념이 다른 것은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의견을 서로 견제하며 조화를 이루는 과정 중에 발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해서 권리나 이익을 챙겨서는 안 된다고 본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 갈등이 있더라도 그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우리 교육 현장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체계가 많이 다르다. 사립학교는 돈이 개입되어 있고 교장선생님과 재단이사장의 말이 곧 법이다. 따라서 교권도 무너지게 되어있다. 이런 것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동등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 교장선생님이 수업하는 교실 안을 들여다보고, 수업도중 들어와 자는 아이들을 깨우기도 하는데 그건 엄연히 교권침해다.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 또한 뭐든지 성적이나 성과로 교사의 능력을 판가름 하는 인식이나 학교 구조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
: 교직사회가 가장 권위적이고, 서열 중심적이며 경직되어 있는 건 사실이다. 능력위주가 아닌 연차수가 더 중요하게 여겨져 답답한데 이는 개선돼야 할 것이다.
: 교육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기간제 교사는 지양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발추(임용후보명부등재 미발령교사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문제도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과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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