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경기
아직 끝나지 않은 경기
  • 김채은 기자, 윤신원 기자
  • 승인 2018.03.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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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개최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패럴림픽의 사회문화적 의의와 우리가 패럴림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짚어봤다.

나란히, 함께 즐겨요

 패럴림픽(Paralympics)은 그리스어의 전치사 ‘para’(옆의, 나란히)와 올림픽을 합성한 용어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함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렇듯 패럴림픽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한다. 이에 패럴림픽의 역사 및 가치에 대해 알아봤다.

나는 움직인다=올림픽을 상징하는 깃발을 생각해 보면, 흰 바탕에 ▲파랑 ▲노랑 ▲검정 ▲초록 ▲빨강의 고리들로 이뤄진 오륜기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패럴림픽을 상징하는 깃발에 대해서는 다소 생소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패럴림픽기는 올림픽의 오륜기에 대응하는 라틴어 ‘아지토스’(Agitos)로, ‘나는 움직인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장애인이 신체적 제약을 이겨내고 극복함을 뜻한다. 김한철 교수(특수체육교육과)는 “패럴림픽은 장애인들의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본래 패럴림픽은 ‘paraplegia’(하반신 마비)라는 어원에서 비롯됐다. 1948년, 영국 국립척수장애센터의 루드비히 구트만 박사가 2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척수 장애를 당한 전역군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운동을 제안했고, 이는 스포츠 경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점차 신체가 불편한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범위가 확대돼 ‘신체장애인들의 올림픽’으로 발전함에 따라, 본래 패럴림픽 어원의 의미가 사라졌다. 현재 패럴림픽은 ▲팔, 다리 ▲뇌 손상 ▲지능 ▲시각 ▲휠체어 사용 ▲기타로 장애 유형을 구분해 비슷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끼리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패럴림픽은 모든 장애인의 축제로 발전했으며, 장애인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생활체육학과)는 “패럴림픽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우며, 공존의 사회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많은 변화를 일으키다=많은 전문가는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이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한다. 서울 패럴림픽 이전까지, 패럴림픽은 올림픽과 개최지 및 개최 연도를 달리했다. 그 후 1988년, 최초로 패럴림픽과 올림픽의 개최지 및 개최 연도가 서울로 통일됐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1988년, 패럴림픽과 올림픽이 연달아 개최됨으로써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대등한 관계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패럴림픽 대회 이전 약 9만 명이었던 국내 장애인 등록 인구가 폐막 직후 6개월 동안 약 50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화했다. 또한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등 법령이 개정됐으며, 장애인을 지칭하는 법적 용어도 ‘장애자’에서 ‘장애인’으로 바뀌었다. 서인환 한국장애인재단 사무총장은 “패럴림픽은 장애인의 자립 의지와 삶의 만족도를 증진하고, 장애인이 사회의 주류문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긍정적 파급 효과를 준다”고 전했다.

 이처럼 패럴림픽은 ‘노력’의 상징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거울이며,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장애인이 자유롭게 스포츠에 참여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패럴림픽’을 ‘함께’ 즐기면 어떨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패럴림픽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매개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패럴림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적은 편이며, 패럴림픽을 ‘그들만의 축제’로 인식하는 시선이 많다.

 관심이 적은 패럴림픽=패럴림픽의 경우, 규모가 큰 국제적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패럴림픽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지난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패럴림픽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27.9%(280명)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 26일,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광주광역시청은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되기 전임에도 게양된 ‘한반도기’를 하강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부 언론 역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관련 정보를 보도할 때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의 정보만을 전하며, 패럴림픽에 적은 관심을 보였다. 김도균 대구시장애인체육회위원장은 “SNS를 활용한 패럴림픽 홍보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등 패럴림픽에 대한 여러 방면의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패럴림픽에 대한 정부 및 기업의 지원이 올림픽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0일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예산지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평창동계패럴림픽 선수에 대한 지원금은 약 66억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7일에 개최된 평창동계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에게 지원된 금액이 약 331억 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패럴림픽의 지원예산은 평창동계올림픽보다 약 5배 이상 적은 편이었다. 오광진 한국복지대 교수(장애인레저스포츠과)는 “패럴림픽 국가대표선수들의 처우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제대로 된 훈련장 없이 훈련을 하는 선수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장애인 선수들은 일부 경기장 및 훈련 시설을 사용함에 있어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이천에 위치한 장애인종합훈련원에는 동계 종목의 훈련장이 설치되지 않아 패럴림픽 동계 종목 선수들이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현수 대구예술대 교수(사회체육)는 “우리나라의 경우, 장애인 선수가 신체적 제약 없이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한 편이다. 이에 장애인 선수의 훈련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 독일, 영국 등은 장애인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체육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 중이며, 장애인 선수들에게 전문 장애인 스포츠지도자를 배치해 적합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늘어가는 관심=이번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국가 및 기업의 지원이 늘어났다.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의 경우, 전체 입장권 중 약 98%(2018년 2월 26일 기준)가 예매됐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예매율이었던 75%(2018년 2월 1일 기준)보다 높은 예매율이었다. 한편 지난 28일, 정부에서는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평창동계패럴림픽 준비상황’을 심의하고, 경기장 및 선수들의 교통 환경에 대해 지원할 것을 계획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기업에서도 의료 서비스 및 편의시설 등을 무료로 제공하며 장애인 선수의 대회 준비를 적극적으로 후원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패럴림픽과 같은 큰 행사로 인해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기업의 지원이 늘어나더라도, 행사가 끝난 후 장애인 선수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서인환 사무총장은 “장애인 선수를 위한 제도 마련 및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