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을 현실처럼, 메타버스 세계
가상을 현실처럼, 메타버스 세계
  • 이상준 기자
  • 승인 2021.05.3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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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아바타에 ‘과잠’을 입히고 가상공간에서 수업을 들으며, 특별한 대학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영화 관람도, 공부도, 심지어는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콘서트도 자유롭게 갈 수 있다면 믿겠는가. 이 모든 것이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실현되고 있다.

가상세계에서 놀아 봐요!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의 의미를 지닌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3D 세계를 뜻한다. 과거 게임에서 처음 등장했던 메타버스가 현재 교육, 캠페인 등 현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야로 확대되면서 메타버스는 MZ세대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게임을 넘어 현실로=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의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소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03년, 미국 게임 회사 ‘린든랩’이 가상세계 속 자신의 아바타로 거래, 사업, 대인 관계 등이 가능한 ‘세컨드라이프’ 게임을 출시해 메타버스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을 처음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2007년 세컨드라이프를 선두로 메타버스가 국내 게임 분야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인터넷과 증강·가상현실(AR·VR)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2010년대 들어서는 ‘포켓몬 고’,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 등과 같은 게임과 더불어, 인간관계를 맺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로도 확장되고 있다. 성상민 대중문화평론가는 “메타버스는 3D형태로 재현된 가상공간에서 자신을 형상화하는 아바타 캐릭터를 통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타버스는 MZ세대의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교육, 의료, 캠페인 등 사회 전반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방탄소년단(BTS)은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에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영상을 최초로 공개해 팬들과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입학식이 진행됐으며, 4월에는 제페토를 활용해 환경부의 ‘지구의 날’ 캠페인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에 박한우 교수(언론정보학과)는 “게임에만 활용됐던 메타버스가 다양한 분야로 전이됨에 따라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적 양상을 형성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벼운 관계를 선호하는 MZ세대의 메타버스='포트나이트', 닌텐도 비디오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 특히 게임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MZ세대에게 각광받아왔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메타버스의 주 이용층으로 주목고 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MZ세대가 감정노동을 최소화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언제든 친구가 되며 연결이 끊어져도 타격 없는 가벼운 관계 형성이 가능한 온라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메타버스 플랫폼 소비자인 이수민 씨(심리2)는 소비 이유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만큼 친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솔깃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만들어나갈 메타버스 세계=지난 3월, 교보증권이 발표한 ‘메타버스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VR(가상현실)의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해 330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2030년에는 1조924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불어 네이버, 애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의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를 감행함에 따라 메타버스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윤재 교수(경영학과)는 “많은 사람이 가상공간에서 상호작용함으로써 메타버스 이용자는 증가할 것”이라 전망하며 “이에 따른 과몰입, 현실 도피의 수단, 익명을 이용한 범죄 등도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MZ세대를 저격한 메타버스 플랫폼

포트나이트의 캐릭터들
포트나이트의 캐릭터들

 포트나이트(Fortnite)는 지난 2017년 에픽게임즈에서 개발한 배틀로얄식 서바이벌 슈팅게임이다. 전 세계 이용자가 지난해 3억 5천만 명을 넘어섰고,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이 포트나이트 게임의 열광적 팬임을 밝히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다.

 특히 포트나이트는 또래와 게임 속 아바타를 통해 음악과 라이브 팟캐스팅을 듣고, 영화도 관람할 수 있는 등 게임 속에서 일상을 경험할 수 있기에 MZ세대들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가상세계에서 게임과 일상을 모두 경험하고 싶다면 포트나이트를 즐겨보길 바란다.
 

키예프 어느 집에서 바라본 창문 밖 풍경
키예프 어느 집에서 바라본 창문 밖 풍경

 윈도우 스왑(Window Swap)은 전 세계 각지의 창문 밖 풍경을 약 5~10분간의 영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여행이 제한됨에 따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이트에 접속해 메인 페이지 내 버튼을 누르면 랜덤으로 세계 곳곳의 창문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그래픽 특수효과와 편집이 가미되지 않은 실제 창문 밖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코로나19로 여행이 제한된 사람들에게 색다른 여유를 선사한다. 당신도 집안에서 세계 여행을 하고 싶다면 윈도우 스왑 사이트를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제페토의 개성 있는 아바타들
제페토의 개성 있는 아바타들

 제페토는 네이버의 자회사 SNOW에서 출시한 3D 아바타 제작 애플리케이션으로, 2018년 출시 후 지난 1월까지 누적 가입자 1억 명 이상을 확보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페토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강력한 아바타 구현 기술력으로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을 통해 사용자가 찍은 ‘셀카’로 자신과 닮은 3D 아바타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스타일링 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아바타를 통해 전 세계 유저들과 소통하고, 콘서트, 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어 가상현실 속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구매된 가상 부동산
전 세계 사람들에게 구매된 가상 부동산

 어스2(Earth2)는 AR 지도 서비스인 맵박스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공간에 가상의 지구를 만들어 세계 각지의 땅을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다.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해 두 번째 지구라는 의미를 담은 ‘어스2’는 단면이 펼쳐진 디지털 가상 환경의 지구 토지를 소유, 구매, 시세차익을 남겨 판매할 수 있다.

 어스2는 현실 세계와 동일하게 토지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면 땅값이 상승한다. 이에 최근 가상화폐, 주식 등 투자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MZ세대들이 어스2가 ‘제2의 비트코인’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가상세계 속 우리 대학교, YUMC

우리 대학교 캠퍼스가 구현된 YUMC 서버
우리 대학교 캠퍼스가 구현된 YUMC 서버

 메타버스가 실현되는 마인크래프트 서버이자 마인크래프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YUMC가 있다. 이에 장인 정신으로 마인크래프트 우리 대학교 캠퍼스 맵을 제작하는 서승완 YUMC 대표(철학과 21졸)를 만나 YUMC와 온라인 입학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YUMC를 창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인해 개강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선후배 및 동기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싶어 창립하게 됐죠.

 YUMC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진행되나요?
 처음에는 친구와 함께 우리 대학교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물인 중앙도서관과 홍만이 동상을 제작했어요. 이후 많은 사람들이 YUMC 서버에 접속하게 되면서 구성원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 우리 대학교 캠퍼스를 제작해나가고 있어요. 이에 노천강당, 중앙도서관, 천마아트센터 등 우리 대학교 캠퍼스 건물들을 마인크래프트 맵에 그대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에요. 또 해당 맵에서 군대 송별회, 생일 파티 등 YUMC 구성원들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해요.

 지난 2월, YUMC는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해 ‘온라인 입학식’을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작년에 접속했던 20학번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고, 올해 3월까지만 해도 대면 수업이 불투명했기에 21학번 신입생들을 위한 온라인 입학식을 개최하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올해에도 천마아트센터를 짓고 내부 그랜드 홀을 꾸민 후 온라인 입학식을 개최했죠.

 온라인 입학식 개최 과정에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YUMC 서버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온라인 입학식 개최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한 학내 구성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고, 특정 대기업과는 협업의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에요.

 마인크래프트 맵을 이용한 향후 활동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교생활과 유사한 경험을 주기 위해 YUMC 서버에서는 게임 레벨을 학년으로 만들었어요. 해당 맵에서는 ‘농업의 이해’라는 과목을 수강하고 과제를 제출하면 학점을 받게 돼요. 등록금도 내고 학점도 모으면 학년이 올라가는 거죠. 언젠가 교수님이 아바타로 들어와 해당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 YUMC 서버는 소정의 후원과 제 사비로 운영되고 있어요. 하루속히 메타버스 분야가 주목돼 YUMC에 대한 지원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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