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안 선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로 귀화한 것에 대해 ‘매국노’로 지칭하고 비판하는 측과 더 좋은 환경과 조건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서의 활동을 응원하는 측으로 나눠지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으로 귀화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그를 ‘귀화’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했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쇼트트랙의 파벌이 ‘한체대파’(한국체육대학교)와 ‘非한체대파’로 나눠져 극심한 대립을 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에 실력이 뛰어난 안 선수를 견제하기 위해 ‘토리노 올림픽’ 당시 ‘한체대파’와 ‘非한체대파’는 따로 훈련을 했으며, 안 선수의 우승을 막기 위해 방해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대회에서 1등을 양보하라는 서 모 선수와 양보할 수 없다는 안 선수가 대립해 폭행사건에 연루되기도 한다. 이렇게 ‘한체대파’에게 미움을 보인 그는 대한빙상연맹의 의도적인 방해로 결국 ‘2010 벤쿠버 동계 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을 하게 된다. 이후, 안 선수는 소속팀인 ‘성남시청’이 해체되면서 월급도 받지 못한 채 혼자 훈련을 하게 된다.
이에 회의를 느낀 안 선수는 한국보다 더 좋은 환경과 조건을 제시한 러시아로 귀화를 하게 된 것이다. 결국 파벌싸움이 이와 같은 비극을 발생하게 만든 것이다. 스포츠계의 파벌문제는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난제’이며 풀어야할 ‘숙제’이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는 대한민국의 대표로 나가는 자리이다. 이러한 세계대회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천해 ‘한체대파’, ‘非한체대파’중 누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파벌이 있었더라도 세계대회에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출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쟁자가 아니라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서로를 돕는 ‘공생’의 관계이다.
만약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안 선수가 러시아 국기를 달고 금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팬으로서 박수를 쳐야 할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씁쓸해 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세계선수권 대회 5연속 제패’라는 큰 업적을 남긴 그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선수가 아니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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