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 ‘등록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 ‘등록금’
  • 박준범 기자
  • 승인 2011.09.15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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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잊혀졌던 ‘반값 등록금’이 다시 논란거리로 쟁점화 됐다. 이에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까지 참여해 시위를 벌였고 정부에서는 ‘반값 등록금’보다는 부실대학에 대한 처리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감사원은 399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8월 한달 동안 전국 66개 대학에 대한 본 감사를 실시했다. 또한 지난 5일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2학년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하위 15%) 평가결과와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반발한 상명대 총장, 부총장 그리고 처장단은 이번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뜻을 밝힌 상태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대구·경북지역 4년제 종합 대학교 중 비교적 높은 수준=우리 대학교의 등록금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에 속한다. 대학 알리미의 등록금 현황 자료를 보면 2.8% 인상된 우리 대학교의 2011년 평균 등록금은 약 749만원이다. 또한 비슷한 규모를 가진 대구대학교는 올해 등록금이 동결돼 713만원을 나타냈다. 또한 계명대학교의 등록금은 735만원을 기록해 우리 대학교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반면, 우리 대학교는 대구·경북지역 4년제 대학교 20개 중 5번째였다. 우리 대학교보다 높은 등록금을 기록한 대학은 위덕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이다.
또한 재학생 규모가 비슷한 다른 대학과 등록금을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동아대학교(재학생 2만826명)는 등록금이 4.9%인상됐지만 평균 등록금이 약 693만원으로 우리 대학교에 못미쳤다. 이에 부초롱 씨(동아대·분자생명공학과3)는 “등록금이 너무 많이 올라 당황스럽고,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위한 행동을 하고 있지만 학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대학교(재학생 2만562명)도 2.7%가 인상됐지만 등록금은 약 693만원으로 우리 대학교보다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지역의 경우 국민대학교(재학생 1만4천445명)는 약 812만원, 숭실대학교(재학생 1만3천647명)는 약 824만원으로 우리 대학교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홍태경 씨(국민대·정치외교2)는 “등록금이 2.8%인상돼 800만원을 넘어섰다. 등록금 액수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교, 장학금 수혜율 45.6%=우리 대학교는 지난달 1일 2학기 장학사정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항의와 불만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됐고, 지난 25일 장학금을 추가 확보하면서 일단락됐다. 과연 장학금 수혜율은 어느 정도 일까? 대학알리미에서는 대학교마다 장학금 수혜율을 수치화해서 나타내고 있다. 이는 장학금 수혜 학생수를 학기별 재학생의 합으로 나눈 값을 나타낸 것이다. 이 방법으로 계산하면 우리 대학교의 장학금 수혜율은 45.6%이다. 이는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수준이다. 국립대학교인 경북대학교의 경우, 66.2%를 기록해 절반 이상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대학교는 장학금 수혜율이 54.8%로 등록금이 동결됐지만 우리 대학교보다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타지역 대학으로는 동아대학교가 67.8%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반면, 한편 우리 대학교와 등록금이 비슷한 계명대학교는 44.4%를 나타내 우리 대학교보다 못미쳤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 약 15% 학자금 대출=지난 6월 금융감독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연간 40%대의 초고금리 대부업체에서 약 800억원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체로 등록된 대출금은 118억원으로 1년 전의 66억원보다 무려 77.5%증가된 것이다.
우리 대학교는 학자금대출 이용학생 비율이 14.9%로 나타났다. 이는 주변 대학인 계명대학교, 대구대학교의 17.1%, 16.7%보다 낮은 수치였다. 또한 등록금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대구예술대학교는 24.5%로 4명 중 1명이 학자금 대출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구한의대 역시 17.6%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사립대학들의 누적 적립금, 처음으로 10조원 넘어서=전국 303개 4년제 사립대, 전문대, 대학원대학교가 대학알리미에 지난달 25일 발표한 2010회계연도의 교비회계 중 누적 적립금 총계는 10조903억5천710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2009회계연도에 비해 7.9% 늘어난 것이다. 대학별로는 이화여자대학교가 가장 많은 6천568억원의 누적적립금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홍익대학교가 5천537억원, 연세대학교가 4천52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계명대학교가 2천198억원으로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자리했다. 그 뒤를 우리 대학교가 1천318억원, 대구대학교가 1천168억원으로 바짝 쫓고 있다. 사립대학교의 적립금이 수 천억원에 다다르면서 장학금 확대와 등록금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반값 등록금’을 포함한 등록금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등록금에 대한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본지는 지난 8일 우리 대학교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반값 등록금’과 현재 우리나라 등록금 수준에 대해 부정적=‘반값 등록금이 앞으로 실현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00명 중 125명(62.5%)이 ‘가능성이 낮거나 전혀없다’고 답해 ‘반값 등록금’ 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반값 등록금’의 실현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라고 답한 학생은 16명(8%)에 그쳤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에 대한 생각은?’이라는 질문에는 무려 177명(88.5%)이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고 답변해 압도적인 비율을 기록했다.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는 답변은 단 2명(1%)에 그쳐 학생들이 현재 등록금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었으며, 등록금을 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45.5%, “다음 학기 등록금 납부 어려움 있어”=이어 ‘다음 학기 등록금 납부 상황을 예측한다면?’이라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이인 91명(45.5%)이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59명(24.5%)의 학생이 ‘어려움이 없다’고 답변해 대부분의 학생이 다음 학기 등록금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어떤 방법으로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을까? ‘부모님을 통해’라고 답변한 학생이 108명(54%)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대출(44명·22%), 장학금(23명·11.5%), 아르바이트(16명·8%)순으로 이어졌다.
‘우리 대학교의 2.8% 등록금 인상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136명(68.5%)의 학생이 ‘부당하다’고 답변해 많은 학생들이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16명(8%)의 학생만이 ‘타당하다’고 답변했으며, 21명(10.5%)의 학생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해 등록금 인상에 대한 의견차가 보였다.
◆학생 46.5%(복수응답), 등록금을 인상해야하는 이유 알 수 없다=이어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 2.8% 인상이 부당한지에 대한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 인상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해야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가 가장 많은 93명(46.5%)의 학생이 답해 등록금을 왜 인상했는지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납득하지 못했고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체감되는 혜택이 없어서’라는 답변도 85명(42.5%)의 학생이 답변했다. 등록금이 인상됐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혜택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8명(29%)의 학생이 ‘적립금을 쌓아 놓고 있음에도 등록금을 인상해서’라고 답했다. 몇몇 학생들은 기타의견에 우리 대학교의 등록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표출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등록금을 올렸다’, ‘재단 적립금이 많다’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했으며,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43%의 학생,‘장학금 확대’원해=‘등록금이 인상 된 만큼 확대되었으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장학금의 확대’를 86명(43%)이 답변해 늘어난 장학금에 대해 학생들이 아직까지 실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47명(23.5%)의 학생이 ‘복지·편의시설 확충’에 답변했으며, ‘취업 관련 프로그램의 확대’도 31명(15.5%)의 학생이 답변했다. 하지만 ‘강의시설 확충’에 대해서는 단 2명(1%)의 학생이 답변해 대조를 이뤘다. 한편 기타 의견에는 ‘중앙도서관이나 각 단대 열람실의 자리 확충’이라고 답한 의견도 있었다.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등록금이 가장 비싼 나라는 미국이다. 이 중 우리나라는 3등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장학금 비율은 공공교육비의 4.4%이다. 이는 OECD 국가의 평균인 11.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적고 대학들은 적립금을 쌓아놓기 바쁘며, 등록금은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비율로 인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록금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학생들은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며, 2.8%인상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등록금이 인상된다면 인상되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모든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밝혀야 하며, 나아가 인상된 만큼 학생들이 그 혜택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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