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천마문화상 시부문 심사평
제41회 천마문화상 시부문 심사평
  • 편집국
  • 승인 2010.12.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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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교수(국어국문학과)

본심에 올라온 10여 명의 작품 중에서 5명의 작품을 놓고 고민하였다.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실타래」는 시의 언어에 서사성을 결합함으로써 시적 발화에 실험적인 긴장의 가능성을 시도하였지만 이야기를 생산적으로 구성하는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구성력의 결여는 「소문창작개론」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작품의 경우 시적 언어들을 만드는 재능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포섭하는 사유가 빈약하여 형상력의 밀도를 드러내는 데 실패하였다. 반면 「독신」은 일상의 정서를 바탕으로 삶의 구체를 그려내려 했지만 이를 추상적인 관념을 넘어설 만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지는 못하였다. 선자의 손에 끝까지 남은 작품은 「비대칭의 수기」․「멜랑 꼴리」와 「달팽이」․「서표」였다. 두 사람 모두 시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언어를 다루는 감각이 뛰어났다. 전자의 경우 시상(詩想)을 견인하고 상상력을 전개하는 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시가 언어로써 구성되는 세계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어 예비 시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시인들의 언어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판단되었다. 한편 후자의 경우 전자의 작품들에 비해 시적 상상력이나 언어는 화려하지 않지만 찬찬하게 자신의 사유를 전개하는 태도가 신뢰할 만하였다. 다만 작품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상상력과 사유의 친숙함이 시적 상투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어서, 대학문학상 수상작에 기대되는 문학적 참신함이나 패기를 보여주는 데는 충분치 못하다고 판단되었다. 하여 우수작으로 결정하였다.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더욱 정진하여 자신들의 문학적 재능에 날개를 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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