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자유게시판(자게)에 일대 파란이 불었다. 익명제를 고수해오던 자유게시판이 고정닉네임제로 바뀌게 된 것. 지난 8월 31일에 열린 ‘우리 대학교 커뮤니티에 적합한 이용방법’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고정닉네임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익명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을 13표 차이로 누르고 39%의 지지율을 얻었다.
고정닉네임제가 도입된 지 보름이 넘어선 지금, 우리 대학교 자게는 어떤 모습인가. 익명제를 채택했던 08년도에 본지가 자게 글을 조사한 결과와 고정닉네임제를 채택한 지난 2일 자게 글을 조사한 결과와 비교해 보았다.
지난 2일 24시간 동안 자게 글을 08년에 조사한 것과 같이 단순 질의응답형, 학구파형, 청춘 스케치형, 주제 토크형 소소한 이야기로 나눠 조사해봤다. 이때 주제토크는 하나의 글이 관심을 모으면 비슷한 주제의 글이 연달아 올라오는 것을 말한다. 또한 단순 질의응답 글은 신속한 답변을 요구하는 게시글을 말하는 것이며, 학구파 형은 학과 공부 혹은 취업정보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글을 말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분류로 학구파 형 게시물이 전체 게시물 중 41%가 차지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08년도에 학구파 형 게시물이 13.3%으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달라진 결과가 나왔다. 또 08년도에 주제 토크 형 게시물이 53.5%인데 반해 최근 조사에서는 1.9%로 낮게 나타났다.
게시물 수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대학서열화 문제, 연애문제, 금전 문제에 대해 동감 혹은 반박이 오가는 등 주제에는 변화가 없었다. 또한 고정닉네임제가 적용된 이후, 자게 글이 조금 줄어든 현상이 보였다. 고정닉네임제가 도입되지 않았던 5월 7일에는 하루에 249개가 올라온 반면 고정닉네임제가 실시된 지난 1일에는 107개로 올라와 소폭 감소한 것이다.
한편 정보전산원 허미영 씨는 “징계를 내리는 데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고정닉네임제 도입 이후, 생각했던 것보다 이용문화가 건전해진 것 같다”며 평했다. 또한 강은혜 씨(수학2)는 “익명 게시판 나름의 재미는 없어졌지만 욕설이나 비방하는 글이 많이 줄은 것 같다”고 만족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온 익명제가 폐지되면서 새로운 자게 문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도입 후, 자게 글 양상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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