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편이 넘는 응모작 숫자가 우리 시대가 여전히 시의 시대임을 증명한다. 모두가 말하듯이 지금 청년의 삶은 고달프다. 그만큼 시를 읽고 쓴다. 어쩔 수 없는 역설이다. 출국 없는 일상에 시가 힘이 되는 우리 시대를 잠시 생각해 본다.
응모작들은 제 모양을 갖추지 못한 현실의 파편들이 많았다. 생의 절실함에 비해 소재적 발상에 머물거나 형식이 난무하는 작품들이 다수였다. 언어의 밀도와 깊이로 생을 끌어당기는 시적 매력이 부족해 보였다. 사물 비틀기를 오묘한 세상 비틀기로 오해하고, 언어의 추상이 상상의 언어로 둔갑하는, 성급한 일상의 파격이 문학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들이 다소 불편했다. 일상의 매력은 소재의 나열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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