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회 천마문학상] 심사평(수필)
[55회 천마문학상] 심사평(수필)
  • 김원준 교수(교양학부)
  • 승인 2024.11.25 1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55회 천마문학상에 출품된 수필은 모두 12편이다. 전반적으로는 전년보다 나은 수준의 작품들이 출품돼 읽어가는 과정에서 감정이입이나 글쓴이의 견해를 공감할 수 있어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출품작의 경우 대부분의 작품이 글쓴이의 성격이나 개성, 신변잡기 등과 같은 개인적 수필로 이뤄졌지만 하나의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펼친 작품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수몰’이 최종선정되었다.


 ‘수몰’은 수몰 이주민인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물안개 짙은 초가을 강둑에 앉아 강을 내려다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내용은 수몰 전과 후의 삶을 다루고 있다. 유년시절 할아버지 세대의 강가를 통해 늘 우리가 상상하며 그렸던 고향의 정취와 향내를 그대로 담아내 읽는 이로 하여금 추억의 그림자를 더욱 길게 늘여놓는다. 고향의 상실, 현실적 문제로 인해 할아버지의 꿈과 상반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깊은 회한이 담배 연기를 통해 뿜어내는 모습들로의 연결은 독자로 하여금 할아버지의 내밀한 감정선을 따라가게 한다. 할아버지, 강, 담배를 매개로 한 연결들이 글의 진실성을 담보하여 독자로 하여금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글이다.

 

수필은 누구나 쉽게 다가가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쉬운 글쓰기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제약이 될 수 있다. 쉽게 쓰여진 글 속에는 독자를 울릴 만한 특별한 감동이 전달되든지 심성의 밑바닥에서 건져 올릴 만한 깊은 통찰이 내재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은 읽는 이에게 울림을 전한다. 내년 천마문학상에는 다양한 우리들의 모습을 담은 독창적이며 깊이 있는 글들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