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동안 서양화과의 사진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학생들의 작품을 중앙도서관 로비의 빈 공간에 공개했다. 그 중 ‘스며들기’라는 작품은 대형 현수막이라 가장 먼저 눈에 띄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진 속 나체의 인물이 화제가 됐었다. 과감하게 자신의 몸을 드러낸 사진 속 주인공들은 전문 누드모델이 아닌 ‘스며들기’ 작품의 작가인 서양화과 3학년 정성원 군과 김권일 군이다. 그들은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거나 관람자에게 충격을 주고 싶어서 이런 작업을 한 건 아니다. 인간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되고 싶었고, 그래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채 자연 속으로 들어가 동화된 모습을 사진에 담았을 뿐이다”라는 말로 작품의 구상의도를 설명했다. 도서관이라는 공공장소에 전시를 해서일까? 자유게시판에는 연일 이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올라오고 많은 댓글이 달려 있다. 그들은 “‘예술이냐 외설이냐’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학우들이 관심 가져 주는 것 그 자체에 대해 고맙게 생각 한다”라며 작품 논란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4월 초 새벽 5시. 장소는 조형대 뒷길 숲. 맨 정신으로 될 것 같지 않아 술을 마신 채 그들은 무작정 산에 올라갔다. “처음에는 춥고, 발도 아프고 부끄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자연에 동화되는 듯 편해졌다”면서 잠시 그때를 회상했다. 앞으로도 그들은 미술을 계속할 것이라 한다. “대단한 것을 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를 디딤돌로 삼아 후배들이 더 나은 작품을 했으면 한다. 조금이나마 학생들에게 현대미술을 알리고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면서, “이번 사진전을 기회로 교내에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많이 생겨 이런 전시회가 조형대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들의 작은 바람을 잊지 말고 전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