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우리의 전통차 이야기
벌써 겨울이 와 버린 것만 같다.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이 나오고, 옷깃을 여미는 찬바람이 그 사이를 파고 들어와 더 두껍게 입고 오지 않은 자신을 탓하게 한다. 이럴 때 가장 생각나는 것이 아마 따뜻한 음료일 것이다. 달달한 핫쵸코도, 잠을 깨우는 커피도 나쁘진 않지만, 우리 몸에는 역시 우리 것이 가장 잘 맞는다. 바로 차(茶)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차, 우리나라의 차 문화와 그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자랑스런 우리의 차문화=우리는 언제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을까? 기원후 1세기 가야의 허왕후가 인도에서 가져온 ‘차’ 씨앗이 차 문화의 시작이라는 이야기와 신라 시대 때 사신이 차 씨앗을 가져와 지리산에 심었던 것이 최초의 차라는 두 가지 설이 존재한다.
과거 차는 대개 고급문화로 간주돼 귀족이 아닌 사람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문화였다. 하지만 고려시대 이후, 일반 백성들도 의례용품이나 약으로 차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정책을 펼쳐 귀족층의 전유물이었던 차가 모든 계층이 두루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박경숙 한국차문화협회 경북지부장은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압했던 조선 시대에는 일시적으로 후퇴하긴 했지만, 우리 차 문화는 연속성을 가지고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차가 생활 속으로 들어옴에 따라 차를 마시는 행위는 우리의 행동양식과 결합하게 됐고, 차를 마시는 것과 예의범절을 결합한 개념인 ‘다례’가 등장하게 됐다. 예정수 영남차회 이사장은 “다례란 차와 예절이 결합해 있다는 뜻으로 단순히 차 한 잔을 마시더라도 많은 것을 생각하라는 의미다”고 했다.
차 문화는 각 나라의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차를 예절에 접목해 품위와 인품을 겸한 차 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겉치레를 중시하는 중국의 다법(茶法)이나, 형식을 중요시하는 일본의 다도(茶道)와는 차이를 보인다. 박경숙 한국차문화협회 경북지부장은 “우리의 다례는 서로 간의 예의를 중시한 전통생활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는 역사책인 셈이다”며 다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문화의 변화는 진행중=최근에는 기존의 전통차에서 벗어나 ‘퓨전차’로써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퓨전차란 기존 전통차에 설탕, 과자 등을 추가해 새로운 음료로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녹차를 녹차 프라푸치노로, 홍차를 홍차 밀크티로 바꾸는 것이 있다. 정승호 티소믈리에는 “퓨전이란 말 그대로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한다”며 “젊은 사람에게 맞는 차, 형식에서 탈피한 퓨전차가 새로운 시도와 접목을 통해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퓨전차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지닌 사람도 있다. 이상균 『차와 문화』 편집장은 퓨전차의 성행은 다양한 음료를 요구하는 기호에 의한 것이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디지털 시대의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퓨전차는 그냥 그때그때 마시는 일상의 음료일 뿐 차라고 부를 수 없다. 문화적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차 소비문화는 웰빙과 건강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요구가 커지면서 차문화를 교육하는 대학과 교육기관이 확장되고, 각종 문화강좌와 축제가 개최될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승호 티소믈리에는 “우리나라가 가진 차문화를 발전시켜 외국에 알리고, 외국의 차문화를 수용하는 등 새로운 차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문화, 대학생과 만나다
차 문화는 대학생들의 문화생활과도 자주 연관되곤 한다. 과거엔 대학생 생활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우리 차 마시기’ 등이 성행했으며, 80년대엔 한국대학생 차문화회가 전국 30여개 대학에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일부 대학생들은 커피에 지겨움을 느껴 다양한 종류와 향을 가진 ‘차’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전통 차 문화를 지키기 위한 대학생들의 노력=대학생의 차 문화는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군사정권이 통치했던 시대로 대학생들은 대학인의 사명감과 역할, 전통문화와 관련된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전통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서 대학이 중심이 돼야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에 한국대학생 차문화회가 전국 30여 개 대학에 차 동아리를 만들고, 차와 관련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당시에 활성화됐던 ‘차 마시기 운동’은 전통문화이자 생활문화인 ‘차’를 지키고 소개하는 운동이었다. 대학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전통문화를 찾고자 시작한 운동인 것이다.
차를 한 잔 마시는 것은 과거의 대학생들에게 ‘마당’의 역할을 했다. ‘마당’은 대학생들이 다 함께 차를 마시며 사회·문화적인 이야기, 사회적 운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이 운동에 참가했던 김해만 한국차문화협회 전 사무처장은 “당시에는 차 문화를 일종의 덕으로 생각했다. 차 문화가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현대인을 위한 향과 맛으로 변화하다=현대의 대학생들은 차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부분은 ‘다례’, ‘다도’를 떠올리면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생각을 내비친다. 또한 전통찻집은 기존 대학생들이 접하는 카페에 비해 무거운 분위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 가게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리기도 한다. 우리 대학교의 유일한 차 시음 동아리인 ‘대맥학회’에 소속된 이재호 씨(행정1)는 “주변 친구들만 봐도 다례나 다도 등의 용어가 어렵고 번거롭다는 생각 때문에 멀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차’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특히 차의 종류, 마시는 공간과 다구들은 현대인에 맞춰 보다 쉽고 간편하게 변화하고 있다. 김세리 인문다도연구소장은 “전통차라고 해서 고루한 장소와 형식을 지속하려 한다면 결국 사멸된다”며 “차는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것인데, 그 동안은 어떤 선입견 때문에 오히려 차 마시는 문화가 침체됐던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최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해당 카페만의 특별한 차 브랜드를 도입해 젊은 층이 전통차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처럼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춘 일명 ‘블렌딩 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시도는 ‘차가 무엇인가?’란 궁금증을 갖게 하고, 보다 쉽게 차를 접할 수 있게 한다는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김해만 한국차문화협회 전 사무처장은 “블렌딩 티를 통해 옛날 전통차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이는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록 현재 차 문화가 점점 쇠퇴하고 있지만 차 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한 노력도 증가하고 있다. 영남차회 이사인 안승철 교수(경영학과)는 “차는 기호식품이자 생활문화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강요할 순 없지만, 대학생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차 문화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차 문화의 부흥에 참여하길 당부했다.
다함께 ‘차차차’
동성로 카페골목부터 전통차까지 대구의 카페 산업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1982년 여천다원을 시작으로 생겨난 대구의 전통찻집은 수많은 차인을 양성하는 등 차 문화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오늘날에도 대구 시내에는 다양한 매력을 통해 차 문화를 알리고 있는 전통 찻집들이 있다. 이에 본지의 기자가 찾아가 차를 직접 시음하고 체험해봤다.
대학 안의 전통찻집, ‘한학촌 찻집’
대구한의대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한학촌은 전통문화 체험장이다. 현통각, 자강사, 후덕당 등 여섯 채의 한옥으로 이뤄져 있는 한학촌은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곳이지만 전통찻집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한학촌 찻집’은 한학촌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처음 찻집 문을 연 이후, 학교가 운영하는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주로 방문하는 손님은 학생들보다 일반인들이다. 그만큼 지역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계단 위를 한참 올라가야 나오는 한학촌 찻집은 경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구한의대의 명소다.
백현주 한학촌 찻집 담당자는 부담 없는 가격과 매일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차, 탁 트인 정경과 향수를 자극하는 한옥 등을 찻집의 장점으로 내새웠다. 이어 그는 “음료값이 저렴한 편이라서 어르신들이 서로 본인이 낸다고 다투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해당 찻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는 무엇일까. 백현주 담당자는 “다섯 가지의 맛을 가진 오미자차와 건강발효차인 겨우살이차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한학촌 찻집은 한의대라는 학교 특성에 맞춰 여러 가지 한방차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찻집이 대학 내에 위치하고, 계단이 많은 편이라 방문하기 힘들 텐데 많은 사람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찻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차문화 배움터 ‘죽평다관’
약 냄새 가득한 약전골목 2층에 위치한 죽평다관은 단순한 찻집이 아니라, 찻잎이나 자사호를 도·소매로 거래하는 가게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경묵 죽평다관 대표와 차 한 잔의 시간을 가지거나, 차에 대해 자유로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가게를 찾곤 한다. 게다가 차를 구분하는 법, 끓이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는 6개월, 1년, 창업반 등의 교육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더 불러 모으고 있다. 죽평다관 안에는 알록달록한 색깔과 무늬를 가진 중국식 차 그릇인 ‘*자사호’와 동그랗게 뭉쳐있는 찻잎들이 빼곡하게 전시돼 있었다.
이경묵 대표는 보이차 한 잔을 직접 끓여 기자에게 권했다. 차를 끓이는 것을 처음 봤는데, 티백으로만 접하던 차와는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이경묵 대표는 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 특별한 모양을 만들고 싶어 자사호를 직접 만들게 됐다고 했다.
또한 죽평다관 안에는 숙성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차의 온도와 수분을 관리한다. 그런데 숙성기간이 보통 49년 정도라는 사실에 놀랐다. 마지막으로 이경묵 대표는 “차도 요령만 알면 간단히 만들 수 있고, 또 원래 편하게 먹으라고 있던 것이다”며 “일상다반사에 왜 다(茶)가 있는지 아는가? 선조들에게 차는 밥과 같은 것이었다. 어려워하지 말아라”며 차에 대한 선입견을 깰 것을 당부했다.
*자사호 :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그릇으로, 주로 발효차인 보이차를 우려낼 때 사용
약전골목 팔방미인 ‘다향’
전통찻집 ‘다향’은 차 향기라는 뜻으로 다향(茶香)이 가장 잘 어울리는 중구 약전골목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전통찻집으로서 한방차를 비롯해 대추차, 오미자차, 쌍화차, 십전대보차 등을 선보이며 전통차 외에도 ‘다향수제차’나 커피를 비롯해 일반 카페에서 파는 메뉴들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찻집의 가장 큰 특징은 체질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차를 추천해주는 기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 개인에게 맞는 차를 사전에 알아보고 주문할 수 있다. 이에 본지의 기자가 이목구비가 넓고 땀이 많다는 내용의 항목을 입력해보니 ‘소음인’ 체질이라는 결과와 함께 대추차를 추천해줬다.
차를 마시고 나와 윗층으로 올라가보니 찻집 뿐만 아니라, 안마 등을 할 수 있는 안마방과 회의실을 설치해 방문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다향은 도심속의 힐링 공간이자 약령시장의 약재 소비에 이바지하며, 문화공연·강좌를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다. 석정빈 다향 대표는 ‘다향’에 대해 “다른 카페들보다는 공간이 넓고 마당, 2층 테라스도 있기 때문에 도심속에서 공간적인 여유를 느낄 수 있다”며 “카페 입구에서 나는 한방차 냄새도 ‘다향’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도 과정
① 물을 끓이는 주전자인 탕관에서 70~80℃로 끓인 물을 물식힘 사발인 숙우에 따라 차를 우리는 다관에 옮겨 붓고, 다시 찻잔의 80%를 채워 찻잔을 예열한다. 잠시 시간이 지나면 단전 앞에 잔을 가져와 둥글게 굴려 찻잔을 데우고 물을 버린다.
② 다시 한 번 숙우에 물을 붓고, 수색이 탁해지지 않게 적정 온도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그동안 차를 넣는 단지인 차호에서 찻잎을 떠서 다관 안에 넣는다. 숙우의 물이 식으면 찻잎이 들어 있는 다관에 물을 옮긴다.
③ 다관의 차가 우려지면 숙우에 차를 옮기고 다시 찻잔에 차를 담는다. 숙우를 잡을 땐 손가락을 모으고 몸은 바르게 한다. 숙우를 감싸듯이 안아서 물소리가 들리도록 적당한 높이에서 천천히 붓는다. 차를 다 담고 마지막 찻물이 떨어질 때까지 찻물을 버려 준다.
④ 오른손은 C모양을 하여 찻잔을 잡고, 왼손의 가운데 손가락 두 마디쯤에 찻잔의 바닥이 닿게 한다. 그리고 단전에 가져와 찻잔의 수색을 본다. 향을 한번 맡고, 맛을 본다. 3번에 나눠서 소리 내지 않고 마신다. 이 과정으로 3번 정도 차를 마실 수 있다.
하기자의 다도 체험기
“아주 진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진한 갈색 탁자에 다소곳이, 너를 만지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노고지리’의 ‘찻잔’이라는 노래의 가사로, 다소곳이 고개 숙인 한 여인에게서 느낀 정을 노래한 곡이다. 요즘처럼 날이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이 선율. 다도의 풍경이 생각나는 계절, 대구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옻골마을에 다도 체험을 다녀왔다.
삼백 년 된 느티나무가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옻골마을은 경주 최씨 종가의 집성촌이면서 고택을 활용해 다양한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다도 체험을 하러 간 고택 안의 진한 갈색 탁자엔 맑은 찻잔이 준비돼 있었다. 뜨거운 방안엔 시원한 바람이 공기를 휘감고 새의 지저귐이 들어와있었다. 마당 앞에 잔뜩 깔려 있던 은행잎은 탁자 위에도 다식의 그릇이 돼 올라 있었다.
다도 선생님이 다포를 걷어내니 가지런한 다도 집기들이 있었다. 오늘의 차는 녹차였다. 탕관에서 숙우, 숙우에서 다관으로 물이 옮겨 가는 과정은 물에게도 좋은 차가 되기 위한 여유를 잠시 주는 듯했다. 다도 선생님은 물을 옮기는 중에 “좋은 소리가 나지요?”라고 하시며, 물을 부을 때는 늘 소리가 나도록 옮겨야 한다고 하셨다.
우려진 차가 담긴 찻잔을 받아 들고 조심스럽게 잡은 후, 수색을 보고 향을 맡았다. 투명하고 연한 녹색 액체의 색상과 아주 진하지 않은 향기는 마음을 편하게 가라앉혔다. 차 맛에는 쓴맛, 단맛, 떫은 맛, 신맛, 짠맛의 오미(五味)가 있다고 했다. 차를 한 모금 머금고 혀로 굴리며 뭉근한 향내를 느껴봤다. 차가 입 안에 고루 배이게 마시면, 탄닌의 살균작용으로 인해 치아에도 좋고 풍미를 한층 오래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차를 마실 때는 고개를 뒤로 젖히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찻잔만 뒤로 기울인다. 이런 풍경 속의 다소곳한 여인의 모습은 한 시인이 노래한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여자도 생각나게 했다.
다도 체험을 하고 마을을 산책했다. 바위벽 밑으론 작은 개울과 마른 잎들이 일렁였다. 얼마 없는 물줄기들은 졸졸졸 흐르고 있었다. 쪼르륵 차가 잔에 담겨지는 순간과 맞닿아 있던 늦가을의 음파였다. 일상의 음파들에서 여백을 찾고, 그 순간의 집중을 통해 나를 가다듬고 타인에 대한 예를 지키는 것. 자연의 풍경과 함께 기울인 차 한 잔을 통해 다도의 정신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각성의 커피를 내려놓고 찻잔을 들어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