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자의 아트무비] <대니쉬 걸>; 온전한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용기
[하기자의 아트무비] <대니쉬 걸>; 온전한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용기
  • 하지은 기자
  • 승인 2016.06.07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영화 <대니쉬 걸> 포스터

 영화 <대니쉬 걸>은 1920년대 초반,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 베게너의 예술적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한편으로 에이나르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한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아름다운 색감으로 그려낸 이 영화에 대해 윤종욱 교수(독어독문학과)와 얘기해봤다.

 영화에서 주인공 안에는 남자 에이나르와 여자 릴리, 두 존재가 있다.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온 에이나르는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 버틸 수 없어 의사들을 찾아가지만, 모두 에이나르를 정신이상자로 취급한다. 그때, 바르네크로스 교수는 “당신도 내가 정신이상자로 보이는가”라는 에이나르의 질문에 “나를 정신이상자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각자 특별한 사람이고, 때문에 누구나 타인에게 정신이상자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나에게 유일하듯, 타인도 나와 다른 그만의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즉,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려면 어떤 사유들이 필요한 것일까?
 나와 나의 주변이 특별하고 일회적인 것이라면, 다른 사람과 그의 주변도 마땅히 그렇게 간주돼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나를 상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세상을 관찰하는 것처럼 세상의 눈으로 나를 관찰해 보는 것이다.

 게르다는 에이나르를 처음 본 날, 데이트 신청을 했고 그날 에이나르에게 먼저 키스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게르다는 묘하게도 마치 나 자신에게 키스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인다. 어쩌면 게르다도 동성애적인 기질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에이나르 안에 있던 릴리를 제일 처음 알아봐준 사람이 게르다일지도 모르겠다.
 파티에서 게르다와 에이나르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과정을 설명하는 장면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위에 언급한 게르다의 대사는 이후 사건 전개에서 복선의 역할을 한다. 자신에게 키스를 한 것 같다는 말은 처음부터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강한 여성성을 느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주인공의 전기는 게르다의 동성애적 성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고 한다.

 에이나르는 성전환 수술을 통해 본연의 정체성이었던 여자, 즉 릴리가 되지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조금은 비극적이지만, 극적인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나를 찾는 노력의 부재’에 대해 반성을 하게 만드는 지점도 있는 것 같다. 이런 결말을 어떻게 봤는가? 
 주인공은 릴리로서 죽음을 맞이한다. 비극적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화가로서 성공한 에이나르보다 백화점 직원으로 살았던 릴리가 더 행복했다. 성정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면 주인공의 삶은 불완전하고 불만스러웠을 것이다. 우리도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를 시간이 해결해 주길 기다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진지하게 문제에 임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