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곡다리 밑에서 꿈을 키운 소녀, 오승은
옥곡다리 밑에서 꿈을 키운 소녀, 오승은
  • 문희영 기자, 하지은 준기자
  • 승인 2015.08.31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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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영화배우 오승은 씨는 스크린에서 입지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돌아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분야에 몸을 던졌다. 너무도 그리웠다던 고향 경산에서 제3, 제4의 인생을 그려가고 있는 그의 열정을 담아봤다.

 또 다른 도전을 하다

영화배우, 청소년 심리상담사, 바리스타 등 다양한 분야의 길을 걸어왔다. 영화배우에서 다른 길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지금까지 반평생을 배우로 살았다.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다가 우연히 내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됐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에게 배우의 모습보다 인간 오승은의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또한 서울에서 빡빡한 도시 생활을 했던 나에게 고향은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배우로 살면서 받았던 사랑들을 고향에 되돌려주고 싶어 다양한 분야에 발을 딛게 됐다. 고향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직접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영화배우의 길에서 다른 길을 선택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
 
다른 길이라기보다 내 모습 속 또 다른 내면을 꺼내어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는 것과 같다. 이는 내 인생을 가치있게 하고, 탐나는 사람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기회며 연기자로서 오승은을 다져나가기 위한 연장선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바리스타라는 도전에 ‘오승은의 두 번째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걸었지만 앞으로 세 번째 이야기, 네 번째, 그리고 훗날에는 백 번째 이야기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한다. 결과적으로 연기자 오승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해나갈 수많은 작품 중에 ‘오승은’이라는 사람 자체가 가장 좋은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다.

 직업을 바꾸고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위험한 도전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며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한 발 후퇴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내 인생을 놓고 봤을 때는 두 발 전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잠자는 시간도 정말 아까울 정도다. 연기자로 살아갈 긴 인생을 놓고 봤을 때, 지금의 이 시간은 한 템포 쉬어가는 쉼표의 자리라 생각한다.

 지금 이렇게 와서 나에게 인터뷰를 하는 젊은 열정을 가진 대학생들을 만나게 되는 것도 나한테는 도움이 되고 에너지가 된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골소녀 오승은

 중앙초, 경산여중, 경산여고를 다녔던 학창 시절 모습은 어떠했나?
 
정말 시골 촌 아이였다. 까맣게 그을려서 뛰어다니고 항상 에너지 넘치는 중성적인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처럼 다부졌다. 그런 모습은 지금까지도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 세월이 지나고 아이를 낳으며 나의 분신들을 위해 희생을 하다 보니 내면은 단단해지고 깊어졌다. 뿌듯하기도 하고 연기자의 숙명에서 봐도 그런 노련함이 연기에 묻어나니 훨씬 더 좋다. 또한 그때의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추억의 장소가 따로 있는가?
 
동네 곳곳이 다 추억의 명소인 것 같다. 어릴 적 옥곡동 다리 밑에서 수영하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다리 밑에서 노래 부르며 놀기도 하고, 연극반 활동을 할 당시 대사를 되뇌기도 했다. 고향에 다시 돌아와 그리웠던 장소들을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극반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연극으로 시작한 연기 인생이다 보니 연극 무대가 그립지는 않은가?
 
많이 그립다. 육아를 하면서 공백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그 공백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것은 연극이었다. 사실 연기자가 연극을 하긴 쉽지 않다. 연극을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만, 이미 연기를 하다가 연극배우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조금 퇴보하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태가 연극이고 연극을 하면서 스크린 연기자를 꿈꾼 탓에 그때 그 희열과 에너지 충만한 나의 모습들이 그리운 적이 많았다. 또 내 열정에 불을 지필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국화 꽃 향기’라는 연극 작품을 했다. 그 당시 내 집에 와 있는 듯한 기분에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연극을 많이 하고 싶다.

 비교적 다른 분야보다 더 치열한 연예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생들도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그것을 찾아야 한다. 쉽게 지치고 포기하는 사람은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 다음엔 그 일에 맹목적으로 열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분명 그 분야의 장인이 돼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었기에 내면이 더 단단해 질 수밖에 없었고 오기와 뚝심이 생겼다. 또 자부심도 강했기 때문에 내가 실력으로 뒤처지거나 모자란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모습과 다르게 포장된 이미지로 살아가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그러다보면 정작 자신의 모습을 잃고 공허함이 찾아올 것 같다.
 
종종 ‘진짜 내 모습이 뭐지’ 하는 의문이 든다. 작품에서 배역을 맡고, 그 배역으로 살다 보면 작품이 끝나고도 내면에 그 배역이 남아 있다. 나 자신을 찾을 시간도 없이 맞물려서 계속 연기를 하다 보면 정말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내 모습을 찾고 싶어 휴식을 취하고자 하면 ‘대중들에게 잊히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이 찾아온다. 그런 나에게 치료제가 되어준 것은 내 고향 경산이고, 지금 내가 운영하는 카페인 ‘레드카펫’이다.

 

 오승은의 두 번째 이야기, 커피 그 향기에 취하다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았나?
 
평소에 커피를 좋아해 집에서 머신을 사놓고 내려 마시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혼자 먹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인들과 한잔, 두잔 씩 나누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카페가 됐다. 커피를 나눠 마시는 것이 내 직업이 된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게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바리스타가 아닌 오승은의 모습을 떠올려 본 적이 있는가?
 
아기엄마가 돼서 연기자 생활을 계속했을 것 같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비로소 지금의 오승은이 됐다. 자꾸 끊임없이 뭔가에 도전해야 늙지 않는다. 부딪치고 깨지더라도 자꾸 도전해야 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현재의 삶에 안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계속 달려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열정 가득한 오승은으로 남아 있는 비결이다.

 바리스타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면?
 
상업적인 의도를 갖고 시작한 카페가 아닌 만큼 많은 사람이 이곳을 통해 소통하고, 마음의 위로도 받고, 사랑이 싹트기도 하는 등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한다. 이런 기회는 신께서 주신 보너스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런 보너스들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자극해서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그러려면 나 자신 또한 자기계발이 필요할 것이다.

 대중이 본인을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줬으면 하는가?
 대단한 수식어가 붙는 사람은 원치 않는다. 그냥 에너지 넘치는 사람, 그리고 인간미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수많은 작품을 하며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냥 ‘오승은’이라는 사람 그 자체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고향 사람들이 봤을 때도 “우리 고향 출신 오승은인데, 저 배우 참 연기도 잘하고 좋지만 사람 좋더라”하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결국엔 그것이 기본이 돼서 좋은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고향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을 하더라도 열정적으로 미쳐서 했으면 한다. 젊음이 주는 것을 누리며 뭐가 됐든 간에 그것을 만끽하고 즐겼으면 한다. 놀더라도 1등으로 잘 놀면 된다. 열심히 놀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또 공부하고 사랑하고 열심히 살다 보면 결국에는 누가 봐도 탐낼만한 그런 인재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무한에너지로 하루하루 시간을 아끼고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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