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공유와 정서적 공감
지식의 공유와 정서적 공감
  • 백승대 교수(사회학과)
  • 승인 2012.11.29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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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 학생들을 위한 외부 강사 강연 안내 플래카드가 교정에 나부끼고 있다. 과거에도 외부의 유명인사가 대학에 들어와 특강을 한 사례는 많았지만 최근에 대학 사회에서 불고 있는 강연 문화 바람은 조금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안철수, 박경철, 김제동씨 등이 의기투합하여 전국의 각 대학을 돌면서 <청춘콘서트>를 풀어놓자 그것이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면서 대학의 강연 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일어났다.
대학 강연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준 <청춘콘서트>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는 특정인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 되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그러나 대학사회가 성찰해야 할 것은 <청춘콘서트>가 어떻게 해서 대학사회의 강연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자기 영역에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던 세 사람이 <청춘콘서트>를 통해 일방적으로 자기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아니라 쌍방적인 토크쇼 형태로 젊은 세대들과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이 젊은 세대들에게 감동을 준 것으로 보인다. 취업을 위해 졸업을 유예할 정도로 팍팍한 삶을 사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위안의 메시지 혹은 힐링(healing)의 메시지가 절실할지 모른다. 기성세대들 가운데에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이 자기 세대에 비해 특별히 더 고생하는 게 뭐가 있느냐, 우리도 고달픈 청춘을 보냈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스트셀러가 된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빗대 기성세대가 “도대체 뭐가 아프냐?”고 젊은 세대를 힐난한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입과 귀를 닫을 것이다.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강연은 본래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목적이다. 대학 사회에 몸담고 있는 젊은이들이 갈구하는 지식과 정보의 종류는 대학 사회의 지식과 정보에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지식기반사회에서 지식은 매우 유용한 자원이기 때문에 대학 사회 안팎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고자 하는 것은 의미 있는 활동이다. 대학의 강연 문화가 많은 대학생들의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의 특징으로 흔히 이야기되는, 사이버공간을 활용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 흐름을 생각한다면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강연 문화의 활성화는 우리에게 뭔가를 생각하게 된다. 즉,  대학의 강연 문화가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공유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강사가 전해주는 지식과 정보도 중요하지만, 강사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박수치고 얼굴을 맞대면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젊은이들에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접촉 공간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대면적인 접촉이야말로 정서적 공감을 낳을 수 있는 중요한 통로이다.
강연 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목도하면서 대학 사회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의 강의실 문화도 대면적인 접촉의 장점을 살려, 지식의 공유와 정서적 공감을 함께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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