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전에 진보진영이 내건 무상급식 공약은 선거에서 큰 이슈가 돼 먹거리 문제를 복지의 범위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였다. 배우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꼭 필요한 복지 분야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여러 여론조사기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략 국민 4명 중 3명이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이 주제였다. 하지만 복지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것이라면 먹거리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대학생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비싼 등록금을 내며 좁은 취업문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생들. 요즘 대학생들은 ‘88만원 세대’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대표적인 경제적·사회적 약자에 속한다.
이런 측면에서 무상급식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학은 학생들의 먹거리 문제를 복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학생 식당을 통해 이익을 추구 하지 않겠다는 자세와 최저입찰제로 위탁업체를 선정하는 정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우리 대학 식당들은 학교 측에서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위탁업체는 물론 영리를 목적으로 식당을 운영한다. 학교가 식당을 통해 이익을 보지 않을 뿐 위탁업체는 철저히 영리를 목적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특히 캠퍼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운영되는 학생 식당은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을 통한 음식의 질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는 곧장 음식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오죽하면 ‘학생 식당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타 대학 사례를 보면 학생식당의 질이 좋기로 소문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에서는 대학 직영 방식이나 생활협동조합 직영 방식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 대학은 직영 방식이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로 위탁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진정 일류 대학으로 거듭나려면 이러한 문제들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참교육을 실현하는 것은 분명히 대학의 몫이다.
밖에서의 무상급식 논쟁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이야기하기 전에 누가 이러한 복지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학본부가 학생식당의 질 문제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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