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신입생 인터뷰]서른일곱, 스무살로 살다
[이색 신입생 인터뷰]서른일곱, 스무살로 살다
  • 편집국
  • 승인 2007.06.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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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현(약학과1)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오후, 중앙도서관 앞 나무 숲 사이 벤치에서 삼성그룹 인사과장이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버리고, 나이 37세에 약학과 신입생으로 입학한 조세현씨를 만났다. 생각보다 어려보이는 모습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는 말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Q:다시 시작하시는 대학 생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삼성그룹 인사과장을 하시다가 다시 대학에 입학하신 것으로 아는데, 다시 입학하시게 된 사연을 간단히 듣고 싶습니다.
A:대학을 졸업할 당시 전공이었던 경제학이 너무 재미있어서 대학원에 진학하고 유학을 갔다 와서 교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제가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있는 집안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한 푼이라도 벌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삼성이었습니다. 삼성에서 보낸 10년은 지금 다시 돌아보아도 조금의 후회도 없습니다. 제가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인정해주는 상사를 만났고, 저의 판단과 지시를 존중해주는 후배를 만나 제가 가진 모든 걸 다 펼쳐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신없이 달려온 10년이 지나고 한숨을 돌리면서 저는 저의 40대 이후 삶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쁘게 살 수밖에 없었던 10년 동안에는 그런 고민이 사치였지만 한숨을 돌린 그 때는 아주 심각한 고민으로 다가왔습니다. 결심하고 1주일만에 사표를 냈습니다. 제가 짊어졌던 짐을 어느 정도 벗어버린 그 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공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에 40대 이후의 삶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길을 택했던 것입니다.

Q:요즘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A:인생 두 번 살고 있다는 말이 가장 정확할 것 같습니다. 직장에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때 치열하게 살지 못했던 것을 뒤늦게 후회합니다. 지금 저에게 주어진 제 인생에 다시올 수 없는 4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보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계획 세운 것이 「드럼배우기, 책 마음껏 읽기, 글 열심히 쓰기, 영어회화 배우기」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대학 때 그룹사운드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경산역 앞에 있는 음악학원에 등록해서 드럼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제 대학생활은 멋진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 생활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했던 책을 마음껏 읽고 있습니다.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절감했기 때문에 4년 동안 제 생각을 가능한 많이 글로 옮기는 연습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재학 중에 꼭 영어회화를 배우고 싶습니다. 제 아이들이 좀 더 컷을 때 아이들을 데리고 외국여행을 꼭 가고 싶고, 여행을 가서 아이들 앞에서 좀 더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는 소망 때문입니다.

Q:인터뷰가 끝날 때쯤 대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여쭤보려 했는데 벌써 그 대답까지 다 해주셨네요. 지금 경산에는 혼자 와 계신다고 하던데 아이들이 많이 보고 싶으시겠어요?
A:아이들과 집사람이 많이 보고 싶죠. 주중에는 학교에 있고, 금요일 오후에 집에 올라갔다가 월요일 새벽차를 타고 내려오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그렇게 하는 것이 피곤하긴 하지만, 그렇게라도 가족들을 보지 않으면 커 가는 아이들이 아빠를 잊어버릴 것 같고, 또 제 학비는 제가 벌어서 다니겠다고 집사람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과외도 해야 해서 매주 올라갑니다. 단지 집에 올라가도 과외 때문에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없는 게 많이 미안할 뿐이죠.

Q:이 글을 읽는 영대 재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삼성의 인사과장을 지낸 경험으로 요즘의 취업난을 넘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A: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각 기업의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명확한 기준은 있습니다. 「공부만 하는 모범생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항상 변화를 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대학 생활이 취업을 위한 예비학교 개념은 아니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데 어떤 직업을 택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므로, 어차피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대학 생활도 달라져야 합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기업에서 원하는 기본 학점을 취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 외 시간은 「나를 세우는 데」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아리 활동, 여행, 독서 등 많은 직간접 경험을 통해 내 생각을 정립하는 것, 그렇게 정립된 내 생각을 글과 말로써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당장 필요한 정보만 외우기 보다 지식이 지혜로 체화되도록 노력하는 대학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대학 생활 동안 세운 계획 모든 것을 다 이루시기를 기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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