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HIP해!
텍스트 HIP해!
  • 김규리 기자, 차승효 기자, 장윤아 준기자, 한지혜 준기자
  • 승인 2024.09.02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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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행위가 당연하지 않은 시대, 사람들이 ‘텍스트’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의 텍스트는 단순한 글을 의미했으며, 이를 이용한 문화생활은 흔치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양한 경로에서 텍스트와 관련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HIP’한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는 어떤 방식으로 텍스트를 ‘HIP’하게 즐기고 있을까?

읽고 쓰는 나 멋지죠?

서울국제도서전 현장
서울국제도서전 현장

 최근 독서 고나련 대중문화 발달, 텍스트 중심 서비스 이용자 증가 등으로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는 독서와 기록 등 텍스트와 관련한 행위를 멋지다고 느끼는 트렌드를 이르는 말이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퍼져가는 해당 트렌드는 텍스트를 읽고 쓰는 것에서 나아가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양상이다.
 요즘은 책 이렇게 읽어!=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독서에 대한 관심이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는 20대 독서율이 74.5%로 성인 독서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이들은 종이책뿐만 아니라 북튜브(책 유튜브) 오디오 북 전자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읽는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전자책 이용률은 58.3%로, 사상 처음으로 종이책 이용률을 넘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독서 방식의 변화는 디지털 매체가 영향을 끼치는 모든 영역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 대학교는 학생들의 독서 방식에 따라 지난 2월 구독형 전자책(eBook)인 YES24 크레마클럽과 제휴를 맺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석주 학술정보팀 담당자는 “학생들이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꾸준히 책을 가까이하다 보면 점차 양질의 독서 습관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책 바에서 독서를 즐기는 모습(사진 제공='수르채그' SNS계정)
책 바에서 독서를 즐기는 모습(사진 제공='수르채그' SNS계정)

 이색 공간에서 피어나는 텍스트=청년층은 독서를 일종의 놀이문화로 인식한다. 랭키파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개최된 ‘2024 서울국제도서전’의 전체 방문객 중 20·30세대의 비중이 73%에 달했다. 이들은 출판사 전시 공간의 굿즈를 사고, 인증 사진을 찍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도서전을 즐겼다. 이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층은 SNS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책을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텍스트를 주제로 한 이색 공간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인 책 바(Bar), 편지를 써 타인의 편지와 교환하는 카페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혁진 책 바 수르채그 대표는 “책 바를 방문한 손님의 주 연령층은 20·30대”라며 “위스키 한 잔과 함께 편지 쓰기와 독서를 즐기며 텍스트에 대한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텍스트 플랫폼으로 나누는 일상=텍스트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과 SNS 발달로 인해 텍스트 관련 플랫폼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이에 텍스트를 통해 소통하는 Thread(이하 스레드) 플랫폼이 청년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스레드의 국내 *MAU는 2,643,74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대가 39.8%로 가장 높았다. 더불어 젊은 층 사이에서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온라인 일기장’으로 여겨진다. 평소 네이버 블로그로 일상을 기록하는 한서진 씨(정치외교1)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온라인에 공유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텍스트 힙, 좋게 봐주세요!=텍스트 힙 트렌드로 인해 SNS에 자신의 독서 일상을 공유하고, 글로써 사람들과 소통하는 문화가 확장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텍스트 힙 문화가 과시적이라며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더불어 텍스트 힙을 무분별하게 따라 하거나 상품화하는 현상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텍스트 힙 문화가 과시적으로 보일지라도 텍스트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독서 문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텍스트 힙 문화를 지나치게 과시적인 행위로 여기기보단 본질과 맥락에 맞게 이를 긍정적으로 확산시킬 방향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MAU: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한 수를 나타내는 지표

#왓츠유얼라이크

챌린지 이벤트에 참여한 독자의 책장
챌린지 이벤트에 참여한 독자의 책장

 최근 #북톡(booktok) #북스타그램 등 SNS 인증과 같은 방식으로 책을 향유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이에 착안해 ‘#왓츠인마이책장 챌린지’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죠. 해당 챌린지는 서로의 책장을 보여주며 독서 취향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X(트위터)에서 많은 릴레이 인증이 이어졌답니다. 그중 서점보다 더 서점 같은 서가, 3중 슬라이드 책장을 사용하는 독서광인들의 책장이 눈길을 끌었어요. 또 앨범, 피규어 등 아끼는 무언가로 가득 찬 ‘책 없는 책장’도 인상 깊었죠.
 해당 챌린지에 참여한 독자들은 본인의 책장을 살피면서 몰랐던 취향을 알아가고, 타인의 책장을 통해 다양한 독서 세계에 도전해 볼 수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책과 가깝지 않았던 사람도 새롭게 독서의 동기를 얻을 수 있죠. 특히나 독자들은 ‘#왓츠인마이책장’ 해시태그를 통해 본인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비슷한 취향의 친구를 찾아요. 서로의 독서 장르를 자연스럽게 밝힐 수 있는 매개체로 역할 한 거죠. 다양한 책장 공유 사례들은 독서가 하나의 즐거운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걸 시사해요. 이와 같이 독서는 더 이상 지루한 활동이 아닌 따라 하고 싶은 근사한 문화로 여겨집니다. 
 젊은 층에 텍스트 힙 트렌드와 텍스트 콘텐츠는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통해요. 챌린지 이벤트 또한 책장으로 관심 있는 영역과 분야를 공유하기에 텍스트 힙과 동일한 지점을 공유하죠. 많은 사람이 책과 독서를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인식하면 좋겠어요. 일상에서 독서를 지속할 방법은 각양각색이에요. 꼭 책 한 권을 완독하는 일만이 독서가 아니라, 감명 깊은 한 줄을 필사하거나 멋진 책표지를 SNS에 공유하는 등 책을 즐기는 모든 활동이 독서로 자리 잡았으면 해요. 이번 #왓츠인마이책장 챌린지를 통해 텍스트 힙 현상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독서 문화로 나아가기를 바라요.


박숙경 예스24 브랜드 마케팅팀 과장

텍스트 놀이 속으로 Zoom in!

  필자는 최근 유행하는 #왓츠인마이책장에 참여해 나의 독서 취향을 공유해 보는 경험을 했다. 우선 책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책장을 정리했다. 오른쪽부터 판타지 소설을 배치했으며, 만화 수필 인문학 순서로 정리했다. 재미와 궁금증에 이끌려 한 권, 두 권 구입한 책들이 이젠 책장을 가득 채웠다. 구입하고 읽지 않은 책과 읽다가 포기한 책들도 있지만 언젠가 모두 읽으리라 다짐한다.
 책들이 쌓일수록 나의 지혜와 지식이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책을 정리한 후 몇 가지의 피규어를 장식했다. 책장은 책을 보관하는 용도를 넘어 방의 인테리어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들과 피규어를 장식하고 나니 보기 좋은 책장 한 개가 완성됐다.

  얼마 전 SNS를 통해 서울국제도서전 문학동네 부스에서 진행한 ‘북꾸’ 관련 게시물을 보게 됐다. 이는 책 위에 자신만의 취향으로 스티커를 붙이고 메모지에 좋아하는 문장을 쓰는 등 독서하며 책을 꾸미는 문화이다.
 이에 흥미를 느낀 나는 집에 있던 꾸미기 용품을 꺼냈다. 책을 한 줄 한 줄 읽으며 등장인물의 감정이 표현된 부분에는 스티커를 붙이고, 메모지 속에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기록했다. 책을 꾸미며 읽다 보니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랑에 빠진 주인공의 떨리는 감정, 친구들과 함께 놀며 행복했던 감정 등 인물들의 감정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인물의 관계성도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다.
 독서에 흥미를 잃은 나에게 책 꾸미기는 새로운 재미로 다가왔다. 이에 더해 나만의 예쁜 책 한 권이 탄생한 기분이 들어 뿌듯했다.
 책을 재밌게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방법을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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