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전공자들이 최소한의 코딩만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웹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노코드·로코드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노코드·로코드의 성장 배경과 활용 사례, 전망 등을 톺아봤다.
시민개발자의 탄생, 쉬운 개발의 시대
최근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며 시민 개발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누구나 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와 로코드가 주목받게 됐다. 지금부터 노코드·로코드에 대해 알아보자!
Do ‘YU’ know 노코드·로코드?=노코드(no-code)는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워크플로우(Workflow)를 자동화할 수 있는 개발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반면, 로코드(low-code)는 노코드와 달리 코딩 능력이 일부 필요하지만, 기존 개발에 비해 간단한 코드 작성만으로도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코드·로코드의 등장 배경 중 하나로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최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회 전반의 변화가 촉진되면서 디지털 소비 또한 증가했다. 이에 노코드·로코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는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디지털을 이용해 소비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종욱 동의대 교수(컴퓨터공학과)는 “비즈니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다양한 산업에서 노코드·로코드의 도입이 활발해지며 노코드·로코드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은 내가 개발자!=노코드·로코드는 최소한의 코딩 지식만을 갖춘 사람들도 쉽게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개발자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개발 업무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실제 노코드·로코드 플랫폼을 이용해 본 임유리 씨(시각디자인3)는 “노코드·로코드 플랫폼의 경우 화면에 있는 기능들의 사용 방법만 안다면 쉽게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고 말했다. 더불어 장종욱 교수는 “누구나 기술적 제약 없이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며 노코드·로코드의 가능성을 긍정했다.
노코드·로코드는 비개발자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도 유익한 기술이다. 개발자들은 노코드·로코드를 통해 규칙적인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핵심 경쟁이 되는 어려운 프로그래밍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비개발자와 업무 과정을 공유하면서 더욱 빠른 사업 실행이 가능하다. 한노아 SAS코리아 분석 책임 컨설턴트는 “개발에 능숙한 개발자도 노코드·로코드 솔루션을 활용하면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의 조력자, 노코드·로코드=이와 같은 노코드·로코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금융, 제조 등의 전문 분야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분석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한노아 컨설턴트는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은 있지만 코딩 능력이 부족한 경우 노코드·로코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노코드는 데이터 분석 뿐만 아니라 업무의 생산성 증진과 사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마케터, 예비 창업가 등이 주로 접속하는 ‘노코드 캠프’에서는 *CS나 결제 안내 등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필수적인 업무를 자동화할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장병준 노코드 캠프 대표는 “노코드의 확산은 전 사회적인 생산성의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코드·로코드, 그대는 선물입니다=노코드는 코딩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비개발자에게 ▲사업 ▲포트폴리오 ▲학습 등 다양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코드를 활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관한 교육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지난 7월 비전공자를 위한 데이터 활용 교육을 실시한 기업 에이블런은 대구빅데이터활용센터에서 대구 시민을 대상으로 노코드 데이터 분석 특강을 개최했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교에서도 노코드·로코드 활용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한남대를 비롯한 대전권 4개 대학은 로코드 전문기업 ‘클로잇’과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당 대학들은 대학생 및 예비창업가에게 기술 트렌드와 실습 교육을 열어 개발의 문턱을 낮추고자 했다.
우리 대학교의 ‘지역사탐구와 디지털재생’ 수업에서도 학생들의 노코드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해당 수업에서는 노코드를 활용한 웹사이트 제작과 위키 작성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에 류준형 교수(역사학과)는 “노코드·로코드가 업무와 교육 등에 활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기획과 창작의 영역이 핵심이기 때문에 앞으로 노코드 툴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코드로 나아가는 길=한편, 여러 방면에서 노코드·로코드를 활용하고 있지만 대중화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코드·로코드가 정해진 플랫폼 내 개발이 이뤄져 결과물의 다양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보안 문제도 지적돼 ▲데이터 암호화 ▲열람 등 권한 부여 ▲인증 메커니즘 등 노코드·로코드 앱에 신뢰할 수 있는 장치를 심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장원두 부경대 교수(컴퓨터·인공지능공학부)는 “ChatGPT와 같은 자연어 기반 툴을 노코드·로코드 툴과 함께 이용해 코드를 처음 작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와 같은 한계점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 속 노코드·로코드를 *프로토타입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해당 주장에 따르면 현재 노코드·로코드의 한계점을 필연적으로 인식해야 하며, 프로그램의 구성적 체계를 다져나가야 한다. 이에 한노아 컨설턴트는 “데이터를 프로그램화하기 위해 노코드·로코드를 설계도로 삼아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워크플로우(Workflow): 업무의 구성과 순서, 담당자 등 작업의 운영 절차를 뜻함
*CS: Customer Satisfaction의 약자로 반품 및 환불 처리, 고객 응대 등 고객 관리 서비스를 통칭하는 용어
*프로토타입: 원래의 형태 또는 전형적인 예, 기초 또는 표준
기자들의 노코드·로코드 체험 현장
기자는 영대신문의 70주년을 기념해 지나온 역사를 되돌아보며, 유의미한 기록물을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보고 싶었다. 영대신문은 대학언론사로서 ▲대선 ▲민주항쟁 ▲학생 운동 등 한국 근대사를 비롯한 우리 대학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남겼다. 이에 노코드 툴 ‘Framer’를 이용해 영대신문이 촬영하고 취재한 어느 날을 업데이트해봤다.
‘Framer’는 디자인과 개발 경험이 부족해도 매력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해당 툴은 기본적인 페이지에 사진 삽입, 글자 변경만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구현할 수 있다. 더불어 온라인에 웹사이트가 바로 게시돼 다수에게 공유할 수 있어 편리했다.
다만, 프로그램의 특성상 툴에 의존하게 되고, 사용자 공유 작업에도 한계가 있다. 또한 이를 처음 접한 학생들은 사용 방법과 기능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영어로 된 홈페이지를 한국어로 변경할 수 있지만, 디자인 툴에 익숙하지 않거나 어떤 기능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Framer에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노코드 툴을 사용할 때는 명확한 목적 인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1980~1990년대의 학생 운동과 우리 대학교의 역사, 그와 관련한 영대신문의 기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싶다는 목적을 가지고 웹사이트를 제작했다. 이에 각종 사진에 기사의 링크를 걸어 터치 한 번으로 기사를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우리 대학교의 발자취가 디지털로 이어져 영대신문의 사우 선배님도 쉽게 본교의 역사와 기사를 찾아볼 수 있어 의미가 특별하다. 이번 경험을 통해 노코드 툴의 가능성을 실감했으며,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더 많은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노코드·로코드 서비스인 바티AI를 이용해 기사 크롤링을 제작해봤다. 기사 크롤링의 경우 사용자가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이와 관련된 뉴스 기사와 그 외 다양한 글들이 제시된다. 이를 통해 일일이 기사를 찾아보지 않아도 한눈에 관련된 기사를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또한 기사 본문을 비롯한 ▲게시 날짜 ▲링크 ▲언론사 명 등 구체적인 정보가 명시돼 있어 편리했다. 따라서 ▲교수 ▲마케터 ▲학생 등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라 느꼈다. 일상 혹은 업무과정에서 단순반복적인 일과 양질의 생각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때 바티AI를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분배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구조와 기능에 관한 설명, 템플릿 사용 방법 등을 알려주는 영상과 안내 글이 탑재돼 있어 쉽게 제작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덕분에 코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어도 앱 제작이 가능했다. 그러나 노코드·로코드 플랫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영상과 안내 글만 보고 따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바티AI 내에 다양한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설명만으로 이해 및 활용하기에는 무리였다. 이에 처음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가독성이 뛰어난 사용 지침서를 제공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