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눈 마주칠 결심
[영봉]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눈 마주칠 결심
  • 곽려원 편집국장
  • 승인 2024.05.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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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전공 수업 시간에 평생 잊지 못할 광고 한 편을 봤다. 그 광고는 Dove 사의 ‘Real Beauty Sketch’로, 광고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광고의 첫 장면에는 과거 경찰국에서 근무한 몽타주 아티스트가 등장한다. 그다음 장면에 나오는 여성들은 몽타주 아티스트에게 자신의 인상착의를 설명한다. 이때 그들이 말하는 자신의 모습은 흉터, 주근깨, 큰 체격 등 주로 콤플렉스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다. 몽타주 아티스트는 그들의 설명을 기반해 그림을 그렸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앞의 장면과는 반대로 등장인물이 타인의 외모를 몽타주 아티스트에게 묘사하고, 그는 이를 바탕으로 연필을 움직였다.

 여기서 완성된 두 그림 속 인물은 같은 모델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지만, 매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묘사했을 때 그려진 그림에서는 단점이 부각됐지만, 타인의 설명으로 완성된 그림은 그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표현을 바탕으로 완성된 그림보다, 타인의 표현으로 그려진 그림이 오히려 모델의 실물과 닮아 있었다. 그리고 이 광고는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라는 문구가 나오면서 마무리된다.

 필자는 평소 자신의 모습을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다. 거울 속 비친 모습을 들여다보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보이기 일쑤였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공들여 화장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등굣길 지하철에 탑승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지하철 빈자리에 앉아 맞은편 유리 속 비친 나의 얼굴을 볼 때면 애써 유리 속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눈을 감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급하게 나오느라 화장을 하지 못한 날이면,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쓰고 나오기에 바빴다. 이러한 필자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은 ‘너는 자존감이 너무 낮다’고 이야기했지만, 예의상 하는 말이라 생각하며 귀담아듣지 않았다.

 언젠가 하굣길에 필자의 친구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마기꾼인 것 같아. 그래서 마스크를 벗을 때마다 사람들이 놀랄 것 같아서 걱정돼.’ 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필자가 놀란 것은 친구의 마스크 벗은 얼굴이 아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를 친구에게 털어놓자, 친구 역시 필자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본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외모는 단점투성이일지 모르겠으나, 타인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름다움은 자기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할 때 생기는 법이다. 그럴 때 당신은 가장 아름답다.’ 미국의 영화배우 겸 가수 조이 크라비츠는 말했다. 우리는 흔히 스스로가 정한 엄격한 외모 잣대를 기준으로 자신의 외모를 바라보곤 한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특정 인물만의 소유물이 아니며, 절대적 기준이 아니다. 그녀가 남긴 말처럼 우리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필자도 거울과 유리에 비친 나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곧바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모습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본인 스스로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나만의 ‘Real Beauty Sketch’를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마기꾼: ‘마스크+사기꾼’의 합성어로, 마스크를 벗었을 때의 모습이 착용했을 때와 (상상한 얼굴이나 상태와) 많이 다를 때 사용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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