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회 천마문화상] 심사평(소설)
[53회 천마문화상] 심사평(소설)
  • 노상래 교수(국어국문학과)
  • 승인 2022.12.01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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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학년도 천마문화상 소설 부문에는 총 19편이 응모되었다. 전반적으로 고른 수준이었다. 그래서일까, 빼어난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상향 평준화되어 수작을 고르기 어려운 형국이었다.

 기준을 세웠다. 첫째, 독자들에게 불러일으킬 공감이다. 둘째, 작품을 끌어가는 힘이 있는가를 보았다. 셋째,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뤄 독자에게 참신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따져보았다. 그리고 이 세 가지 기준이 작가의 치밀한 글쓰기 전략 아래 서로 밀고 당기거나 하나로 뭉쳐 독자들에게 다음 문장을 읽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자아내는지가 관건이었다.

 세 작품을 골라냈다. 양철 나무꾼과 양철 나무꾼, 「某神의 생, 비상(非想)이다. 양철 나무꾼과 양철 나무꾼은 인간이 되고 싶은 양철 나무꾼양철 나무꾼으로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교묘하게 교차시키면서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접점을 만들려는 고뇌가 읽힌다. 장자의 나비의 꿈이 겹치는 이야기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허상을 쫓으나 결국 그 허상으로 본질을 상실하고 마는 인간은 누구인가 되묻는 서사가 이색적이었다. 「某神의 생아낌없이 주는 나무이야기이다. 조건 없는 희생이 만들어내는 잔잔한 울림 속에서 인간의 고귀함을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비상은 아파야 성숙해질 수 있다는 투박한 진리를 다시금 곱씹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맑고, 차고, 파란하늘을 죽음으로 비상(飛上)하는 이야기가 아팠다. 젊은이의 고뇌는 죽음으로 끝맺음할 수도 있음을 고지하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심사숙고하였다.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선정되지 못하였다고 자책하거나 선정되었다고 자만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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