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결로 파도를 이루다, 스톱모션
작은 물결로 파도를 이루다, 스톱모션
  • 김혜경 준기자, 박미현 준기자
  • 승인 2022.10.0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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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 치즈는 어떤 맛일까?’ 어릴 적 ‘월레스와 그로밋’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것이다. 
어딘가 모르게 투박한 영상미와 기묘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해당 애니메이션은 ‘스톱모션’이라는 영상 기법을 통해 탄생했다. 스톱모션은 어떤 기법일까? 본지에서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춤추는 사진, 스톱모션!


 ‘스톱모션’이란 정지된 상태의 인형이나 오브제를 1프레임 단위로 조금씩 움직여 카메라로 촬영하는 애니메이션 제작기법이다. 많은 대학생이 어린 시절 접했던 ‘꼬마 펭귄 핑구’, ‘코렐라인’ 등은 스톱모션 제작기법으로 제작됐다.

 스톱모션을 아시나요?=스톱모션은 바란도프 스튜디오에서 만든 1976년도 작품 <패트와 매트>로부터 시작됐다. 스톱모션은 한 프레임씩 촬영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영사한 ‘프레임 바이 프레임’의 형식으로 제작된다. 이를 이용하면 인간의 눈은 프레임을 사진 한 장으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움직임으로 이해한다. 김홍중 Masco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대표는 “영상에서 사물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는 1초에 24개의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톱모션은 실존하는 오브제를 활용한다. 입체 캐릭터 제작 후 사람이 직접 촬영하기 때문에 평면 애니메이션 대비 현실감과 몰입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다만 다른 애니메이션 기법에 비해 배경 및 소품을 제작하는 시간에 큰 노력이 투입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퀸비의 스톱모션’ 영상 제작자는 “스톱모션 영상 제작은 재료나 소재에 대한 지식, 타이밍 감각, 캐릭터의 연기 외에도 끈기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MZ세대에게 선택받은 스톱모션=MZ세대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레트로’와 ‘뉴’를 합한 ‘뉴트로’처럼 ‘복고’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로 인해 유튜브와 OTT 플랫폼에서 스톱모션 콘텐츠는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김소영 경일대 교수(만화애니메이션학부)는 “스톱모션 영상 특유의 투박하고 레트로한 느낌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톱모션 유튜브 채널 규모를 통해 MZ세대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에 따르면 ‘I like home’, ‘진영예술가’ 등 스톱모션 유튜버 중 구독자 10만이 넘는 ‘실버 버튼’ 채널만 수십 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소영 교수는 “스톱모션은 제작하는 방식이 간단해, 스톱모션 영상 촬영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톱모션을 홍보매체로?=스톱모션은 교육 및 지역홍보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대구학생예술창작터는 전통 음식을 스톱모션 영상으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인 ‘K-FOOD’를 진행했다. 이는 학교 미술 교육과정과 연계해, 전통 음식 재료 및 요리 과정을 지역 학생들에게 교육하고자 시행됐다. 서유정 대구학생예술창작터 강사는 “스톱모션 영상 자체에 흥미를 갖고 참여하는 학생도 많아,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전했다. 더불어 지난 1월 20일, 안산시는 지역에서 열리는 ‘김홍도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스톱모션 영상 ‘김홍도 그림이 움직인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대희 안산시 관광과 담당자는 “MZ세대의 흥미와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스톱모션 영상을 택했다”고 밝혔다.

 스톱모션의 오늘과 내일=스톱모션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주류 영화 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콤마 스튜디오, ㈜탁훈엔터프라이즈 등 일부 국내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스톱모션 콘텐츠가 제작됐다. 이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대한 매니아층이 두꺼워져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는 추세이다. 김소영 교수는 “최근 스톱모션 제작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스톱모션 산업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눈으로 보는 ASMR의 지은이를 만나다!

 

양쑤의 클레이툰

'금댕이와 은냥이'의 장면
'금댕이와 은냥이'의 장면

 유튜브 ‘양쑤의 클레이툰’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귀여운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유튜버 양쑤입니다. 작년 7월부터 ‘금댕이와 은냥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연재하고 있어요.

 클레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핑구’와 같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면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게 됐어요. 처음에는 클레이로 영화나 게임 속 캐릭터를 따라 만드는 콘텐츠를 제작했죠. 그러다 소재에 한계를 느껴 클레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색다른 방법을 찾게 됐어요.

 클레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가장 먼저 스토리보드를 그린 후 이를 토대로 최소 200장, 최대 400장 정도의 사진을 촬영해요. 그 사진들을 편집 프로그램으로 옮겨 이미지 보정, 캐릭터 목소리 녹음, 효과음과 배경음 등을 추가한 뒤 동영상으로 저장해요.

 스톱모션 영상 제작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스톱모션은 자연스러운 움직임, 흥미로운 기승전결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요. 모든 것을 충족하려 하지 마시고, 제일 자신 있는 한두 가지에 집중해서 콘텐츠를 제작하길 바라요.

 

진영예술가

'슬라임 핑뀨, 힝구의 편의점 먹방 스톱모션 2탄'의 장면
'슬라임 핑뀨, 힝구의 편의점 먹방 스톱모션 2탄'의 장면

 유튜브 ‘진영예술가’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채널 ‘진영예술가’를 운영하는 이진영입니다. 다양한 주제의 손그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어요.

 손그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16살 무렵, TV를 통해 Rachel Ryle 작가의 스톱모션을 접하게 됐어요. 처음 만난 손그림 애니메이션은 무척 매력적이었죠. 그때부터 스톱모션 영상을 스스로 제작해 보게 됐어요.

 슬라임 캐릭터의 음식 먹방 스톱모션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1인칭 위주 영상을 찍다가, 음식을 먹는 대상이 보이면 실감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대상을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이전에 촬영한 아기 슬라임 키우기 스톱모션의 캐릭터를 사용했어요. 슬라임의 편의점 먹방 스톱모션을 제작해 보니, 주변 반응이 좋아 고정 콘텐츠로 진행하게 됐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시작은 재미였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직업이 됐어요. 지금 하시는 일이 무엇이든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하세요. 좋은 결과가 아니더라도 그 경험은 삶에 좋은 자양분이 될 거예요.

 

I like home

'레고로 만든 스테이크&라끌레 치즈'의 장면
'레고로 만든 스테이크&라끌레 치즈'의 장면

 ‘I like home’ 유튜브 체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레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스톱모션은 사람들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그중 레고는 색이 다채롭고, 딱딱한 재료가 부드럽게 풀리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이에 사람들에게 레고만의 시각적 매력을 알려주고 싶어 레고 스톱모션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레고를 이용해 디테일을 살리는 섬세함의 비결이 있으신가요?
섬세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사진이 마음에 들 때까지 찍는 편이에요. 한 편당 약 10,000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어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3,000장 정도의 사진이 영상에 들어가요.

 영상 속 요리는 직접 조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하시나요?
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작하고 있어요. 시각적 효과를 위해 기존 요리 과정의 틀을 깨기도 해요.

 영상 속 등장하는 레고는 모두 어떻게 구하셨나요?
직접 구매하거나 제작사의 지원을 받고 있어요.

 스톱모션 영상 제작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스톱모션 영상 제작은 인내심이 정말 중요한 작업이에요.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작업한다면 분명히 성과가 나올 거예요.


스톱모션 영화를 소개합니다!

'더하우스' 영화 포스터
'더하우스' 영화 포스터

 블랙 코미디 애니메이션으로 스톱모션 특유의 귀여우면서도 섬뜩한 느낌을 극한으로 살린 작품이다. 동일한 집,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총 3개의 챕터가 이어지는 옴니버스식 구성이다.

 챕터 1인 ‘거짓의 속삭임’은 한 가족이 큰 저택으로 이사 가면서 시작한다. 자꾸 바뀌는 집 구조, 점점 이상하게 행동하는 부모님을 보며 주인공 ‘메이블’은 무엇인가 잘못됐음을 인지한다.

 챕터 2인 ‘아무도 모르는 진실’에서 건설분양자인 주인공은 대출까지 받아 집 한 채에 모든 것을 투자한다. 하지만 벌레가 나오고 무전취식 하려는 커플이 등장하는 등 일이 풀리지 않는다.

‘로사’는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으나, 점점 차오르는 해수면에 사람들이 모두 떠난다. 로사 역시 집을 떠나갈지 머물지 고민하게 된다.

 

'코렐라인: 비밀의 문' 영화 포스터
'코렐라인: 비밀의 문' 영화 포스터

 가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단추로 꿰매야 하는 등 기이한 묘사와 캐릭터 디자인 때문에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무서운 편이다. 하지만 몰입감 높은 연출과 깔끔한 스토리로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인공 ‘코렐라인’은 새로 이사한 집에서 숨겨진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 문은 또 다른 세계의 입구였다. 코렐라인은 모든 것이 이뤄지는 세계에 점차 마음을 뺏기게 된다. 그러나 이 세계는 마녀가 만든 곳이었고, 마녀는 코렐라인이 이곳에 머물기를 강요하며 집으로 돌아가려는 코렐라인을 가둬 버린다. 그곳에 있던 아이 유령 셋은 코렐라인에게 자신의 눈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이후 코렐라인의 부모님마저 마녀에게 납치당하게 되면서, 코렐라인은 마녀에게 자신이 유령의 눈알과 부모님을 찾으면 전부 놓아 달라고 요구한다. 내기가 성사되고, 코렐라인은 모두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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