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관련 시장들이 확장되면서 키덜트들의 활동지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키덜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본지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해당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들면서 느낀다, 마이하비=대구 대명동에 위치한 마이하비는 개업한 지 10년 된 프라모델 가게다. 오랜 기간을 운영한 만큼 프라모델을 사랑하는 키덜트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마이하비의 이호원 대표는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프라모델을 놓기 싫어서’라고 전했다. 처음엔 한 모형가게 대표가 그에게 가게 아르바이트를 부탁했는데, 그때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프라모델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지게 했다. 이호원 대표는 “프라모델을 좋아하고, 이 문화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인생을 걸었다”고 했다. 마이하비는 다른 프라모델 가게와 차별화된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프라모델 가게는 주로 완성된 프라모델을 팔고 있다. 마이하비는 과거의 운영방식으로 프라모델을 직접 조립할 수 있어 사람들이 이 문화를 단어로서 키덜트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호원 대표는 키덜트가 너무 아름다운 단어로 각인된 것 같다고 전했다. 키덜트는 거창한 것이 아닌 소소한 문화인데 사람들이 단정 지어 버렸다는 것이 이유다. 이호원 대표는 “키덜트라는 단어가 울타리로 작용해 키덜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어릴 때 느낀 감수성 그대로, 오드피쉬=‘오드피쉬’는 대구 동성로에 위치한 소품샵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키덜트가 아닌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해당 문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대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오드피쉬의 이은실 대표는 키덜트 문화를 즐기게 된 계기에 대해 그녀는 ‘영화’라고 답했다. 어린 시절 재미로 보던 애니메이션인 ‘이상한나라의 앨리스’가 어른이 돼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그 영화 속 대사와 장면들에 깊게 빠지게 됐다고 한다. 키덜트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물건들도 캐릭터소품이 대부분이었고 주변에서는 ‘이상하다’, ‘유치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친구들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소품들을 통해 특이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그 공간이 오드피쉬가 됐다. 마지막으로 이은실 대표는 아직 키덜트 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캐릭터 영화’를 추천했다. 어린 시절에 재미로만 스쳤던 내용을 어른이 돼서 보면, 같은 대사와 장면이더라도 다르게 다가오고 그 여운이 더 오래 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은실 대표는 “단순히 소품을 사거나 피규어를 모으는 것이 아닌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 자체가 키덜트 문화의 시발점이다”며 “키덜트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동심으로 돌아가 어릴 적 좋아하던 만화나 영화를 다시 보길 추천한다”고 주장했다. 피규어의 대통령, CW갤러리=경산 대평동에 위치한 CW레스토랑&갤러리(이하 CW갤러리)는 국내 유일의 전문 피규어 박물관이다. CW갤러리 조웅 대표는 어린 시절 처음으로 간 극장에서 본 ‘스타워즈’의 감동이 그래픽 디자이너란 꿈을 갖게 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다 외국 여행 중 우연히 피규어의 매력에 빠지게 돼 하나둘씩 모은 피규어가 지금 CW갤러리 컬렉션의 시초가 됐다. 조웅 대표는 “사람들의 생각과 추억을 전달하는 연결고리로 피규어가 정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공간이 CW갤러리다”고 했다. 그는 가게를 개업한 후, 키덜트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먼저 전국의 컬렉터들과 피규어 작가들을 위해 ‘만남의 자리’를 열었다. 또한 매년 10월 말에 할로윈 파티를 열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장해 파티에 참여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는 매년 인기를 끌고 있다. 조웅 대표는 CW갤러리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앞으로도 수집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웅 대표는 “‘아이들을 위해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동심을 위해 만든 것이다’라는 월트 디즈니의 말처럼 더 많은 분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꿈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