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미디어 리터러시, 다 함께 실천해요!
당신은 뉴스를 접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 정보화시대가 도래하고 우리는 뉴스를 이용하지 않고는 일상을 보내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선거나 남북관계, 빈부격차 문제 같은 공공적 성격의 문제, 연예·오락 같은 개인적 흥미를 끄는 뉴스 등 우리는 ‘뉴스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오는 4월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뉴스를 공급하는 미디어의 현황 및 실태를 짚어봤다.
양날의 검, 정보화시대
현대사회는 흔히 ‘정보화시대’로 불린다. 정보로 가공된 지식 혹은 자료가 사회 구조 및 개인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손가락 하나로 수많은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시대. 이러한 정보화시대에서 뉴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뉴스가 일상화되고 정보를 공급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짐에 따라 올바른 정보를 판가름 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개인의 표현 욕구가 강해지면서 미디어 중 사람들 간 사회적 관계를 맺게 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의 사용량이 늘어났다. 보급 초기 SNS는 주로 친목 도모 용도로 활용됐다. 하지만 일반 검색을 통해 찾는 방법에 비해 정보를 접하기 쉽다는 특성으로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생산적 용도로 이용되는 경향 또한 생겨났다. 이에 최근 신문, 방송보다는 SNS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SNS는 손쉽게 정보를 공유하고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 수용자들에게 편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SNS의 특성을 저널리즘 관점에서 봤을 때, 마냥 긍정적인 측면만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SNS는 ‘공유’, ‘좋아요’ 기능 등을 통해 손쉽고 빠르게 게시글을 확산시킬 수 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의 경우 ‘좋아요’ 수, ‘팔로우’ 수가 많을수록 광고 및 협찬의 기회가 주어지며 노출 횟수 또한 증가한다. 또한 SNS의 콘텐츠는 주로 상업적 이윤에 중점을 두는 개인 혹은 기업에 의해 대중에게 유포된다. 이에 상당수의 SNS 콘텐츠가 저널리즘의 뉴스 기준을 벗어난 자극적인 내용 또는 허위 정보를 포함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디어 문화가 패권주의, 소수자 혐오 등 사회적 문제에서 극단화 현상을 부추기는 등 종종 사회적 병폐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안의진 교수(언론정보학과)는 “극단적인 경우 SNS 콘텐츠들이 공공의 질서를 교란하고 기존 저널리즘의 위상을 무력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현주소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하고, 여러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해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허위정보가 남발되고 질 낮은 콘텐츠들이 무수히 생산되는 상황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부처와 미디어 교육 관련 기관을 통해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고, 국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증진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분별력을 가지고 뉴스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미디어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내용으로는 ‘정보처리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기여하는 학교 미디어 교육과, ▲유아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대 및 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 미디어 교육이 있다. 또한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언론인 교육과 미디어 사업을 통합 수행하고자 미디어 교육 운영 학교 지원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국민 중심의 미디어 시대를 선도하는 미디어 전문기관으로, 지난 2015년 설립된 이래 미디어 활용능력, 미디어를 통한 소통역량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의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미디어 교육’ ▲창의표현 확대 및 다양성 증진을 위한 ‘국민 미디어 참여 지원’ ▲동등한 방송시청 환경 조성을 위한 ‘소외계층 미디어 접근 통합지원’ ▲시청자 권익 보호 강화를 위한 ‘공정한 미디어 환경 조성’의 4가지 분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은 예술 창작 활동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교육을 위해 오는 2022년 3월 개관을 목표로 ‘학교 미디어 교육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는 교육부의 ‘학교 미디어 교육센터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돼 35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추진된다. 학교 미디어 교육센터에서는 ▲미디어 생산 영역 ▲미디어 소비 영역 ▲미디어 성장 및 확산 영역을 바탕으로 다양한 미디어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은영 대구시교육청 융합인재과 정보창의교육 장학사는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학생들이 가짜뉴스나 사이버범죄 등에 노출되기 쉬워졌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학교 미디어 교육센터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
현대 사회에서 가짜뉴스의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언론의 책임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언론 신뢰도는 21%로 4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뉴스를 게시하는 일부 언론사들은 기사의 질적 측면보다는 양과 속도, 자극적인 기사 제목만을 부추긴다. 또한 언론 자체에서도 종종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 신문사는 ‘정부가 북한에 몰래 마스크를 퍼줬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통일부 측은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안의진 교수는 “어느 한 언론매체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보도한다면 해당 언론매체의 본질적 기능이 부정되는 것에서 나아가 저널리즘의 공익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언론을 통해 허위정보가 유포되면, 소셜 미디어를 하나의 입장을 가진 정보만 지속적으로 수용하는 현상으로 인해 정보 수용자들은 정정된 정보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언론이 행하는 정정 보도는 최소한의 내용만 담고 있으며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김고은 기자협회보 기자는 “과거의 관행에 갇힌 언론은 ‘마지못해’ 정정 보도를 하고 있다”며 “잘못된 보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고은 기자는 “정보를 정제된 형태로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에서는 다른 매체에 비해 언론이 월등하다”며 “이에 언론은 빠른 뉴스보단 바른 뉴스를 지향하고, 열린 자세로 미디어 수용자들과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산하 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미디어 교육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소통 활용 능력 및 미디어를 통한 사회참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선정규 시청자미디어재단 미디어 교육부 선임을 만나 해당 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디어 교육에 대해 알아봤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어떤 기관인가요?
시청자미디어재단은 국정과제 70번 ‘미디어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하는 미디어 소통의 중심기관으로서, 모든 국민이 미디어 활용·소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기관입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미디어 교육 사업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시청자의 방송 참여와 권익증진을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함께 방송 제작 및 참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 누구나 정보와 내용에 대한 접근 능력, 비판적 이해 능력, 창의적 활용 능력, 민주적 소통 능력을 갖추고, 이를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사회참여 활동의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하고자 합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미디어 교육부에서 담당 업무를 맡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디어 교육부에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미디어 교육부는 전국 시청자미디어센터와 함께 온·오프라인 미디어 교육을 추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디어 교육에 대한 기획과 운영안 마련, 교육 예산 및 성과 관리, 온라인 미디어 교육 플랫폼 ‘미디온’과 ‘찾아가는 미디어 나눔 버스’ 관리, 미디어 교육 우수사례 공모전 개최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소셜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미디어 교육이 필요합니다. 시청자들이 허위정보와 역기능 등의 디지털 미디어의 위험에서 벗어나, 새롭게 등장하는 미디어의 이용 형태와 기술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의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요?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5개의 정부 부처 합동의 ‘디지털 미디어 소통역량 강화 종합계획’ 수립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으로는 온·오프라인 미디어 교육 확대에서 미디어 제작역량 및 정보판별역량 강화, 배려와 참여의 디지털 시민성 확산까지 다양합니다. 이를 통해 국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에 기여하겠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르기 위해, 국민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미디어는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므로, 잘못되거나 자극적인 미디어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시청자미디어재단을 비롯한 미디어 교육에 적극 참여해 정보판별역량과 미디어를 통한 소통역량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전국의 10개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직접 미디어 교육을 수강하고, 다양한 미디어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곳입니다. 앞으로도 시청자미디어재단은 국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 및 사업들을 펼쳐나갈 예정이니,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미디어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시청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