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으로의 초대
와인으로의 초대
  • 문화부
  • 승인 2007.03.28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와인교수로 변신한 정시련 명예교수와의 만남

 와인열풍이 불면서 와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거부할 수 없는 대세를 따라 우리대학에서도 ‘음주문화와 와인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이 개설됐다. 약대교수 출신의 명예교수이자 와인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와인마니아 정시련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교수님의 연구실에서는 왠지 와인 향이 날 것만 같고 와인 병이 한 벽면을 이루고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의외로 소박해 보이는 연구실에서 와인 맛처럼 달콤 쌉싸름한 인터뷰가 시작됐다.

'음주문화와 와인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을 수업중인 교수님

‘wine is not to drink but to enjoy'
 정교수는 68년 유럽 유학시절 와인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맛보는 와인은 떨떠름한 맛에 시큼한 향기를 내뿜었어. 내 입맛에 맞지 않았지. 그 이후에는 맥주와 위스키만 먹었어. 그러다가 2000년 퇴직을 한 후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어. 어느 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와인 바에 갔는데 벽에 ‘와인은 마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것이다(wine is not to drink but to enjoy)’라는 말이 적혀 있는 걸 보게 되었어. 왠지 모르게 맘에 와 닿았지” 정교수는 그때부터 와인에 푹 빠져 와인투어를 시작했다. 프랑스에 있는 보르도 와인스쿨을 비롯해, 이태리, 스페인, 남미를 다니면서 포도 농장(winery)을 방문하고 견학했다. 그 이후 와인 전문가로 입문하게 되었다.

와인의 3요소는 향, 색깔, 맛
“와인은 원샷으로 꿀꺽꿀꺽 마시는 것이 아니라 향, 색깔, 맛을 음미하는 거야” 와인을 마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향을 맡는 것이라고 한다. 와인의 향을 맡으면서 그 포도주가 몇 년도 무슨 산 포도주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와인을 마시기 전 잔을 돌리는 이유도 공기가 휘발되면서 나는 향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와인의 색깔은 진한 자줏빛부터 시작해 석류 색 등 온갖 색이 존재한다. 그것은 몇 년도에 만들어진 것인지, 생산지, 포도종, 숙성정도 등에 따라 색깔이 모두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빛에도 대어보고 흰 천에도 대어 보는 것이다. 레드와인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맛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맛에 점점 매료되기 시작하면 헤어 나오질 못하게 된다.
 “포도주는 무조건 오래된 것이 좋다는 선입견이 있어. 하지만 보관을 잘 했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말이지. 와인은 살아있는 음료이기 때문에 일정한 온도와 일정한 습도가 유지되는  지하저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야. 로버트 스티븐슨은 와인을 ‘bottled poetry’라고 말했어. 와인을 예술의 경지로까지 비유하게끔 만드는 말이지. 그래서인지 난 와인 한잔으로 마음이 따뜻해져”

와인교수의 바람
 “세월이 더 지나면 즐기면서 세계여행을 다니고 싶어. 학교에 남아 있는 동안은 교수생활 40년을 통해 터득한 지식과 여행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총동원해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싶어. 술, 문화, 사람에 관한 종합적 얘기를 들려주고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기틀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야”
전문대학도 아닌 4년제대학에서 와인강의를 들을 수 있따닌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