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데이' 전성시대
지금은 '○○데이' 전성시대
  • 황혜정 기자
  • 승인 2007.03.2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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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 선물 '부담 커'…자성의 목소리
남성 48.4%, 여성 40.9%가 기념일 챙겨
‘부담스럽다’ 느낀 학우 62%


3월 15일~16일까지 우리학교 재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기념일'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의 40.9%(79명)가 기념일을 챙기는 반면, 과반수가 넘는 59.1%(193명)은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에 따라 남성은 48.4%(31명)가 기념일을 챙기는 반면 여성은 37.2%(48명)가 챙기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보다는 남성이 기념일을 더 자주 챙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58.6%(51명)는 3만 원 이하의 선물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만 원 이상의 고가 선물을 준다는 응답자들도 41.3%에 달해, 기념일 챙기기가 단순한 추억을 위한 이벤트가 아닌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각종 기념일 및 매달 있는 ‘○○데이’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대부분이 추억을 만들 수는 있지만 과소비를 조장한다고 답변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주목을 끈다.
<자료 분석: 사회조사연구센터>

돈 있는 자만이 미인(미남)을 얻는다?!
연인들만의 축제로 여겨진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연인이 아닌 사람들끼리도 서로에게 초콜릿이나 사탕 등으로 사랑 고백을 하고, 고가의 선물도 마다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매달 14일을 블랙데이, 로즈데이 등이라 칭하고, 첫 만남부터 날짜 수에 맞춰 100일, 200일이라 부르며 ‘기념일’이라는 미명하에 ‘○○데이’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고 있는 발렌타인데이는 그 유래에 대한 억측이 난무하지만 요즘처럼 요란한 행사로 진행된 건 아니었다. 1958년 일본 초콜릿 회사가 마케팅 전략으로 발렌타인데이를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홍보하면서 초콜릿을 광고한 것이 시초였다. 이것은 곧 한국에 전해졌고,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상업화의 물결을 탄 것이다.
기념일에 대해서는 ‘사랑을 확인할 수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과 ‘불필요하고, 사치스럽다’는 부정적인 의견으로 나뉜다. 물론 각종 데이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써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만, 기업들이 교묘한 상술로 학생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과소비조장과 함께 위화감마저 조성함으로써 부정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문조사의 분석결과에서도 나타나듯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기념일을 챙기는 문화가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데 공감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기업들의 이윤추구에 의해 이용당하는 대학생들의 순수한 마음과 ‘나는 나를 좋아한다’는 광고카피 속 젊은이들의 모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자성의 움직임, 여기저기서 꿈틀꿈틀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비판과 기업들의 횡포에 이용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 대신 봉사활동을 하자는 기업들도 많이 생겨났고, 발렌타인데이를 칠월칠석으로 대체하고 전통 음식인 떡과 강정을 선물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초콜릿 대신 초를 나눠주는 ‘캔들데이’ 또한 새로운 캠페인인데, 이는 자신의 몸을 녹여 어두운 세상을 밝혀주는 ‘초’처럼 발렌타인데이에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돌아보자는 취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인에 대한 정신적 사랑을 어찌 물질적인 선물공세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맹목적인 추종보다는 대학생다운 알뜰하고 건전한 연애문화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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