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보호가 필요해
디지털 콘텐츠, 보호가 필요해
  • 김채은 기자, 윤신원 기자
  • 승인 2018.04.0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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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4월 26일은 ‘세계 지식재산권의 날’이다. 이는 지적 재산권 보호의 중요성 및 보호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및 제도의 미비로, 디지털 콘텐츠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표절논란과 불법 복제에 대해 알아봤다.

표절, 그 논란 속으로

 나는 평소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얼마 전 해외에서 A 예능 프로그램과 유사한 내용의 B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그런데 알고 보니 B 프로그램은 A 프로그램을 정당한 방법으로 수입한 것이 아닌, A 프로그램의 내용을 교묘히 표절한 방송이었다. 이를 알고부터 나는 B 프로그램을 보면 재미를 느끼기보다 화가 났다. 이러한 일이 계속 발생한다면 창작자들은 창작 의욕을 잃게 되지 않을까?

 표절이란 타인의 저작물을 출처 없이, 자신이 만든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행위다.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가 활발히 생겨나면서 이와 관련한 ‘표절 논란’도 성행하고 있다. 이에 이러한 표절 논란이 성행하는 이유와 표절 논란에 대한 해결방안을 살펴봤다.

 표절, 그리고 논란=문화체육관광부의 ‘표절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는 표절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해당 콘텐츠의 표절 논란이 있을 경우, 그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표절로 인한 저작권 침해는 *친고죄에 해당하기에 대중들이 한 콘텐츠에 대해 표절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저작권자가 표절을 한 상대에게 법적대응을 하지 않으면 ‘표절 논란’으로만 끝날 수 있다. 또한 표절 피해를 입어, 이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고자 할 경우, 일각에서는 소송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과도하게 소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도 넘은 방송 표절…정품을 구매하길’(KBS뉴스, 2017년 10월 6일 자) 기사에 따르면 한 방송사의 경우, 해외 방송사로부터 표절피해를 입었으나 표절에 드는 비용 및 시간이 과도하게 소모될 것을 우려해 법적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디지털콘텐츠의 표절 판례’에 따르면 2012년부터 현재까지 디지털 콘텐츠 표절 판례는 단 여섯 건에 그쳤다.

 웹툰 분야의 경우, 핵심 인물의 성격 및 작품의 구성 등을 검토해 표절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지만 표절과 관련한 법적 규제는 전무한 실태이다. 이동형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단순히 주제, 줄거리, 배경, 전개과정 등이 유사하다는 의견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어려우며, 보다 객관적인 진위여부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웹툰 플랫폼 관계자에 의하면 웹툰은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로부터 표절 피해를 겪기도 한다. 지난 2016년에 개봉한 영화 ‘피리부는 사나이’가 웹툰 ‘피리부는 남자’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이와 같은 경우, 장르가 다른 콘텐츠 사이에서 생겨난 표절이기에 표절을 확인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웹툰 플랫폼 ‘탑툰’ 측은 “디자인 및 음악 분야처럼 웹툰 분야도 표절에 대한 법적인 기준을 마련하여 웹툰 산업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여러 나라 간의 콘텐츠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해외의 우리나라 콘텐츠 표절 논란이 성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마다 저작권 규정이 달라 표절 논란이 있어도 이를 해결하기 어려운 편이다. 2016년 7월, 일본의 한 방송인이 가수 싸이의 곡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싸이의 소속사인 YG 엔터테인먼트 측은 표절에 대한 일본과 우리나라의 규정에 차이가 있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전했다. 이에 김기태 세명대 교수(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는 “나라 간의 협의를 통해 표절의 진위여부 및 피해보상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호를 위해 움직인다=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건강한 문화콘텐츠 산업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일각에서는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받기 위해 지금보다 법적 규제를 더 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30일, 정부는 해외의 국내 콘텐츠 표절사례가 빈번함에 따라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과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우리나라 콘텐츠를 표절하는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성동규 중앙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창작자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안전장치가 확립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친고죄: 범죄의 피해자 또는 기타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 및 고발이 있어야 공소할 수 있는 범죄

‘불법 다운로드’, 이젠 그만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다가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가 생각났다. 하지만 영화관에 가는 것이 귀찮아 우연히 알게 된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곳에서는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보고 싶은 웹툰, 드라마, 영화, 음악을 다운 받을 수 있었다. 그 날 이후 해당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를 자주 이용한곤 한다. 나 또한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가 콘텐츠 문화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이용을 자제하려 해도 공짜의 유혹에 빠져 그만두기가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6년도 저작권 백서’에 따르면 2016년 유통된 불법복제물 중 온라인으로 유통된 불법복제물은 약 21억 4천만 개였으며, 전체 불법복제물 유통량의 90.2%를 차지했다. 이렇듯 많은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실정이다. 이에 디지털 콘텐츠의 불법 유통이 성행하는 이유 등을 짚어봤다.

 콘텐츠, 올바르게 이용하고 있나요?=세계경제포럼(WEF)의 ‘2015~2016년 세계경쟁력지수’ 평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GDP 10억 달러 당 특허출원 105건을 기록함으로써 140개국 중 특허출원 수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식재산권 보호지수 부문에서는 52위를 기록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식재산권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미흡한 실태라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 대학교 학생 309명을 대상으로 불법 복제 및 유통된 콘텐츠의 소비 경험에 대한 앙케트를 실시한 결과, ‘있다’고 답한 학생이 91.9%(28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법 복제 및 유통된 콘텐츠를 소비한 경험에 대해 ‘없다’고 답한 학생은 8.1%(25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불법 복제된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유에는 ‘토렌트 등의 불법 사이트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등이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 씨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는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기에 이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불법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불법 유통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영희 배재대 외래교수(미디어콘텐츠학과)는 “일부 학생들은 무형의 콘텐츠를 이용할 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은 저작물의 불법 복제 및 유통의 증가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불법 콘텐츠, 이대로 둬도 될까요?=최근 한국 콘텐츠들의 무분별한 유통이 성행하면서, 이는 한류 문화를 침체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중국 내 한국 콘텐츠의 유통이 금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tvN 드라마 ‘도깨비’ 판권의 경우, 중국 내에서 불법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 해당 드라마 제작사는 재산적 피해를 크게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분야의 경우, 다른 콘텐츠에 비해 콘텐츠 파일의 복제가 용이하기에 불법 유통이 성행하는 편이다. 실제로 2016~2017년 웹툰협회가 주요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인 ‘밤토끼’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을 추산한 결과, 이는 약 천억 원에 달했다. 웹툰 플랫폼 ‘탑툰’ 측은 “웹툰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대부분의 작품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에 ‘웹툰 작품은 무료’라는 인식이 남아 있어 일부 독자들의 경우, 웹툰을 유료로 소비하는 것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6년에 영화, 방송, 음악 등 콘텐츠의 불법 복제 및 유통으로 인한 합법 저작물의 시장 침해 규모는 약 2조 4천억 원이었다. 이에 지난 2016년, 정부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을 출범해 온라인상의 불법 유통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06년부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저작권 개념을 알리고 저작권 보호 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양대승 목원대 교수(지식재산학과)는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콘텐츠 제작자들의 주요 수입원을 보호하는 동시에 더 좋은 문화 콘텐츠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의 합법적 이용은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더 나은 제작 환경을 제공하며 우리에게 더 참신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준다. 정당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 오늘부터 실천해보면 어떨까?

범법자, 어떻게 되나요?

 우리는 일상 속에서 불법으로 복제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이동형 교수(법학전문대학원)와 함께 디지털 콘텐츠 불법 이용 사례에 따른 처벌 수위를 알아봤다.

 정식 사이트에서 유료로 결제한 웹툰을 사람들에게 공유하고자, 다른 사이트에 웹툰 파일을 공유했습니다. 이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나요?

웹사이트에서 저작물을 무단으로 업로드하는 것은 ‘전송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이는 저작권법 136조 1항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전송권’ 침해의 경우, 저작권자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영화를 무료로 다운받았습니다. 이 또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나요?

 불법 콘텐츠 사이트에서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것은 ‘복제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단순히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기 위한 용도라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불법 다운로드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가 아니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대한 지방법원 판례 중, 불법 사이트에서 많은 콘텐츠를 다운로드한 사례가 저작권 침해로 인정되기도 했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SNS에 관람을 인증하고 싶어 상영 중인 스크린의 사진을 찍어 게시물을 업로드했습니다. 이러한 행동도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있나요?

 이는 ‘복제권’ 및 ‘전송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SNS를 통해 남들에게 영화 관람을 인증하고 싶다면, 영화 관람표 사진을 SNS에 게시하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