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리스트] 한반도의 데탕트(detente) 분위기
[나도 칼럼리스트] 한반도의 데탕트(detente) 분위기
  • 이준혁(국사학 석사과정 1기)
  • 승인 2018.04.02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은 개회 전부터 많은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을 몰고 다녔다. 한국정부 또한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의 평화와 대화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남북단일팀 문제, 한반도기 사용 등 많은 사회적 갈등,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지만 정부는 북한과의 평화분위기 조성을 위해 기존 계획대로 강행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했고, 올림픽이 끝나면 이전과 같이 북한이 말을 바꾸고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현재 정반대의 상황이 일어났다. 북한이 이전과 다르게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대화에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서며 한반도의 데탕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가장 큰 문제를 하나 꼽자면 그것은 바로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 무기였다. 북한의 핵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국가는 미국이었다.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어떠한 대화의 조짐도 없었다. 미국은 계속해서 비핵화를 주장하였지만, 이에 대해 북한도 양보의 뜻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을 거치며 북한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대화할 용의를 보인 것이다. 물론 이런 분위기가 조성됐고 해서 북한이 당장 핵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핵은 북한이 갖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동시에 외교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북한은 이 핵을 갖고 후에 있을 한국이나 미국과의 대화를 유리하게 끌고 나가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정부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껏 남북 간의 상황들을 보면 줄곧 한국은 끌려 다니고, 수세적인 입장만 취할 뿐이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처럼 지금까지는 한국이 줄곧 우물을 파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실행되고, 경제난이 심해지자 북한도 조금씩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핵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지만 핵이 계속해서 북한을 지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물을 파기 위해 주변 국가들에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부도 이전처럼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도움을 주고 우물을 파주기보다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옆에서 도와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북한은 무력에 의한 강압적 통일이 아닌 평화적 분위기 조성으로 인한 합의적 통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단기간에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현재 어렵게 조성된 한반도의 평화적 분위기를 어떻게 살려나가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