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다시 그리다
지방을 다시 그리다
  • 김달호 기자
  • 승인 2018.04.0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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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다시 그리다

 지난 2015년, 미스다 히로야 일본 전 총무대신이 지은 책 「지방소멸」을 통해 지방소멸 문제가 제기됐다. 지방소멸은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우리 지역에서도 진행 중인 현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지방소멸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방소멸에 대해 알아봤다.

지방소멸, 미래가 아닌 현실

 지난 1월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2018 산림 및 임업현황’에 따르면 전국 466개 지역의 80~95%가 30년 이내에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9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저출산·고령화에 의한 소멸지역 분석’을 보면 경상북도 23개 시군구 중 21개, 대구시 8개 구군 중 5개 지역이 소멸 가능성이 높아 대구·경북 지역에도 지방소멸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이 나타났다.

 지방이 소멸하는 이유=지방소멸은 여러 요인에 의해 쇠퇴하던 지방이 결국 소멸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적은 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지방 소멸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낮은 출산율은 고령화를 심화하고, 지방의 사망률을 상승시킨다. 이로 인해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결국 지방 소멸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유입하는 현상도 지방소멸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지난 25일 KRI 레포트가 발행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지방자치단체 공동화 가능성’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49세 사이) 감소가 지방의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가 침체한 지방에 거주 중인 청년들은 수도권 유입을 희망하고, 결국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해 지방이 소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구감소로 휘청이는 도시 그리고 국가=지방소멸은 전기 시설, 수도 시설 등의 공공서비스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지난 2016년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저성장 시대의 축소도시 실태와 정책방향 연구’는 지방소멸로 축소되고 있는 지방에선 기존 공공서비스 유지를 위한 비용으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주장한다. 축소된 지방에선 인구 감소로 인해 재정 수입이 줄어들지만 공공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서비스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성조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공공서비스도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방소멸이 대도시 소멸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지방소멸로 인해 지방에 거주하던 고령화 인구가 대도시로 유입돼 대도시의 고령화 문제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는 지방인구 감소가 대도시의 수익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안성조 연구위원은 “지방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도시 시설은 지방소멸로 이용이 줄어 수익이 적어졌고, 이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선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책「지방도시 살생부」를 통해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압축도시’를 내세웠다. ‘압축도시’는 도시 외곽에 흩어진 주민들을 도시의 중심으로 압축하는 정책이다. 마강래 교수는 “이 정책을 통해 지방 외곽에 흩어진 에너지를 도시 중심으로 집중시켜 효율적인 도시발전이 가능하고, 외곽에 있던 상권이 도시 중심으로 이동해 침체된 구도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일부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스스로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열풍에 따라 의성으로 유입하는 인구가 늘어난 것처럼 지자체마다 특색있는 사업을 통해 지역을 홍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방을 살립시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다양한 주체가 각자의 방식대로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 도시재생 사업과는 다른 새로운 정책을 선보이고, 경상북도는 청년들을 지원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또한 대학교는 인근 지방을 살리기 위한 활동을 하고, 일부는 지방분권을 통해 지방소멸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처럼 다양한 주체의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노력을 알아봤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의 도시재생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기존 도시재생 사업은 건축물을 허물고 새롭게 건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주거비 상승을 야기했고, 이에 부담을 느낀 지역주민들이 지역을 떠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등 지역주민들이 만족하는 사업 진행을 위해 힘쓰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공모를 통해 지역의 신청을 받은 후 ▲중심 시가지 ▲경제 기반형 ▲주거지 지원형 ▲일반 근린형 ▲우리 동네 살리기 유형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 지원금은 지역의 규모에 따라 차등적 배분한다. 대구·경북 지역에선 대구의 서구 원대동, 북구 침산동, 동구 효목동과 경상북도의 영주, 영천, 포항, 영양, 상주, 경산이 선정됐다. 특히 대구의 경우 효목동은 빈 상가가 많은 동구시장에 청년 창업을 위한 공간을, 원대동은 기찻길 인근 지역에 음악가 거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침산동은 노후화된 주택과 오래된 골목을 재정비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2022년까지 5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달 27일 공개된 ‘도시재생뉴딜사업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까지 사업을 정부 주도로 운영하다가 지자체에 주도권을 넘김으로써 지자체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문봉섭 도시재생뉴딜사업 담당자는 “이외에도 대학교와의 연계를 통해 청년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지방분권

 지방분권은 수도권에 밀집된 국가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정책이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지방과 멀리 떨어진 수도권에서 만들어진 정책들은 주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으므로, 지방분권을 통해 지자체 스스로 정책을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지방분권을 통해 국가가 균형 있는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1일, 청와대는 헌법개정안 중 ‘지방분권, 총강 및 경제 분야’에서 지방분권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수도권의 면적이 전체 국토의 12%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약 50%, 국내 1,000대 기업 본사의 74%, 전국 20대 대학의 80%가 수도권에 밀집돼있다. 또한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0.84명에 그쳐 지방에서 인구가 유입돼야 도시가 정상적으로 운영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이 발전해야 수도권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창용 상임대표는 “자치입법이 우선 보장되고, 자치재정, 자치행정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입법을 통해 지방이 스스로 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한 법을 제정하고 청년들이 머무르고 싶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상임대표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지방분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시청년시골파견제

 도시청년시골파견제는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경상북도로 이주해 창업 등의 활동을 하면 이를 경상북도가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는 경상북도의 청년 유출 문제와 지방소멸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실시됐다.

 경상북도는 이 제도를 통해 3년간 청년들의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해 7월, 사업에 처음 선정된 청년은 총 10명이며 올해 3월부터 지원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경상북도 문경시에서 한옥으로 만들어진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금용조합 사택을 리모델링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상북도 문경을 중심으로 견훤과 관련된 역사 유적지 컨텐츠를 개발해 관광산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동열 경북도청 일자리청년정책관 담당자는 “이 제도를 통해 청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고, 경상북도는 청년 인구가 유입돼 지방소멸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상북도는 도시청년시골파견제를 앞으로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2030년까지 약 2,300명의 청년들을 지원해 경상북도 대부분 지역에서 제도가 운영되도록 하고, 이 제도가 국가 정책으로 지정돼 전국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동열 담당자는 “현재 전라남도 등에서도 지역 정책을 확대하고자 하는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이 제도가 국가 정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LINC+ 사업

 우리 대학교는 LINC+ 사업단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을 하고 있다. LINC+ 사업단은 대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마을 살리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 LINC+ 사업단은 마을 살리기 사업을 위해 ‘지역사회혁신캡스톤디자인’ 강의를 개설하고, 수성구와 업무협약을 맺어 범어2동, 만촌2동, 두산동, 상동에서 마을 살리기 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으며, 사회학과 학생 2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봇대 가꾸기 ▲양심 화단 조성 ▲테마 지도 만들기 ▲마을 블로그와 마을 신문 제작 등의 활동을 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권진헌 씨(사회4)는 “추운 날씨와 전봇대를 가꾸기 위해 동장님의 허락을 받는 등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그만큼 배운 것이 많은 보람찬 활동이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8일, 우리 대학교 LINC+ 사업단은 대구 달성군과 업무협약을 맺어 달성군에서도 마을 살리기 활동을 이어가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용교 지역사회혁신부장은 “마을 살리기 사업에 사회학과가 아닌 학부(과)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으므로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