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신문’의 가치를 아는 것
[영봉] ‘신문’의 가치를 아는 것
  • 황채현 편집국장
  • 승인 2018.03.05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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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신문발전기금인 언론진흥기금의 예산 감소로 신문을 생산하는 사람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인쇄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신문에 대한 발전기금 역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신문이 설 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신문 기자들마저 신문은 사라질 매체라고 전망한다. 편의점 앞에서 어떤 신문을 읽을지 고민하다 담배 하나와 신문 한 부를 사가는 아저씨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신문의 미래는 피부로도 느껴진다.

 남일 같지 않다. ‘영대신문’의 편집국장으로서, 종이 신문의 어두운 미래는 가슴 아픈 일이다. 가슴 아프지만 부정할 수 없다. 학교 건물마다 비치된 신문 가판대에는 읽히지 않은 영대신문이 가득했고, 신문보다는 페이스북을 통해 영대신문을 접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필자의 경우 신문 기자로서 2년을 보냈고, 편집국장으로서 1년을 시작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2년 동안 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신문의 어두운 미래를 밝히려고 하기보다, 착잡한 미래에 대해 순응하는 자세를 취했던 것 같다. ‘미디어의 발달’이 주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받아들인 탓이다.

 신문에 대한 필자의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건 올해 들어서였다. 최근 한 특강에서 어느 기성 신문 기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인쇄매체가 후퇴하고 있기에, 이제 종이 신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신문에 대해 비관했다. 필자는 이에 고개를 끄덕였으나, 그 기자의 말은 왠지 모를 씁쓸함으로 남았다. 소재를 찾고 열심히 취재해 기사를 쓴 후, 편집해서 신문으로 발행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정말 간단해 보이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엔 많은 고민과 무수히 샜던 밤들이 가득하다. 그만큼 열정을 갖고 애정 있게 신문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기에, 그 신문의 가치를 찾는 것 또한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을 선택하지 않는 독자들에게 신문의 가치를 찾아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닐까.

 필자는 어릴 적, 부모님이 운영하던 편의점에서 판매하던 신문을 늘 골라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한 부에 담겨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다양한 만큼 깊은 이야기를 하나의 매체가 전달해 주는 것이 어린 내겐 큰 의미로 다가왔다. 시간이 흘러 인터넷으로 빠르고 간결한 정보를 선별해서 읽는 일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신문 한 부가 주는 다양하고 깊은 정보의 가치를 기억하고 있다.

 매일 아침 편의점 앞 가판대에 걸린 신문을 보며 설레하던 꼬마가, 이제 하나의 신문을 제작한다. 어릴 적 신문 한 부로부터 받아들인 가치를, 이젠 나의 독자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 ‘영대신문’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밤을 지새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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