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슬럼프(Slump)
[영봉] 슬럼프(Slump)
  • 조규민 편집국장
  • 승인 2017.10.1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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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때문에 평생 개인이 생각하는 가치와 사회가 생각하는 가치 사이에서 여러 혼란을 겪곤 한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가치가 서로 가까울수록 사람은 행복감을 느낀다. 때문에 이 가치를 좁히기 위해 많은 사람은 투쟁한다. 정치 현상이 우리의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이는 곧 개인의 행복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정치 현상에 따라 사회는 반복되는 흥망성쇠를 겪거나 발전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 대학교에는 ‘정치 포화상태’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정치 현상들이 존재한다. 비단 우리 대학교에만 국한되는 말은 아니지만, 필자가 속해있는 작은 사회를 바라보고자 한다.

 정치행위란 집단 간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때문에 대학교 내에 정치현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필자는 최근에 전교학생대표자회의, 교수회 정기총회, 그리고 영대신문 기자들의 취재 과정을 지켜봤다. 그 결과 본부, 교수, 학생이 서로 간 혹은 같은 집단 내부에서 겪는 갈등과 협의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연금저축 환수 관련, 중앙감사(부)위원장 선거 관련, 영대신문에 대한 불신 등이 그것이다. 가슴이 아팠다. 누군가는 회의장에서 소리를 지르고 누군가는 면전에 욕설을 뱉었다. 또 누군가는 자존심으로 뭉쳐진 ‘무조건적인 반박’만 하였다. 사람들은 이를 갈등을 조정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이라 익숙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대학교 정치 문화를 보며 다시 한 번 식상한 질문을 한다. ‘언제쯤 본능적인 실언을 내뱉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물론 본능이 아닌, 의도적으로 내뱉은 말이라면 더욱 진지해져야 한다.

 이러한 정치문화들의 습성이 영남대학교의 발전을 저해시키려 하는 행동이 아닌 것은 안다. 그러나 ‘정치 포화상태’에서, 즉 많은 정치적 활동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이러한 정치문화의 습성을 계속 가지고 간다는 것은 오히려 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죽이는 행동이 된다. 단순히 ‘이기기 위해’, 처음의 목표는 승리의 부산물로 치부하고 맹목적인 공격만 하는 우리의 정치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떠한 환경에서나 사회적 이슈나 갈등은 계속해서 생겨난다. 이는 우리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사람이 존재하는 이상 ‘갈등이 생겨나는 사회’는 사라지지 않지만,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자세’는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본능이 발현되는 정치문화를 고쳐나가지 않는다면, 우리 대학교는 슬럼프(Slump)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슬럼프는 많은 역사에서 보여줬듯이, 단순히 권력의 교체라는 흥망성쇠만 반복 되게 만들 뿐이다. 과연 어떠한 정치문화가, 어떠한 회의 태도가 우리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 각자가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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