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사각] 실수 아닌 ‘범죄’
[삼각사각] 실수 아닌 ‘범죄’
  • 이경희 대학부장
  • 승인 2017.09.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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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우리 대학교에서 일어났다. 한 학과의 주막 수익금 횡령. 즉,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모 학과의 학회장이 250만 원 가량의 주막 수익금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졌고, 2학기 개강총회에서 해당 학회장은 본인의 횡령 사실을 인정했다. 그 후 해당 학회장은 직을 사퇴했으며 해당 학과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횡령한 250만 원의 주막 수익금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210만 원은 해당 학과의 학생들이 납부한 학회비를 차용한 돈이며, 이는 명백한 학회비 횡령이다.

 이러한 일은 처음이 아니다. 차월 이월금과 전월 이월금이 차이가 나 논란이 됐던 감사 공백기 사건, 2016 야간강좌개설학부 리더십장학금 부정 수혜, 아직도 상환이 되지 않은 2015 기계공학부 상환금, 2013 공과대 1천만 원 회식비 사건 등. 우리 대학교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지속되고 있으며 주막 수익금 또한 주막이 열릴 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다.

 횡령 행위에 대해 경찰은 "돈을 갚은 것과는 상관없이 공금을 인출해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도 범죄는 성립한다"고 말했다. 즉 횡령한 그 자체의 행위가 잘못된 것이지, 그 돈을 반환했다고 해서, 직을 사퇴한다고 해서 횡령한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학교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학생 단체는 해당 학생 대표가 학생회비 및 학회비, 주막 수익금, *리더십장학금을 횡령할 경우 금액을 반환하고, 해당 학생 대표가 직위를 내려놓으면 사건이 종료된다. 횡령한 뒤 그 사실이 알려지면 횡령한 돈을 반환하고, 직을 내려놓으면 횡령한 사실은 없던 일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법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학생 단체는 이러한 일을 쉽게 보는 것 같다.

 오는 21일부터 3일간 총동아리연합회가 주최하는 ‘2017 천마제’가, 27일부터 3일간 생명응용과학대가 주최하는 ‘푸름이끌리는 녹원제’가 개최된다. ‘2017 천마제’는 중앙 동아리뿐만 아니라 단과대, 학부(과) 등 우리 대학교 소속 모든 학생 단체가 주막을 운영할 수 있으며, ‘푸름이끌리는 녹원제’는 생명응용과학대 소속 학생 단체가 주막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5월에 열린 대동제에 이어 또 한 번 우리 대학교의 모든 학생 단체가 주막을 운영하게 된다.

 이번 일이 알려지고 학과 내부적으로 사태가 종료됐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더 이상 이러한 횡령 사건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수중에 있는 공금을 인출해 사적으로 사용하는 ‘횡령’, 실수가 아닌 명백한 ‘범죄’이다.

 *리더십장학금: 우리 대학교 학생자치기구 등에서 학생 간부로서 일하며 학교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는 자에게 지급되는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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