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끄러움을 아는 용기
[사설] 부끄러움을 아는 용기
  • 영대신문
  • 승인 2017.08.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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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신문지상을 통해 우리는 사회 각 계층의 갑질과 투명성 논란과 같은 도덕성 문제와 부정에 관한 기사를 자주 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경영자의 운전사 등 직원에 대한 갑질,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에 대한 갑질, 군 장성의 장병에 대한 갑질, 그리고 국회의원의 갑질 등 권력의 우위에 있는 자가 약자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는 수많은 갑질에 대한 기사가 끊이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 또한 최근 대우조선해양 및 한국항공우주 등 개별기업들의 경영투명성 문제에 대한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으며,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17년 투명성순위에서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은 평가대상 63개국 중 최하위인 63위에 머물렀다. 
이 뿐만 아니라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조차도 교수와 학생사이, 그리고 선후배사이 등에서 갑질이 발생하고 있음이 보도되고 있으며, 대리출석 및 시험장에서의 부정행위 등 투명성을 저해하는 행위가 종종 발생하고 있음을 우리는 직접 확인하고 있다.

 갑질과 투명성의 문제는 당사자 및 제3자에게 경제적 손실을 포함한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되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큰 문제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국가의 정책이 투명하지 않음으로 인해 국민은 큰 피해를 입게 되며, 기업의 회계투명성이 낙후 될 경우 잘못된 정보를 믿고 의사결정을 한 정보이용자들은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며, 나아가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인해 국가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투명성제고 방안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왔으며, 주로 그 방안은 규제측면에서 이루어 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점은 소멸되지 않고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방안이 무용하다기 보다는 규제방안이 근본적인 방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방안이 마련되더라도 방안을 쉽게 어기거나, 방안을 피해가는 방식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갑질이나 투명성을 저해하는 동기 또는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규제방안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행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갑질이나 투명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미국의 부정조사연구기관인 Oversight Systems(2007)은 부정을 행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고 합리화 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즉,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지속적으로 행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 중 부정행위가 발견되어 처벌을 받더라도 당사자가 그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고 다들 그렇게 하는데 본인은 운이 없어 적발되었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러한 행동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행하게 될 것이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의 첫 시작을 부끄러움을 안다는 참회(懺悔)로 보고 있으며, 가장 저열한 부끄러움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라 하였다. 사서(四書)의 하나인 ‘중용(中庸)’에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깝다는 의미의 지치근호용(知恥近乎勇)란 말이 있듯이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면 부끄러움이 있을 수 없고, 부끄러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맹자(孟子)의 말과 같이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야 말로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우리가 희망하는 투명하고 갑질이 없는 사회를 위해 오늘부터 천마인 모두가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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