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수첩]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곽미경 기자
  • 승인 2017.04.03 14:1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습기자, 준기자를 거쳐 어느덧 기자가 된 지금, 돌이켜보면 그다지 많진 않지만 그다지 적지도 않은 양의 기사를 써왔다. 어느 하나 쉽게 쓴 기사가 없기에, 이전에 썼던 기사를 보면 어렵게 소재를 정하고, 고민하며 질문지를 짜고, 밤새워 기사를 썼던 그때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새벽에 첫차를 타고 집에 가면서 ‘이렇게 힘든데 왜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 다니고 있는 걸까?’ 고민했지만, 답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기자’라는 신분으로 학내 구성원, 여러 분야 평론가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기획 기사를 쓰기 시작했기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만날 것이다. 처음 질문지를 짤 때는 굉장히 힘들지만, 취재 과정은 꽤 재밌다. 이번 기획은 더욱 그랬다. 탄핵과 민주주의에 대한 교수님들의 생각을 듣고 있으면, 내가 학보사 기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기회가 있었을까 싶다. 실제로 시국선언을 하고 탄핵 관련 칼럼을 쓰는 등 시국에 목소리를 내는 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 답변을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문득 ‘길 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영대신문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연이 닿는 것 같다. 취재보고서를 쓰고 있으면, 바쁘다며 인터뷰를 거절할 법도 한데 시간을 내어 따뜻하게 맞아 주신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취재원을 만날 기회가 주어지는 것, 그것이 신문사 생활이 이렇게 힘듦에도 불구하고 기자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그들이 나에게 잊히지 않는 사람이듯, 나도 그들에게 잊히지 않는 사람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은주 2017-04-21 10:29:52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박영미 2017-04-20 16:19:07
멋져요 기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