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영의 문화읽기] 스톨게(Storge),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해
[이남영의 문화읽기] 스톨게(Storge),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해
  • 이남영 문화부장
  • 승인 2017.04.03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덧 4월이 성큼 다가왔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짐을 느껴가는 요즘, SNS에서도 ‘날이 따뜻해지면 꽃놀이를 갈 예정이다’, ‘봄이 다가오니 연애를 하고 싶다’ 등의 글이 게재되고 있다. 이맘때쯤, 항상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속을 간지럽게 하는 감정, 바로 ‘사랑’이다.

 성경에서는 많은 감정 중 ‘사랑’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사랑을 그리스 어원에 따라 분류해 보면 크게 4가지의 사랑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성간의 사랑을 뜻하는 에로스(Eros), 친구간의 우정 혹은 사랑을 의미하는 필리아(Philia), 거룩한 신적인 사랑을 아가페(Agape)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네 번째 사랑의 종류는 무엇일까? 대개 학생들은 ‘사랑’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주로 이성과의 사랑인 에로스를 떠올린다. 하지만 본인을 제외한 사람들 중 가장 본인을 잘 이해해주고 무한한 사랑을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자.

 성경에서 언급한 네 번째 사랑은 바로 부모·자식 간의 사랑인 ‘스톨게(Storge)’다. 이 사랑은 부모의 변함없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다. 간혹 일부의 부모들은 그들의 자식을 외면하고 학대하지만 대다수의 부모들은 언제나 자식을 감싸며 보살핀다.

 필자의 부모님 역시 대다수의 부모님에 속한다. 어린 시절엔 맞벌이를 하셨던 부모님이지만 주말마다 필자와 필자의 남동생을 데리고 나들이를 갔었다. 유아기에서 청년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언제나 그들의 자식을 응원을 보내며 사랑해주셨다. 때론 필자의 무모한 도전에 제재를 가하기도 했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이내 필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해주셨다. 멋도 모르던 유아기,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을 거쳐 성인으로 온전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부모님의 사랑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감사하신 분들이다.

 이처럼 부모들은 변함없이 그들의 자식을 사랑하지만 현대의 자식들은 이러한 사랑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것 같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자유친(父子有親)이란 말을 새기며 부모들을 존경하고 사랑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인해 부모·자식 간 대화와 소통의 과정을 거치지 못하는 듯하다.

 여전히 SNS는 친구, 연인과 꽃놀이를 가며 서로의 사랑을 속삭인다. 우리는 친구, 연인에게는 ‘고맙다’, ‘사랑한다’ 등의 감정을 스스럼없이 전달하지만 부모님께는 이러한 감정을 드러내기 어려워한다. 이제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부모님’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필자 역시 부모님께 쑥스럽지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보려 한다. 따뜻한 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부모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기 부끄럽더라도 사랑한다고 말해보자. 부모를 향한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그들의 가슴을 벅차게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