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뜬 별을 보다
하늘에 뜬 별을 보다
  • 채종일 준기자, 최준혁 준기자
  • 승인 2016.11.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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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is the ‘天文學’?

 밤하늘을 보면서 단 한 번이라도 달과 별에 호기심을 품은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천문학자로서의 한 걸음을 내디뎠다. ‘천문학’은 달의 모양이 왜 바뀌는지,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별이 존재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해주는 학문이다. 이에 본지는 천문학의 시작과 의미에 대해 알아봤다.

 ‘천문학’, 언제부터 시작했나?=선사시대 이후, 천문학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천문학’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우리나라의 천문학은 세종대왕 때 가장 발달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당시 발간된 천문·역법서인 『제가역상집(諸家曆象集)』에서 ‘천문학’이라는 명칭이 처음 쓰였으며,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역법으로 평가받는 『칠정산내편』이 편찬됐다. 그 후 혼천의, 간의 등 독창적인 천문관측 기기들이 개발됐다. 일부 학자들은 15세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천문학의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기원 대구가톨릭대학 교수는 “과학의 암흑기였던 15세기에 대한민국의 천문학은 단연 돋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문학과 다르게 ‘천문(天文)’이라는 용어는 조선시대 때 처음 사용된 것이 아니다. 문헌상으로 ‘천문’은 『삼국사기』의 기록에도 나타나는 등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이기원 교수는 “동양의 경우 아주 오래전부터 국가 차원에서 천문현상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측하고 또한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며 우리나라 천문학의 역사가 깊음을 설명했다.

 천문학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냉전시절, 소련과 미국은 서로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우주 진출을 두고 다퉜다. 이로 인해 개발된 수많은 기술은 삶의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 디지털카메라에 적용되는 *CCD(Charge Coupled Device),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MRI(자기공명영상),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와이파이 등이 천문학의 발달에 따라 나타난 기술이다.

 우리나라 역시 천문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천문학 육성을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해 초대형 지상 천체 망원경을 건설하는 국제 프로젝트인 ‘마젤란 망원경 프로젝트’가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망원경을 설계해 2020년대에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망원경이 완성된다면 우리나라는 허블 망원경보다 10배 이상의 해상도를 가진 망원경을 일 년에 한 달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천문학 연구의 질적 향상이 기대된다.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천문학의 발전을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래의 천문학을 이야기하다=앞으로의 천문학은 어떻게 발전해나갈까? 암흑물질이나 웜홀 등,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들이 무궁무진하다. 그것을 풀어가는 작업은 더디지만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인터스텔라, 마스 등 각종 미디어에서 만났던 천문학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 속에, 그리고 나아갈 미래에서 우리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향후 10년 이내에 도래할 우주시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천문학 인재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천문학을 육성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며 “기초과학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CCD(전하결합소자): 전하의 축적과 전송을 이용한 기록소자


내 마음에 별이 떴어요

대구국립과학관 천체 관측소 전경

 달에 정말로 토끼가 살까. 달 안에 숨어버린 토끼를 맨 눈으로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천문대를 방문해 망원경을 이용한다면 이 토끼를 찾는 것은 불가능 하진 않다. 본지의 기자는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국립과학관 천체관측소’를 방문해 별의 아름다움을 관측했다.

 대구국립과학관은 과학문화 체험공간이지만 내부에 천체관측소가 존재해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별 관측이 가능하다. 본격적으로 별 관측에 들어가기 전, 대구국립과학관 천체관측소 담당자를 만나 우주와 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설명 중에서도 북반구와 남반구에 보이는 별자리들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만약 남반구에 거주했다면 북반구인 우리나라의 밤하늘을 볼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니, 당시 보고 있던 하늘의 달과 별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또한 담당자는 천체 관측소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망원경을 소개해줬다. 특히 해당 관측소가 가지고 있는 1m급 주 망원경은 일반 연구 시설 등에서 별 사진촬영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반인은 사용하지 못 한다. 하지만 이곳은 전국의 몇 안 되는 천체관측소로 일반인들도 해당 망원경을 이용해 그들의 눈으로 별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 이에 천체관측소 담당자는 “접근성이 좋은 도시에 위치한 천체관측소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별 관측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천체망원경 앞에 섰을 때, 망원경의 큰 크기에 매우 놀랐다. 마치 대포를 연상하게 하는 해당 망원경의 생김새는 800광년 떨어진 북극성도 잘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관측소 담당자는 해당 망원경으로는 별빛을 더 선명하게만 볼 수 있을 뿐, 천체를 정확히 관측하려면 더 좋은 망원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록 구체적인 모양을 볼 순 없지만 멀게만 느껴진 별이 특정한 색을 내며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보는 것은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해당 체험을 마치고 우주라는 세상은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넓고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들고 지칠 때, 잠시라도 별을 보러 갈 수 있길 바란다. 별이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테니.

별 헤는 밤, 그 즐거움에 빠지다

 ‘‘별 볼일 없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대학교의 유일한 천문 관측 동아리인 ‘그리니치’다. 동아리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매년 정기 관측과 공개 관측회를 가지며 대학생들에게 하늘을 보는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본지의 기자가 그리니치 회원들을 만나 청춘들이 생각하는 별 이야기를 들어봤다.

 천문관측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손고운(식품공4): 하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처음 관측을 갔을 때 본 별이 떨어질 듯 박혀있던 하늘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임대희(기계설계4): 천문 관측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일이에요. 빛이 별에서 출발해 지구까지 오는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보는 별빛은 어쩌면 지금은 죽고 없는 별의 흔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천문관측은 별들의 역사를 훔쳐볼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창민(미생물생명공3): 별을 보기 위해선 인내가 필요해요. 도시에서 벗어나 빛이 없는 곳으로 가서 별이 보일 때 까지 계속 기다려야 해요. 원하던 별을 봤을 때의 성취감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를 즐거움입니다. 

 우리 대학교나 근처에서 별을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어디인가요?

 임대희: 사실 별을 보기 좋은 곳을 찾는 건 간단해요. 주변에 조명이 없고 탁 트인 곳이면 되거든요. 우리 대학교 안에서 별을 관측한다면 거울못이나 논길도 좋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곳은 민속촌인데 혼자 가기엔 무서우니까 꼭 친구랑 같이 가세요(웃음).

 최창민: 경북 영천 보현산 천문대를 추천해요. 망원경으로, 혹은 육안으로 별을 관측하기에 그곳만한 곳은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경산에 최정산도 좋아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별이나 별자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명수(전기공1): 달이요. 볼수록 매력 있는 별이라고 생각해요. 관측하기도 쉽고 처음 별을 보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가지게 하는데도 달이 최고에요. 맨 처음으로 관측했던 천체라는 의미도 있네요. 달을 보고, 천문 관측에 빠지게 됐습니다.

 임대희: 오리온자리에요. 베텔게우스, 벨라트릭스, 민타카 등의 별과 오리온 대성운으로 구성되어 있는 오리온자리는 겨울철 별자리 중에서 가장 잘 보이는 별자리이기도 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손고운: 정말 예쁜 별들은 도시에서 잘 보이지 않아요. 천문대를 방문해 도시에서 보지 못한 별의 아름다움을 200% 즐기면 좋겠어요.

 조규범(화공시스템2): 달이 너무 예뻐서 그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리니치로 오시면 됩니다. 저희는 언제나 열려있어요.

 최창민: 천문학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별 보는 것, 그게 천문학의 시작이니까요.

그리니치 동아리 활동사진


문예에 새겨진 밤하늘의 빛들
 

일월오봉도       사진출처 국립고궁박물관

 공해와 도시의 불빛으로 밤하늘이 가려지지 않은 때, 달과 별들은 우리가 사는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현재도 깊은 밤하늘엔 달과 별이 있으며, 이 지구에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곁에 머물렀다.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짓는 등 모든 창작활동에서 달과 별이 빠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이에 본지에선 과거에 인간이 달과 별을 어떻게 문학과 예술에서 표현해왔는지, 그와 관련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밤하늘을 우러러 노래하다=문학은 이야기, 즉 구비문학에서 시작됐다. ‘공무도하가’, ‘황조가’ 등의 고대가요는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 ‘혜성가’에선 별이 등장하기도 한다. ‘혜성가’는 승려인 융천사가 혜성가를 지어 부르니 혜성이 사라지고 쳐들어온 왜적도 없어졌다고 하는 이야기다. 당시 혜성은 불길한 존재로 인식돼 혜성이 관측되면 나라가 망하는 등 액운을 몰고 온다고 믿었다. 이처럼 과거 문학에서 별을 자주 다뤘던 이유는 별이 자세히 관측되지 않아 과거에는 별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고, 신비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이외에도 다른 의미로 강감찬 장군과 같이 인물의 탄생설화에 별이 사용되기도 하고, 김유신이 죽을 때 큰 별이 떨어진 것과 같이 누군가의 죽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별의 이동이나 새로운 별을 관측하는 등 천문학이 발달했다. 이에 따라 문학에서 달이 가지는 이미지는 더 깊어지고, 역할 또한 다양해졌다. 실제로 그 전에는 별을 자연현상으로만 다뤘던 것과 달리 임제의 ‘무어별’에서는 달이 이별의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황진이의 시조에서는 ‘임에게 줄 선물’이 되는 등 달과 별이라는 소재의 범위가 문학적으로 넓어졌다.

 한편 달과 별은 모두 천상의 존재이고, 멀리 있으며 해와 달리 밤의 세계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문학 작품에서 달과 별이 가진 성격은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달은 풍요로움과 밝음, 또는 낭만성을 나타낸다. 하지만 별은 달과 다르다. 이에 대해 김문주 교수(국어국문학과)는 “별은 문학 작품에서 희미한 희망을 상징한다. 조국이 일본에 빼앗겨, 광복될 가능성마저 낮은 시대에서 일제강점기의 시인들이 주로 달이 아닌 별을 노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전했다. 별은 땅이 어두울수록 잘 보이며, 고통의 상황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윤동주의 ‘서시’가 우리에게 자주 읽히는 이유는, 별을 통해 표현한 당시 시대의 현실과 시인인 윤동주의 바람이 시에 잘 나타났기 때문이다.

 두 눈에 담긴 빛을 표현하다=말과 문자가 없던 초기 인류에게 미술은 그들이 남길 수 있는 유일한 ‘기록’이었다. 인류는 동물, 식물, 인간 등 그들이 살던 환경들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구석기시대 동굴벽화의 그림에서 달과 별 등 천문과 관련한 것의 발견이 그 예시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고분에서도 달과 별의 그림이 발견되기도 했으며 조선시대에는 해와 달이 그려진 일월도가 왕이 앉아있는 뒷자리에 걸려 있었다. 이러한 일월도에서 달은 자연의 순리이자 불변성의 상징 중 하나로 사용된다. 때로는 달마도의 보름달과 같이 종교적 이유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렇듯 미술에서 오랫동안 달과 별이 소재로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 이선영 미술평론가는 “인간이 먼 곳에 있는 이상을 동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 없는 달과 별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달과 별을 보며 달은 차갑고 태양은 뜨겁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특히 달은 태양과 상보적으로 생각되며 둘의 관계가 낮과 밤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 혹은 이상과 현실 등 대비되는 존재로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이 미술 작품에 나타나기도 한다.

반 고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특히 달과 별이 떠있는 밤하늘의 ‘아름다움’에 가장 관심을 가지는 작가가 있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다. 반 고흐는 동생에게 “밤하늘의 별빛을 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를 제외하고도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과 ‘아를르 포룸 광장의 카페테라스’와 같은 밤하늘의 빛을 담은 작품들이 있다. 고흐 외에도 에드바르 뭉크의 ‘별이 빛나는 밤’ 등이 있다.

 결국 반 고흐는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아름다운 밤하늘을 담을 수 있었다. 이처럼 오늘 보는 밤하늘이 미술가에겐 인생의 목표가 되기도 하고, 작가에겐 문학적 영감을 주기도 한다.

1년 중 가장 화려한 유성우인 '페르세우스 유성우'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인 '슈퍼문'                                 사진출처 NASA(미항공 우주국)

   달님별님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

 달과 별은 오래전 조상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줬으며, 현재까지도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조상들이 가졌던 달과 별에 대한 궁금증은 수많은 설화와 전설들을 만들었다. 때로는 신화와 전설이 별자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달과 별의 이야기가 지명으로 남기도 한다. 이에 본지에선 이러한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김재웅 경북대 교수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을 통해 알아봤다.
 

대구역 앞 칠성바위      사진출처 대구시청

 일곱 아들과 일곱 바위=대구 칠성동엔 칠성바위 설화가 있다. 경상감사 이태영이 어느날 꿈에서 일곱 개의 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봤다.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일곱 개의 바위가 북두칠성 모양으로 위치해 있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이태영은 그 돌들에 자신의 일곱 아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신기하게도 그의 일곱 아들은 돌의 모습을 닮아가기 시작했다. 거친 바위에 새겨진 아들 3명은 무력이 뛰어나 장수가 되었고, 깨끗한 바위에 새겨진 아들 3명은 모두 문관이 됐다. 다만 평범한 바위에 새겨진 한명의 아들은 문관도, 장수도 되지 못한 채 생을 살았다고 한다.

 이후 이태영의 후손은 경상감사가 되어 이 바위를 기리기 위해 의북정이라는 정자를 지었으나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대구 북구의 칠성동이라는 지명은 이러한 칠성암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견우직녀도     사진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칠월 칠석의 사랑 견우직녀=흔히 사랑하는 연인을 떼어놓으면 ‘견우와 직녀’에 비유되곤 한다.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딸 직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지만, 맡은 일을 소홀히 하자 옥황상제의 명으로 견우는 은하수에서 추방된다. 결국 둘은 칠월 칠석 하루에만 만나도록 까마귀가 오작교를 지어준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거문고자리에는 직녀성으로 불리는 밝은 별 ‘베가’가 있다. 그리고 독수리자리에는 견우성으로 불리는 ‘알타이르’가, 오작교를 상징하는 백조자리의 ‘데네브’가 있는데 이는 여름철 대삼각형을 이루는 3개의 별이기도 하다. 견우성과 직녀성의 사이에는 은하수가 있어 견우와 직녀 이야기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별을 관측함으로써 지어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신숭겸 장군 유적지    사진출처 대구시청

  왕건을 살린 달=대구 동구에 위치한 반야월은 우리가 지하철 1호선을 지나며 자주 볼 수 있는 이름이다. 이는 927년 일어난 팔공산 전투에서 유래됐으며, 팔공산 전투는 왕건이 궁예를 몰아내고 고려를 세운 후 패했던 가장 큰 전투이기도 하다.

 팔공산 전투 당시 왕건은 견훤이 이끄는 후백제의 군대에 포위당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에 당시 오랫동안 왕건을 따른 충직한 신하였던 신숭겸은 왕건의 옷을 입고 후백제군의 주의를 끌어 왕건이 몰래 도망치기 쉽게 만들었다.

 그 후 왕건은 병사의 복장을 하고서 겨우 도망치는데, 새벽달이 그의 도주로를 환하게 비췄다. 여기서 유래된 지명이 ‘반야월’이다. 대구에는 이외에도 고려와 후백제의 전투에서 유래한 지명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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