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세계로] 외국인 유학생들과 전통음식에 대해 알아보다
[만나서 세계로] 외국인 유학생들과 전통음식에 대해 알아보다
  • 조규민 기자
  • 승인 2016.11.28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전통음식을 통해 각국의 맛을 들어보다

 중국에는 ‘만두’와 같은 전통음식이 있으며, 스웨덴에는 ‘스뫼르고스보르드’와 같은 전통음식들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불고기, 된장과 같은 많은 전통음식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김치와 고추장은 오래전부터 만들어져 오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발효식품이다. 고추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갈 때 꼭 챙겨가는 음식 중 하나이며, 김치의 경우 해외에 수출되기도 한다. 이에 본지에선 우리 대학교 외국인 유학생들과 한국의 자랑, 김치와 고추장을 우주베키스탄의 누릭(정보통신공1), 스웨덴의 안나 브린크(역사1), 중국의 부가(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 2기)와 함께 만들어봤다. 또 체험 후 각 나라의 전통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장, 익숙하지만 어려운 과정=본지의 기자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김장을 하고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하기 위해 대구 북구에 위치한 ‘교육체험농장’인 ‘태장고’를 방문했다. 여러 장을 담글 수 있는 ‘태장고’는 옛날 경복궁에서 장류 및 젓갈류를 보관하던 곳으로, ‘맛있는 우리 장을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누릭 씨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전통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없다”며 전통음식체험장의 존재에 대해 놀라워했다.

 유학생들은 한국 전통 음식 체험 프로그램 참여는 처음이었지만,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본 경험은 있었다. 안나 씨와 부가 씨는 “평소에 자취방에서 한국요리를 해 먹기도 한다. 김치를 만들기 위해 양념을 만들어 본 적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배추에 양념을 하기에 앞서 먼저 마늘을 빻고, 그리고 다양한 재료들을 섞어 김치의 양념을 만들었다. 누릭 씨는 마늘 빻는 것을 보더니 “옛날 역사책에서 절구를 이용해 만드는 것을 봤다. 우주베키스탄에선 절구 같은 도구를 사용해 무언가를 빻지는 않는다”며 신기해했다. 한편 파와 양파를 써는 부가 씨는 꽤나 능숙했다. 부가 씨는 “평소에도 요리를 즐겨 하며, 한국 요리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치에 양념을 묻히는 과정에선 외국인 유학생들 모두가 마치 김장을 해 본 것처럼 익숙해 보였다. 오히려 본지의 기자만 정경태 태장고 선생님께 “김장을 처음 해보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엉성했다. 안나 씨도 기자에게 “김장 처음 해 보세요?”라며 웃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젊은 학생들도 잘 하지 못하는 것을 유학생들이 능숙하게 하는 것을 보니 놀랍기도 했다.

 전통양념, 고추장을 비벼 먹다=김치를 만든 후 고추장 만들기에 들어갔다. 고추장은 생각보다 금방 완성됐다. 소금과 설탕, 조청 등을 섞고 걸쭉할 때까지 저으면 그만이었다. 정경태 태장고 선생님은 “김치와 고추장은 집안마다 만드는 비법이 따로 있고, 재료 역시 다르기 때문에 맛이 전부 다 다르다”고 말했다.

 김치와 고추장을 다 만든 후에 선생님은 쌀밥을 가져오시더니, 고추장을 밥과 김치와 같이 먹어보길 권유하셨다. 안나 씨와, 부가 씨는 흰밥에 김치를 올려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두사람과 달리 누릭 씨는 아까 맛본 김치가 매웠는지 먹기를 주저했다.

  김장과 고추장 만들기 체험이 모두 끝난 후 유학생들 모두 입을 모아 “경험해본 적 없던 일이다”고 전했다. 안나 씨는 “김치에 양념을 해 본 적은 있지만, 양념에 찹쌀이 들어가는 줄은 몰랐다”며 “처음으로 김치를 제대로 담근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정경태 태장고 선생님은 “김장과 고추장 만들기에 참여한 유학생들은 우리나라 김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맛에 익숙해진다면 한국의 음식들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으셨다.

김치 양념을 만들기 위해 마늘을 빻는 누릭

 

 

무를 썰고 있는 부가

 

배추에 양념을 하고 있는 유학생들
고추장을 만들고 있는 유학생들

   

만나서 들어보는 각국의 음식문화

태장고에서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를 직접 만들고 맛본 유학생들의 나라에는 어떤 음식 문화가 있을까? 이에 본지는 누릭, 안나, 부가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스웨덴, 중국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각 국의 전통 음식과 식문화, 맛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누릭: 우즈베키스탄에는 ‘팔로브’라는 전통 음식이 있어요. 쉽게 말해 기름 볶음밥이에요. 소고기나 양고기와 쌀, 당근, 감자 등을 넣어 만든 음식이죠. 무조건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과 함께 먹어요.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힘이 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름기가 많아 칼로리가 높은 ‘팔로브’를 먹고 힘을 내곤 했죠.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살이 쉽게 찌기 때문에 자주 먹진 않아요.

 안나: 최근 스웨덴은 다문화 사회로 바뀌어 가며. 전통 음식보다는 초밥과 타코 같은 외국 음식문화가 대중적으로 발달하고 있어요. 과거 스웨덴에서 특별한 날에 먹던 전통 음식을 최근 젊은이들은 잘 먹지 않는 편이죠. 세상에서 가장 악취 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수르스트뢰밍’이 그 예에요. 청어를 발효시켜 만든 통조림인데 냄새가 너무 심해 보통 집에서 먹지 않고 야외 마당에서 먹곤 해요. 빵, 감자, 양념을 곁들여 먹는데 저도 딱 한 번 먹어봤어요.

 부가: 중국 음식은 지방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북쪽 음식은 짠 편이고, 남쪽 음식은 매운 편이에요. 제 고향인 강수성의 음식은 단맛이 특징이에요.

 또 중국에서는 설날에 ‘짜오즈’라는 전통 음식을 먹어요. 한국의 만두와 비슷한데 야채, 고기, 새우, 토마토, 계란 등이 들어가요. 한국의 만두와는 달리 더 촉촉해요.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직접 빚기도 해요. 설날에 동전을 만두에 넣고 그 만두를 고른 사람은, 내년에 돈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죠.

 한국의 전통 식예절은 아주 예스러운 문화의 하나입니다.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이 대표적 예죠. 여러분의 나라의 식예절은 무엇이 있나요?

 누릭: 어른이 먼저 먹어야 식사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한국과 비슷해요. 중요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저녁 식사 땐 무조건 가족이랑 같이 먹어요. 그리고 되도록이면 식사가 모두 끝날 때까지 같이 있어야 해요. 입을 벌리지 않고 소리가 나지 않게 먹는 것도 중요하죠.

 안나: 오래전부터 스웨덴은 사회주의 나라였어요. 그래서 윗사람, 아랫사람 구별 없이 모두 평등하다는 인식이 있어, 모두가 동시에 식사를 시작해요. 특별한 식예절은 술을 마실 때 건배를 하며, 꼭 상대방의 눈을 맞춰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겨요.

 부가: 어른이 먼저 먹어야 한다는 것은 중국도 같아요. 심지어 명절에 다 같이 모였을 때는 할머니, 부모님, 어린이 등 나이에 따라 앉는 방향과 순서가 달라요.

 또 밥그릇에 젓가락을 세우면 안 돼요. 제사를 지낼 때 돌아가신 분에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밥그릇을 두드리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에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