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리스트] 내가 꿈꾸는 작은 집
[나도 칼럼리스트] 내가 꿈꾸는 작은 집
  • 김명신(건축학 석사과정 4기)
  • 승인 2016.10.10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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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라면 각자 마음속에 꿈꾸는 집이 있을 것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큰 창에 따뜻한 햇살, 그 아래에서 여유로이 일상을 즐기는 상상, 혹은 큰 마당에서 가족과 반려견과 함께 하는 생활, 이러한 것들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을 담는 공간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집을 계획한다면, 어떤 집이 될지, 어느 정도의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지 처음에는 윤곽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00평, 200평 대지에 ‘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것이 가장 현실적인 이유일 것이다. 또한 다수를 위해 멋있고 보기 좋게 지어진 집은 ‘빌리는 것’이지 ‘내 집’이 아니다.

 ‘내 집’이란 내가 살아가면서 변화하는 라이프 사이클에 맞추어 집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도 있고, 나만의 스타일을 실현시킬 수 있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즉, ‘내 집 짓기’야 말로 ‘내 집’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보통 사람도 ‘내 집’을 지을 수 있는 ‘9평 하우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9평 하우스는 한정된 작은 공간을 살려 디자인이 가능하고, 고작 9평만으로도 사람들이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게 쾌적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는 주택이다. 작은 집이면서도 천장이나 마루 없이 2층 구조로 설계하거나 원룸에 가까운 공간으로 구성되어진 이 주택은 1층과 2층의 바닥 면적을 모두 합쳐봐야 고작 15평이지만, 2층 바닥 중 세 평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뻥 뚫린 통로로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는 큰 공간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9평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이 이야기하길 “세로로 펼쳐진 공간에 가족이 흩어진다. 각자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가족의 모습은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그래도 집안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누군가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기분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라고 하며, 가족 간의 기억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주택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9평 하우스는 ‘집은 넓어야 지내기 편하다’는 우리의 통념을 깨고, 크지 않지만 편안한 집, 가족 간의 소통을 느낄 수 있는 집을 얼마든지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가능한 비용으로 자연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세상을 향해 열린 ‘내 집’을 지어 소박하게 살고 싶은 꿈을 꾸는 일반인들을 위한 집인 것이다.
 
 크고 화려한 공간을 지닌 집도 하나의 꿈꾸는 ‘내 집’일 수 있다. 하지만 꿈으로 그치지 않고, 내가 가지고 싶은 진짜 공간, 살기 위한 공간, 내 삶을 담는 그릇 ‘내 집 짓기’를 실현해보고자 한다면, 집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이 글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생활 속 나의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꾸려나가는, 다양한 삶이 묻어나는 ‘내 집’에서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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