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피부 건강과 리피드
[학술] 피부 건강과 리피드
  • 조경현 교수(생명응용과학대 의생명공학과)
  • 승인 2016.10.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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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 구조와 역할
 미용을 위해서, 모든 사람들이 몸매 관리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피부 관리일 것이다. 사람들은 좋은 화장품을 사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작, 자신의 피부구조, 각질층의 중요성과 보습의 역할, 피부의 노화원인, 피부 건강에 리피드가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는 모르고 있다. 사실 피부의 올바른 관리를 위해서는 우리 피부의 기능과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자 장기이면서 가장 이질적인 모습을 가지기도 한다.

 피부는 무엇을 하는 기관인가? 바로 피부는 우리 몸의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사람은 건조한 육상에서 생존해야 하므로 체액이 증발되는 것을 막는 방어가 필요하다. 또한 피부는 외부 물질을 통과시키지 않는 방어와 내부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분비 기능이 있다. 표피에서 각질층과 멜라닌을 배출하고, 피지선에서 피지를 분비하고, 땀샘에서 땀을 분비하는데, 이들 피지와 땀은 천연 보습크림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피부는 체온조절과 감각기능으로 우리를 보호하고, 면역기능 등에도 관여하여 보호작용도 한다. 그러나 과민할 경우에는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피부는 아래 그림과 같이 3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바깥에서부터 각질층, 표피, 진피, 피하조직(기저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질층은 수분증발 방지와 외부 이물질의 침입 방지를 위한 방어와 보호작용을 한다. 각질세포는 3일 정도면 수명을 다하고 바깥쪽의 오래된 층부터 떨어져 나간다. 한국 사람들은 목욕탕에서 이 각질층을 벗겨 내기를 좋아하는데, 피부과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 과도한 때밀기는 피부의 건강에 좋지 않다. 피부의 표피층에 상처가 나면 대부분 흉터가 생기지 않는데, 만약 진피층까지 상처가 깊게 났다면 흉터가 생기므로 즉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한다.

 종합적으로 피부의 기능은 우리를 보호하는 장벽기능이다. 우리가 비를 맞아도, 샤워를 해도 녹지 않는 이유가 바로 피부의 독특한 장벽효과 때문이다. 이 장벽기능은 대부분 리피드에 의해 결정되는데 콜레스테롤(16%), 지방산(21%), 세라미드 ceramide(54%), 그리고 스핑고리피드로 구성된다. 각질층이 특히 주된 장벽의 역할을 하는데, 그 두께는 대개 10㎛ 밖에 되지 않지만 기능이 아주 독특하다. 세포조직의 죽은층이 쌓여, 상피세포 위에 존재하는데, 이는 단백질이 풍부한 각질세포와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리피드층으로 여러겹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의 그림과 같은 각질층의 모습을 학자들은 벽돌과 회반죽 모델로 설명하는데, 각질세포가 벽돌로 작용하고 리피드가 모르타르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각질층은 상당한 양의 물을 함유하고 있는데 물의 자세한 분포에 관해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각질층의 철저한 제거는 피부의 보습을 위해서 오히려 불리할 듯하다. 회반죽(모르타르)으로 작용하는 리피드가 피부의 건강유지에 매우 중요한데, 세라미드가 콜레스테롤과 더불어 라멜라 구조를 형성하여 장벽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만약 세라미드에 이상이 생기면 아토피, 건선 등의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 각질층의 보습기능에 중요하게 기여하는 것들에는 천연보습인자, 각질세포의 리피드, 피지이며 이들이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아준다. 표피가 건강해야 진피도 건강하기 때문이다. 

 피부 노화의 원인들:  대기오염, 스트레스, 화장품


 모든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데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 바로 피부노화일 것이다. 사람의 피부가 노화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피부세포의 회복능력이 저하되어, 표피층에서 잡티, 일광흑자 기미 등의 색소질환이 증가하고, 진피층에서 양측성 오타 모반 양반점, 기미, 주근깨, 주름이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진피층이 노화되면 표피층의 멜라닌세포를 자극해 기미를 유발하고, 혈관이 탄력을 잃어 처지게 된다. 또한 콜라겐의 양이 감소하고, 엘라스틴과 같은 탄력섬유가 부족하여 피부에 주름이 급격히 증가한다. 피부노화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음과 같이 피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남녀 공통적으로 나이의 증가에 따라 피부 노화가 일어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30세 이후에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시작되고, 싫어도 어쩔 수 없는 피부 노화의 과정이다. 40대 중반에는 급감하여 갱년기 이후에 피부는 더 빨리 노화된다.

 우리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피부노화의 원인 물질에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있다. 질소산화물은 산성비와 스모그의 원인이 되며, 피부의 모공에 질소 산화물이 붙어 쌓이면, 곰팡이, 세균, 진드기의 번식이 유리해지고, 피지의 산화로 인한 과산화지질과 함께, 여드름이나 뾰루지의 원인이 된다. 황산화물은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의해 주로 생기는데 산성비의 원인이 되고, 호흡곤란, 기관지염 이외에도 피부손상을 일으킨다.

 스트레스도 주된 피부노화의 원인인데, 부신피질호르몬을 분비하고, 포도당이 형성되어 신호전달을 촉진하는데,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빈번해지고, 심장박동과 호흡이 빨라지면서 활성산소도 증가하여 여러 가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 사실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현대인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피부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비타민C를 추천한다. 비타민C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기능 이외에도, 비타민E를 합성하도록 도와주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콜라겐의 합성을 촉진한다. 따라서 비타민C가 충분히 섭취되면, 피부 주름 형성이 억제되고, 감기에도 걸리지 않고, 암과 동맥경화의 발생을 억제한다.

 여러 가지 화장품의 성분들 중에는 피부노화를 일으키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계면활성제, 방부제(파라벤, 페녹시에탄올), 석유타르 색소, 향료, 광물류, 산화방지제, 자외선 흡수제들이 그것이다.

 화장품 성분이 왜 해로울 수 있는가? 원래 피부는 우리 몸을 보호하려고 존재하고, 주로 리피드가 보호와 방어 작용을 한다. 그런데 미용효과를 위해서는 화장품의 성분들이 피부 속으로 전달되어야만 한다. 과거의 화장품은 각질층까지만 전달되었으나, 현재는 진피층까지 전달되는 것들이 많다. 이들 화장품 성분 중 보존제, 마취제, 플라스틱 등 나쁜 성분은 피부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피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보습이다. 스킨케어의 시작은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고, 스킨케어의 끝은 수분을 지키는 것이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천연 보습인자는 아미노산, 피롤리돈카르복실산, 젖산염 등이다. 이들은 산성막을 이루어 미생물의 증식을 막아 자극이나 감염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그래서 피부의 pH는 4.9-7.4, 얼굴의 pH는 5.2-5.8로 전반적인 약산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피부나 얼굴의 pH를 중화시키거나 알칼리성으로 만드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게 하면 얼굴은 금방 세균과 곰팡이덩어리로 온갖 감염에 시달리게 된다.

 건강과 미용 관련하여 사람들이 갖고 있는 비과학적인 미신이 두 가지 있다. 첫째가 “식물성 제품은 무조건 좋다”라는 것이고 둘째가 “지친 피부를 알칼리성으로 만들어야 좋다”라는 것이다. 얼마나 그럴듯한 광고문구이며, 얼마나 속기 쉬우며, 유혹적인가? 그러나 피부를 중성 혹은 알칼리로 만들면 금방 세균에 감염된다. 왜냐하면 피부는 방어기관이고 방어에는 산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식물성 제품에 대한 허상을 깨야하는데, 대부분 열대 지방에서 대량 생산되는 싸구려 원료이고 포화지방산 혹은 오메가-6 지방산이 많기 때문이다.

 오메가-6 지방은 염증을 유발하고 근육을 수축시키며, 혈전을 형성하는 등의 해로운 역할을 하며,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는 오메가-6 지방이 평활근 세포를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식물성 기름은 오메가-6 지방이 풍부하여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당뇨, 암의 유발원인이 된다.  라면 먹고나면 배가 꼬이고, 장이 아픈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그 이유는 라면을 튀겨내는 기름이 팜유 (palm oil)이고, 값은 싸지만 염증을 일으키는 오메가-6가 풍부한 해로운 기름이기 때문이다. 

 2002년도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발생한 암의 50%는 피부암이었고 만명 이상이 피부암으로 죽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위암과 폐암이 가장 많지만, 서구화된 식사의 확대와 더불어 피부암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피부암을 예방하는 식생활은 무엇인가? 호주 연구진의 보고에 의하면 오메가-3 유지가 풍부한 생선을 소비한 인구에서 흑색종의 발병이 40% 감소하였다고 한다. 서구에서도 1900년대 초에 비해 흑색종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식물성 유지의 소비증가가 지목되고 있다. 왜냐하면, 1900년대 초에 사람들은 지금처럼 대량으로 정제된 식물성 유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았고, 정제기술이 발달하면서, 콩이나 옥수수에서 정제된 식용유를 소비하게 되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정제된 식물성 유지 제품들은 거의 100% 오메가-6로 가득차 있다. 오메가-6가 풍부한 유지는 면역 염증을 일으키는데 관여하고, 특히 옥수수유(리놀레익산-오메가-6가 풍부)는 피부암의 발생과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오메가-6와 3의 비율이 피부암의 발생에 중요한데, 오메가-6의 비율이 높을수록 피부암 발생은 높아진다.  

 가장 이상적인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은 1:1이 좋다. 그런데 현재 서구인의 식사에서는 그 비율이 15:1로 오메가-6가 매우 높아 좋지 않다.  일본의 장수마을에서는 그 비율이 3:1이다. 이는 등푸른 생선의 섭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흔히 화장품 광고에서 식물성 제품은 맑고, 깨끗한 피부와 연관있는 것으로 묘사돼 시청자들을 현혹한다. 대개 흰 원피스입은 생머리의 예쁜 여자가 호숫가를 걷거나 숲속에서 웃는다. 그러면 사람들은 식물성 기름이 좋구나하는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식물성 제품(오메가-6가 풍부한)의 소비와 섭취는 면역 염증의 증가를 일으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업자들은 식물성 제품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광고를 만들까? 대량 재배 가능한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값싸게 사들여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에 속지 말아야하고, 식물성이면 무조건 좋다는 허상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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