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권리와 의무 사이
[영봉] 권리와 의무 사이
  • 장보민 편집국장
  • 승인 2016.10.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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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릴 권리와 지킬 의무’ 권리는 우리가 누려야 할 당연한 것을, 의무는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당연한 것을 말한다. 권리와 의무는 ‘당연’이라는 전제아래 우리 곁을 맴돈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얼마나 누리고 있을까? 그리고 그 권리를 위해 우리의 의무를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얼마전 하반기 전교자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개최되었다. 주요 안건은 총학생회 회칙변경에 관한 건이었다. 변경되는 회칙에는 총동아리연합회(부)회장 입후보,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회칙은 대학사회내의 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며, 선거는 학생을 대표해 불의에 맞서 싸우며 학내 민주주의 실현과 학생복지증진에 힘쓸 대표자를 뽑는 대학사회 내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 회칙이 변경됐는데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전학대회에 대한 공고는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록과 대자보를 통해 이뤄졌다. SNS콘텐츠 활용으로 인해 9천명이 훨씬 넘는 사람이 총학생회 SNS페이지를 구독하고 있으며, 대부분 대학내외의 행사나 관련 소식도 SNS로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 무색하게 전학대회와 관련 공고는 여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전학대회가 열린 이과대 강당이 150명 남짓한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참석 대의원 수는 99명이었음에도 곳곳에 비어있는 자리들은 전학대회와 안건의 중요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학생들은 대학 내에서 학생자치와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 대학사회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구성원으로서 본분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하지 않고 무관심한 학생들의 태도는 개선되어야 하는 과제이다. 그들도 대학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들의 무관심은 학생회 활동에 대한 회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학생회는 우리 대학교 학생을 대표하고 대학 자치를 상징하는 기구인만큼 학생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며 더 나은 대학사회를 위해 힘써야 할 의무가 있다. 학생사회에 도움 될 만한 이슈들을 제시하여 학생들의 관심을 모을 필요도 있다. 이에 학생들의 무관심 이전에 참여를 이끌어내고, 학생회가 학내 민주주의와 더 나은 대학사회를 위해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

 대학사회의 현안에서 한 구성원만의 책임은 없다. 우리 모두 대학사회 구성원으로서 이에 대한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 구성원으로서 우리 모두 함께 의논하며 해결해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학생들이 학생사회에 무관심하고, 학생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다는 말은 현 시점에서 말하기가 무색할만큼 오래전부터 회자되던 대학사회의 가장 큰 문제이다. 더 이상 이 문제를 해결할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권리의 진정한 연원은 의무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우리에게 남긴 말이다. 간디는 말한다. 권리의 시작은 의무라고. ‘누릴 권리와 지킬 의무’라는 말 아래 지킬 의무 없이 누릴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 역시 지키지 못하고 있는 의무 아래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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