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논단] 알코올과 대학생, 남녀의 차이
[천마논단] 알코올과 대학생, 남녀의 차이
  • 조경현 교수(생명응용과학대 의생명공학과)
  • 승인 2016.09.26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학기가 되면 대학생들은 술을 자주 마시게 되는데, 종종 폭음과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본능적으로 알코올에 중독될 수 있는데, 생쥐에게 술과 물을 동시에 주면 물을 먹지 않고 술만 찾는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이다.  알콜 중독과 리피드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우리 두뇌는 60%가 기름기인 리피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리피드가 타겟이 되는 약물들은 마약류, 알코올, 니코틴 등이 있으며 특히 알코올이나 마취제는 신경세포막에 작용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술은 중추신경 억제제로 호흡, 혈압, 심장박동과 같은 활동을 억제하여 흥분 작용을 일으킨다. 그래서 술이 취하면 혀가 꼬이고 말이 어물해지며 몸이 마비되고 기억을 잃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술을 자주 마시면 공부한 것을 모두 까먹게 된다. 그리고 술로 흥분된 사람은 식욕이 감소하고 그래서 알코올 중독자나 마약 중독자는 마른 사람이 많다.

 알코올 섭취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이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아직 술 취하는 원리, 중추신경계가 마비되는 원리에 대해 잘 모르며, 많이 연구되어 있지도 않다. 술은 물에 잘 녹는다. 따라서 같은 몸무게라면 여자가 남자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약한데, 이유는 바로 남자가 체중에서 물의 함량이 13% 많기 때문인데, 알코올은 물에 녹으므로 물의 함량이 높아야 분해가 빠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동일 체중의 남자와 여자 중에 ‘누가 더 술을 잘 분해할까?’를 묻는 시험 문제를 틀리는 학생이 꽤 많다는 것이다. 분명히 필자는 위와 같은 이유로 남자가 술이 더 세다고 수업시간에 가르쳤건만, 막상 틀린 학생들의 변명은 자기 주변에는 술이 센 여학생이 많아 그런 답을 택했다고 하여 웃은 적이 있다. 책보다 현실인가 보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알코올을 세포막으로부터 제거하는 능력이 있어서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술에 취하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보고가 있다. 생쥐에게 장기간 알코올을 공급하면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뇌 신경조직에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증가한다. 황금알 녹화 중에 만난 지상렬씨는 폭탄주를 하루 20잔 정도 마시는데 술에 취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식생활에 관한 여러 문진을 해보니 매일 달걀을 하루 열 개이상 먹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마 달걀의 콜레스테롤과 인지질이 그의 세포막에 더 들어가 느리게 취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설명이 가능하다.

 알코올은 막의 이온채널에서 음이온의 세포 내 통과를 촉진하여 신경 전달의 흥분을 일으키는데 만성적인 알코올의 존재는 빠른 흥분을 일으키지 않는다. 알코올 중독자가 술에 늦게 취하고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알코올 중독자들은 공복에 음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공복의 음주가 더 해로운 이유는 식사 후의 음주보다 혈중 알코올이 3배 이상 급상승하여 과도한 흥분과 마비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통 음주 후 2시간 째 혈중 알코올 농도는 최대가 되므로, 술 마시고 2-3시간 후에 운전하는 것은 최대치의 음주 측정 결과가 나오므로 주의해야한다. 보통은 혈중 알코올의 분해에 6시간 이상 걸린다.
 
 적절한 음주는 몸을 환원시키고, HDL-콜레스테롤을 상승시켜 건강에 유익하다. 그러나 알콜 의존성이 생기면 그때부터 몸과 마음은 황폐해지고 본인과 가족은 불행해진다.

 우리 학생들도 과음과 상습음주를 피하여 몸과 정신을 손상 시키지 말고, 특히 여학생들은 자신보다 체중이 무거운 남학생과는 술 겨루기를 해서는 아니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