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리스트]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보는 교훈
[나도 칼럼리스트]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보는 교훈
  • 전형철(전자과 석사과정 3기)
  • 승인 2016.09.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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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ARM 홀딩스를 인수하였다. 이동통신사업과 전자 상거래 등을 주력으로 하는 소프트뱅크가 모바일 프로세서 (AP)를 설계 하는 ARM 홀딩스를 234억 파운드(한화로 약 35조원)라는 거액으로 인수하여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35조원이라는 지나치게 많은 인수비용으로 인해 소프트뱅크는 빚 더미에 앉았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리바바의 주식을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했지만 현재 신용등급이 하향될 위기에 있다. 또한 ARM 홀딩스가 얼마나 이익을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기에 이번 투자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ARM 홀딩스는 모바일 AP 업계에서 세계 점유율이 약 90%이며 실제로 ARM에서 설계한 칩들이 삼성, 애플 등 주요 업체들의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다. 이 외에도 모바일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함에 따라 AP 시장은 PC시장(CPU)을 추월하였으며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사업과 전혀 연관성 없는 기업을 인수한 것을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는 좋은 선택이라 판단된다. 소프트뱅크의 손회장은 ARM 인수 이유를 스마트 폰 칩이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시대의 핵심이 될 것이라 하였다. 현재 개발 중인 IoT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컨트롤 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모바일의 CPU, GPU 그리고 미래에 개발될 인공지능 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ARM 은 위 3가지 칩을 모두 설계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앞서가는 기업이다. 물론 당장의 눈앞의 손해는 크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과감히 투자하는 소프트뱅크는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쫓아가는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투자문화는 즉흥적이고 매우 단기적이며 유행에 민감하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인공지능 붐이 크게 일어났다. 알파고가 한국 이세돌 9단과의 바둑에서 승리하였고, 이후 VR 게임인 포켓몬고가 매우 크게 성공하자 정부는 인공지능 개발자의 양성과, 한국형 포켓몬고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전에 인공지능이나 VR에 대한 기초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인공지능과 VR게임에 도움이 되는 게임 산업에 대한 배척이 있었던 상황이다. 주관적인 시선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산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보다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단기적으로 투자해서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과감하고 장기적인 투자와 같은 좋은 사례도 있었다. 이제 우리도 즉흥적이고 단기적인 투자가 아니라 소프트뱅크와 같이 미래를 위해 장기적이고 과감한 투자로 제 2, 제 3의 도약을 노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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