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논단] 대학생과 매력자본
[천마논단] 대학생과 매력자본
  • 김정숙 교수(생활과학대 의류패션학과)
  • 승인 2016.09.12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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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사람들은 의식주의 기본욕구가 해결된 이후, 국민소득 1만 달러를 기점으로 양보다 질을 따지는 시대로 전환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95년 국민소득 10,000달러의 시대에 돌입하며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하게 되었고, 이에 발맞춰 패션산업이 꽃피기 시작했다. 이때 싹튼 패션문화는 오늘날 ‘K-Fashion’으로 만개해 세계로 뻗어나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항상 의관을 정제함으로써 정신을 반듯이 하였고 검박한 옷으로 자연스럽고 세련된 멋을 격조 있게 표현하였다. 한편 ‘서구 럭셔리패션’의 시초가 되었던 프랑스 루이14세 시대에도 지성과 교양이 패션과 만나 승화됨으로써 세계 최고의 ‘패션문화’로 발전한 것을 보면, 동서양의 패션문화는 ‘내면의 품격과 외면의 아름다움의 조화’가 이루어졌을 때 참다운 ‘패션미’로 인식했다는 것은 오늘날 시사 하는바가 크다.

 이제 곧 취업을 위한 면접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학생들은 취업을 위한 기나긴 준비과정을 통과하고도, 면접 시 외모가 구직에 영향을 주거나, 차별적 외모 관련 요구사항으로 불이익과 불편을 경험 한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대인에게 ‘패션’은 민주적이며 개인적 필요와 취향에 의해 결정되지만, 사실 패션은 개인 의지나 감정과 별개로 사회적 기호로 종종 해석되며,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그 취향이 공격받거나 존중되기도 한다.

 최근 ‘외모자본’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모도 자본화되어 권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즘 서울 강남은 서너 집 건너 성형외과이고 외모를 손보려는 취업준비생으로 취업시즌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외모자본이란 어휘에는 왠지 사회적 불합리나 불평등, 편견, 가공의 냄새가 나서 불편하다.
영국의 사회학자 캐서린 하킴(Catherine Hakim)은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에 이어 현대사회를 규정하는 제4의 자산을 매력자본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매력’이란 남들이 갖지 못한 나만의 유니크한 스타일과 개성이다. 매력적 외모란 꼭 아름다운 얼굴과 날씬한 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밝은 인상, 당당한 태도, 사려 깊은 마음, 약간의 센스 있는 옷차림이 더해지면 충분하다.

 대학생들은 패션이란 변덕스런 트렌드와 유행을 지나치게 맹신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어울리지 않는 비싼 옷에 무리한 지출을 하거나 소박한 옷으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 내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만, 간혹 외면은 중요하지 않다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거나, 또 오직 외면에만 신경을 써 내면의 깊이와 소양이 부족한 경우를 보게 된다. 양쪽 더 안타까운 일인데 세상만사 모든 것은 언제나 안팎의 조화가 잘 이루었을 때 가장 아름답고 건강하고 자신답다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에서 패션은 우리의 삶과 사고를 대변하고 규정할 수 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갈 우리의 젊은 청춘들이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의 힘을 발견하고 표현하는데 약간의 관심과 관리를 하는 것은 사회생활에 필요하다. 사소한 외모 관리의 미숙으로 자신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에 혹여 오해를 만들거나 장점을 깍아 내고, 좋은 기회를 잃어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가을.... 외모자본보다는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로 매력자본도 높이고, 삶의 즐거움도 넓히는 가을이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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