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歡待)의 공간(空間)
환대(歡待)의 공간(空間)
  • 이돈일 교수(산업디자인하과)
  • 승인 2016.08.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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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문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원하든 원치 않던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만남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며 삶을 살아가는 것이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숙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만남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타자(他者)에 대한 환대(歡待)의 개념을 다시 한 번 돌아 볼 때라고 생각된다.

 환대(歡待)의 사전적 정의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하는 것으로 환영, 후대, 대접 등의 단어와 의미의 유사 관계를 지닌다. 손님과 주인 사이의 관계에서 주인이 취하는 긍정적인 부분의 행동양식이라 말할 수 있다. 환대하는 관례는 손님이나 방문자 그리고 낯선 사람들을 관대하고 호의적으로 받아주고 기쁘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환대는 또한 도움이 필요한 어떤 사람에게 관대하게 주의를 기울이거나 친절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위키백과는 정의하고 있다.
 
 칸트(Immanuel Kant)는 그 누구도 지구상에서 특별한 권리를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타 국가에 대한 주권을 침해할 수 있는 무분별한 이주 자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데리다(Jacques Derrida)는 제한되지 않는 의미의 환대를 역설했다. 그는 환대를 조건적이 아닌 무조건적, 절대적 입장에서 접근한다. 칸트의 환대는 제공자가 제도와 규칙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타자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기에 환대의 권리는 초대하는 자의 프레임에서 선택하는 것이고, 피 환대 자는 초대 받은 사람만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데리다 는 이런 조건부의 환대를 넘어서는 절대적 환대를 제안했다. 두 철학자의 환대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환대란 모두에게 평등하게 공간을 내어준다는 것을 의미하고 사회 안에서 타자의 자리를 주어 사회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권리를 내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공적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를 환대한다는 것은 자신의 공간에 머무를 수 있는 물리적, 심리적 권리를 주는 것을 말하며 그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대의 공간’은 다른 모든 것들이 이해되는 배려의 공간이다.

 점점 더 확대되어 가는 글로벌화와 많은 수의 외국인 이주를 통한 다문화시대가 도래 해 있다. 멀리서 찾지 않더라도 우리는 학교에서 우리와 인종과 국가가 다른 많은 학내 구성원들을 만나며 같이 생활하고 있다. 그 타자들과의 생활이 조금은 불편하고 낯 설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그 나라들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를 그 사람들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의 프레임(Frame)을 통해 세계와 소통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그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어 그들에게 진심으로 자리를 내어주고 그들에게 공간에 머물 권리를 인정함으로서 영남대인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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