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투쟁 끝에 상영된 북한 영화 ‘탈출기’ 본지 제 1199호 (1990년 11월 7일자)
[그때 그 시절] 투쟁 끝에 상영된 북한 영화 ‘탈출기’ 본지 제 1199호 (1990년 11월 7일자)
  • 홍정환 준기자
  • 승인 2016.08.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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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인터넷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는 북한 영화. 과거에는 어땠을까? 과거에는 북한 영화를 교내에서 상영하기 위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치열한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1990년, 노태우 정부는 북방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했으나, 그의 다짐 이후에도 남북관계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2일, 우리 대학교 학생투쟁위원회에서는 ‘학생독립운동기념일 기념식 및 반민중적 노태우정권타도를 위한 천마인 결의 대회’를 열었다. 당시 학생투쟁연합회 건설준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창민 학우는 “학생의 날이 71주년을 맞았으나 정세가 과거와 다를 것 없음”을 지적했다.

 대회의 세부 일정 중 하나로 우리 대학교에서 ‘탈출기’외 북한영화 3편을 상영하기로해 관람하려는 많은 학생들이 참석했었고, 정부는 이를 저지했다. 정부는 북한 영화 상영을 저지하기 위해 교내 인문관 강당에 600여 명의 전경을 진입시켰고, 이에 우리 대학교 학생 2,000여 명은 전경들과 치열한 투석전(投石戰)을 벌였다. 오랜 공방전 끝에 전경들이 물러갔고, 북한 영화 <탈출기>를 재상영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은 이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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